[TV리포트=김유진 기자]세계적인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가 일타강사로 나섰다.
17일 방영된 MBC ‘일타강사’ 26회에서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가 출연했다.
장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27살에 한국인 최초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에 임용됐다. 현재는 런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160주 연속 경제 베스트셀러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집필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음식을 예로 들어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 교수는 “영국 음식이 유명하게 맛이 없다. 당시 영국의 문제가 뭐였냐며 외국 음식에 대한 공포와 혐오가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은 손을 대지 않는 문화가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슬픈 이야기인데 경제학은 반대로 갔다. 80년대 이후 특정 학파가 독점을 하면서 지금 경제학이 90년대 영국 음식처럼 단조로워졌다.퇴보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현재 경제학을 점령한 ‘신고전학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장 교수는 “애덤스미스가 말하길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술도가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그들의 마음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즉 인간은 다 이기적으로 행동하지만 시장의 경쟁을 통해서 사회 전체적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며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신고전학파 이전에 고전학파에 대한 설명도 붙였다. 장 교수는 “고전학파에서 분류한 세 가지 직급이 있다. 적은 임금으로 생계만을 위한 지출을 하고 저축은 할 수 없는 노동자 계급과 상속 재산으로 부를 유지한 자본가, 지주(귀족)계급이다. 지주계급은 돈이 벌리면 사치성 소비를 한다.또 자본가 계급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소비를 한다. 때문에 자본가에게 유리한 체제를 만들어야 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이 고전학파의 이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전학파와 달리 신고전학파는 노동자까지 소비의 주체로 보고 수요,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이론을 정립했다. 현재 가장 지배적인 경제 이론이다.
장 교수는 “신고전학은 주어진 소득, 재산, 권력의 분배를 받아들이고 그 위에서 어떻게 하면 사회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윤리적으로 어떤 사회 변화가 한사람이라도 해치면 개선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신고전학파의 원칙”이라고 설명하며 아프리카 적도기니를 예시로 들었다.
장 교수는 “인구 100만 나라.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는데 갑자기 기름이 났다. 한때 국민소득이 대한민국과 비슷했다. 문제는 대통령 가족과 지인이 석유 사업권을 독점한 것이다. 그들은 스위스에서 별장을 짓고 페라리를 몰면서 사는데 국민들은 예전과 생활 수준이 비슷했다. 이 상황을 바꾸려면 대통령 가족에게 재산을 가져와야 하는데 신고전학파 이론에 의하면 대통령 가족이 거절할 경우 가져올 수 없다. 이런 점으로 봤을 때 신고전학파가 훌륭한 점도 많지만 그런 면에서는 체제 순응적인 경제학이다. 힘과 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듣기 좋은 이론이다. 신고전학파 경제학을 모르면 사회 시스템을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장 교수는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경제학 이론의 가정대로 산다. 신고전학바 이론의 가정만 봐도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고 시작한다. 물론 이기적이지만 이기심만 강조하다 보면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은 바보 또는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더 이기적으로 변하고 협동이 힘들어진다”라고 했다.
이어 “이기심 외에도 인간의 동기라는 것은 다양하고 복잡하고 여러가지 측면이 있다. 신고전학파가 특별히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 이론이 독주하면 보는 시각이 좁아진다”고 조언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MBC ‘일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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