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은주 기자] 누가 주인공인지 봐도 모르겠다. 알려진 바로는 넷플릭스 ‘택배기사’의 주인공은 배우 김우빈과 송승헌인데, 주인공이라고 보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는 대기 오염으로 인해 산소 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에서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 분)과 난민 사월(강유석 분)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 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내용이다.
극중 택배기사는 산소를 배달하기 때문에 그 책임이 막중하고 배달하는 길에 산소 약탈이 빈번하게 발생해 출중한 싸움 실력은 필수다. 김우빈은 택배기사 중에서도 싸움 실력이 가장 뛰어난 5-8역을 맡았다.
김우빈이 스토리를 이끌어갈 줄 알았는데 택배 기사가 되고 싶은 사월이의 성장 스토리가 극 초반을 차지했다. 5-8은 사월이를 훈련시키고 택배기사의 꿈을 이뤄주는 멘토 역할을 한다.
김우빈이 주인공이 아닌 건가? 여기서 의문이 들었지만 화려한 액션과 카 체이싱 등 재미있는 볼거리가 의문을 잠재웠다.
문제는 사월이가 성장을 마친 뒤에 펼쳐진 스토리 전개였다. 사월이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택배기사가 되자 갑자기 5-8과 류석의 대결 구도가 등장했다.
류석은 의도적으로 대기를 오염시키고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인체 실험을 하는 극악무도한 천명 그룹의 대표다. 류석의 모든 악행을 알게 된 5-8은 다른 택배기사들과 함께 그를 처단한다.
총 6부작인데 이중 3편은 사월이의 성장 스토리, 3편은 5-8과 류석의 대결로 사이좋게 3편씩 주인공을 나눠가졌다. 정확히 중간지점을 기준으로 장르와 스토리, 주인공까지 확연히 나뉘면서 매끄럽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크다. ‘택배기사’는 공개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여왔다.
김우빈, 송승헌, 이솜 등 굵직한 라인업에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인해 망가진 미래의 한반도’라는 흥미진진한 설정이 이목을 끌었으며 영화 ‘마스터’, ‘감시자들’ 등 굵직한 작품을 배출한 조의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에서 흥행이 보장된 듯했다.
공개도 되기 전에 모두가 ‘라인업과 설정이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입을 모았지만 개연성 부족이 완벽한 재료의 발목을 잡았다.
“어딘가는 재밌는 포인트가 나올 거라고 최면을 걸고 인내를 가져봤지만 30분 만에 끄고 말았다”, “스토리, 캐릭터 다 가졌으면서 이렇게 재미없게 만들다니”, “이걸 다 본 나 자신에게 평점 10점을 주겠다” 등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화려한 라인업에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소문이 났었기에 ‘택배기사’는 공개 사흘 만에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짝 인기를 얻는 데에 성공했다. 다만 반짝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은주 기자 sej@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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