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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이 기뻐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최대 목표고, 대중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 합니다.”
배우 장동윤이 영화 ‘롱디’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 영화는 팬과 가수로 만나 연인이 된 5년 차 동갑 커플 도하와 태인이 서른을 앞두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장동윤은 극중 사회 초년생 이도하 역을 맡았다.
인디 밴드 연신굽신의 팬에서 보컬 태인과 연인으로 발전해 5년째 연애를 이어가는 도하는 28년 인생에서 처음 마주하는 직장생활과 연애 사이에서 고군분투한다. 서로를 배려해 힘듦을 이야기 하지 않아 오해가 생기는 장면들도 등장한다.
후반 작업기간이 길었던 만큼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언론시사회때 처음 완성된 영화를 관람했는데 기대 이상의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기뻤고 재미있어서 자신감도 생겼다. 가장 좋았던 점은 영화가 어렵지 않아서 좋았다.
“무겁거나 심각하고 날카로운 주제를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일상에서 공감할 내용의 이야기라 좋았죠. 또 스크린라이프 형식으로 촬영된 작품인데, ‘서치’처럼 스릴러에만 어울리는 게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도 잘 맞더라고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SNS나 인터넷 문화를 통해 공감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 재밌었고, 그 지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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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된 촬영 형식인 스크린라이프는 PC, 모바일, CCTV 등 디지털 기기의 스크린을 통해 SNS 창, 웹 캠, 유튜브 화면으로만 구성된 장르다. 때문에 실제로 배우들과 마주하고 호흡하기 보단 혼자 카메라를 보고 연기하는 시간이 많았다.
“어색하기도 했고 당위성을 찾는 게 숙제였어요. 물론 영화적 허용이 돼서 넘어갈 수 있지만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하나하나 이유를 찾아야 했죠. 예를 들어 ‘왜 노트북 화면을 닫지 않고 잠이 들지?’에 대해서는 너무 지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죠. 또 ‘택배 상자를 굳이 노트북이 켜져 있는 침대에서 뜯는가’에 대해서는 더럽다는 생각도 못할만큼 슬픔에 빠져있다는 식으로 이유를 찾아 어색함을 줄이려고 했어요. 앵글에 잘 잡히고 있는지 확인을 하지 못하니 NG도 많이 나 많이 촬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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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으로 상대방과 소통하는 장면이 많아 혼자 상상하며 연기를 했다. 상대방의 리액션 없는 연기는 쉽지 않아 박유나와 실제로 영상통화를 하며 연습했다.
“정말 아무도 없는데 상대방이 뭐라고 답할지 상상하면서 혼자 연기하는 게 현타가 오더라고요. 아무것도 없는 화면을 보며 마우스 커서 방향까지 맞춰야 했죠. 빈 화면을 보며 마우스 커서 방향을 상상하고 창이 열린 것처럼 리액션하고 또 메시지가 왔다는 알림창 쪽으로 시선을 옮기는게 마치 두뇌게임 같았어요. 공간 퍼즐 하는 느낌으로 연기하는 게 어려웠지만 재밌고 좋은 경험이었어요.”
도하의 감정선에 대해서는 임재완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영화를 시간 순서대로 촬영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노트북 앞에서 몰아서 촬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땐 감정선이 튈 수 있기에 그런 지점을 잘 잡고자 했고 카메라 앵글을 어떻게 잡는게 좋을지, 어떻게 해야 더 리얼하게 나올지 등에 대한 의견도 냈다.
“촬영을 많이 해보신 감독님이 제대로 된 앵글로 잡으면 그 맛이 살지 않는 경우가 있잖아요. 어설픈 일반인들의 느낌으로 잡아야 우리 영화에 맞는 느낌이 나올 때가 있어서 그런 지점들에 대해서 의견을 냈어요. 감독님께서 수용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스크린라이프라는 생소한 기법으로 촬영됐지만 대중들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영화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렵고 복잡하지 않은 영화에요. 영화를 보면 풋풋한 사랑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현재 나의 사랑은 어떤가 점검하면서 재밌게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볍고 귀여운 영화고 재밌게 웃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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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장동윤은 SNS를 전혀 하지 않는다. “도하가 개인 계정이 아닌 회사 계정으로 여자친구의 SNS를 염탐하는 것들은 안 해도 공감이 됐어요. 이미 만연한 디지털 시대라서 공감했어요. 어른들도 메신저도 하고 유튜브도 하잖아요. 아버지께서 유튜브 중독이세요. 아버지와 어머니 세대, 제 또래, 어린 10대 청소년까지도 SNS를 하든 안 하든 인터넷에 워낙 노출된 세상이라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잘 활용했어요.”
SNS를 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는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구분하고 싶은 이유다. 사적인 것을 활용해서 작품을 홍보도 할 수 있고 장점을 취할 수 있지만 잠정만 취할 순 없어서다. 책임도 져야 하고 그 단점을 생각했을 때 제 관점에서는 하지 않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리도 잘하고 활용을 잘하는 동료들이 부러울 때도 있단다.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는 “배우로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앞으로 배우로서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가고 싶은 걸까.
“지금은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열심히 해서 성장할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하려고 해요. ‘좋은 배우’라는 것은 저의 연기를 보고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저는 대중문화예술인이잖아요. 대중이 기뻐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최대 목표고 대중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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