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은주 기자] ‘닥터 차정숙’이 가파른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도 잇단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JTBC ‘닥터 차정숙’은 20년간 가정주부로 살다가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다. 1회에서 시청률 4.9%로 시작해 지난 7일 공개된 최신 회차에서는 16.2%를 기록했다.
하지만 ‘특정 약재를 비하했다’, ‘일부 질환을 왜곡된 시선으로 그렸다’ 등 비판을 받고 있다.
차정숙은 의대를 졸업한 수재였지만 아이를 일찍 갖게 돼 의사가 아닌 가정주부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던 중 급성 간염으로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응급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문제는 급성 간염이 오게 된 원인이었다. 차정숙은 간 수치가 급격하게 나빠진 원인을 건강원 약으로 꼽았다.
차정숙은 건강원 식품을 지어준 친정엄마 덕례(김미병 분)에게 “나 해준 그 약 어디서 지었냐. 원래 한약을 잘못 먹으면 급성 간염이 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고 덕례는 “이 망할 놈의 잡것들이 먹을 거로 장난을 치냐. 내가 널 제대로 한의원에 데려가서 약을 지어줬어야 했는데”라며 분노한다.
이후 차정숙의 상황이 악화되자 덕례는 한약을 지어준 건강원에 찾아가 “이 싸구려 약 때문에 우리 딸이 죽게 생겼다”라며 소란을 피웠다.
해당 내용이 방송되자 대한한의사협회에서 JTBC에 시정을 요청하는 공문과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건강원에서 만드는 건 약이 아닌 식품이다. 한약은 한의원에서 처방 하에만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닥터 차정숙’ 측은 ‘한약’이라는 단어를 묵음 처리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일각에서는 의학 드라마인 만큼 설정에 자문을 구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에는 특정 질환을 정확한 정보 전달 없이 다뤄 논란에 휩싸였다. 7회에서는 크론병에 대해 다뤘다.
극중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항문 복원 수술을 앞둔 가운데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을 할 수 있나”, “이 병은 유전도 된다면서” 등 가족들의 폭언을 듣게 된다. 항문 복원 수술에 실패하자 환자는 삶을 비관해 유서를 쓰고 옥상에 올라가는 상황이 그려졌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다. 조기 치료 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며 합병증을 막을 수 있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못된 병’, ‘유전도 된다’ 등 과도한 비난 섞인 대사를 노출시켰다. 크론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잘못된 인식이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닥터 차정숙’ 시청자 게시판에는 공식적인 사과와 방송 내용을 정정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신은주 기자 sej@tvreport.co.kr /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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