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가 이승기·이다인 부부의 결혼식에서 했던 ‘성희롱 축사’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이에 과거 논란이 됐던 이순재의 주례사와 미투 발언까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순재는 5월 4일 유튜브 채널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 라이브 방송에 연극 ‘장수상회’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 강성진, 이희진과 게스트로 출연했습니다.
이날 MC 최욱은 이순재가 최근 이승기·이다인 부부 결혼식에서 축사를 했던 일을 언급했습니다. 앞서 이순재는 4월 7일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진행된 이승기와 이다인의 결혼식에 참석했을 당시 1부 사회자인 유재석의 부탁으로 즉석에서 축사를 했습니다.
당시 그는 두 사람에게 “왕성하게 적극적으로 사랑을 나눠라. 일주일에 다섯번은 해라. 힘 빠지면 못한다. 두 사람이 같은 목표를 향해서 힘차게 행진하길 바란다“고 파격 ’19금 축사’를 남겼다.
이에 이승기는 식은땀을 닦고, 이다인은 부케로 얼굴을 가리며 당황한 모습을 보여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순재의 연령을 고려했을 때 나올만한 덕담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선을 넘은 발언이었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한 누리꾼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다. 지금은 저런 멘트가 싸구려처럼 느껴진다”고 비판했으며, “어렸을 때부터 봐온 신부에게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거냐” 등의 지적이 일기도 했습니다.
해당 발언을 듣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이들도 일부 있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가까운 지인들만 있는 뒤풀이 자리라면 이해가 가겠지만 양가 가족, 친척, 친구 등 서로 모르는 하객들과 연령대도 다양하게 애들도 있었을 텐데 이런 발언은 두고 구설이 생기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최욱은 논란의 축사를 언급하며 “이승기 씨 축사를 하셨다. 거기에서 ‘힘 있을 때 많이 잠자리를 해라’ 이게 화제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거 안 하면 왜 결혼?” 화끈한 해명
이순재는 “이승기는 나하고 ‘더킹 투하츠’에 같이 출연해서 만났고 이다인은 견미리 딸이기 때문에 잘 안다”고 친분을 밝히며 “둘 다 얼마나 예쁘냐”고 말했습니다.
그는 “난 주례할 때 그걸 강조한다. 젊었을 때 왕성하게 사랑을 나눠라”며 “왜? 뭐 때문에 결혼하냐. 그거 안 하려면. 부부의 사랑을 돈독하게 결속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 그거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리 때는 체면 차리고 폼잡고 그랬는데 그건 아니다”라며 “젊었을 때 왕성할 때 사랑을 나눠라 이거다. 사랑으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그날 안에 해결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한 이순재는 “나 같은 경우는 마작을 하다 보면 집에 늦게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미안하다고 하고 그날 안에 반드시 (아내를) 안아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부들이 조그만 문제도 다투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사랑으로 해결할 수 있다. 평생을 살아가는데 사랑, 열정만으로는 살 수 없다. 거기서부터 시작해 신뢰와 의지가 생기는 거다”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축사 중 ‘하루에 다섯 번을 하라’고 한 것을 묻자, 이순재는 “그런 얘기를 하다 보니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됐다. 애드립이었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연예계는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도 귀감을 주는 원로 배우 이순재는 연예계 주례 섭외 순위 1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고수, 황정음, 이승연, 박광현, 이도협 등의 주례를 맡았던 바 있습니다.
KBS2 ‘해피투게더4’에 출연했을 당시 이순재는 주례와 관련된 일화들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순재는 하루 아홉 번까지 주례를 본 적이 있다며 그 중 네 번의 주례는 같은 결혼식장에서 진행됐다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당시 그는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나도 슬슬 미쳐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한 바 있습니다. 이에 과거 그가 후배 연예인들에게 남겼던 특별한 주례사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싸우면 같이 꼭 야동 봐라”
지난 2012년 2월 고수는 5년간 열애 끝에 김혜연 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사회는 배우 이병헌이, 주례는 배우 이순재가 맡았습니다.
이날 이순재는 아내 김혜연 씨에게 19금 주례사를 남겼습니다. 그는 “(남편 고수의) 베드신 촬영을 이해하라”라는 발언으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결혼식 직후 이순재는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신부에게) 고수가 베드신 촬영할 때 이해를 하라고 했다. 배우끼리는 이해가 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되지 않냐”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배우 황정음의 결혼식 주례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황정음은 4년 만에 이순재 선생님께 연락 드려 주례를 부탁드렸는데 1초 만에 수락해 감동이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이순재는 이도엽의 결혼식에서도 “싸우고 난 뒤에는 야동을 꼭 같이 봐야한다”는 파격 주례로 좌중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KBS2 ‘해피투게터 3’에 출연한 이도엽은 “그때 ‘야동 순재’ 캐릭터이기도 했다. 요즘에 후배들한테 물어보니 아직도 같이 야동을 보라는 주례사를 하신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에 이순재는 “살다보면 싸우지 않나. 대화가 슬슬 없어지게 된다”며 “우리 때는 사실 못했는데 지금은 다 오픈하고 마음대로 의사표현하지 않나. 야동에 대한 이해도 넓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1934년생으로 올해 나이 88세인 이순재는 현 시점 현역 최고령 연예인이자 배우이며 한국 방송 역사의 산증인 중 한 사람으로 동시대 많은 배우들의 롤모델이자 멘토로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배우다.
이순재는 후배 연예인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부조리를 목격했을 때 따끔한 일침을 놓기로 유명하다. 앞서 미투 운동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던 2018년 이순재는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으며 소신고백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평생 죽은 듯이 살 것”
2018년 3월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는 2006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시아버지와 며느리로 연기 호흡을 맞췄던 이순재와 박해미가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이날 박해미는 “요즘 미투 운동이 난리”라며 “아주 심하지 않나”라고 이순재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이에 이순재는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할말이 없다”라며 “나는 그런 경우가 없었나?라고 스스로 반추하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하이킥’ 찍을 때 저는 그런 일 없었지?“라고 박해미에게 되물었습니다.
박해미는 “가장 매너있고 깔끔한 신사”라며 “시트콤내에서 별명이 ‘야동 순재’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젠틀했다”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후 방송된 CBS 표준FM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순재는 출연해 ‘미투 운동’에 대해 언급하며, 성폭력 가해자들을 향한 따끔한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순재는 “참담하다. 그동안 묻혔던 일들이 ‘미투 운동’으로 각계에서 지금 다 드러나고 있는데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한번 터질 일이 터진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 오래 몸담은 사람으로서 자책감이 들 것 같다’는 질문에는 “우리 전부가 다 자중하는 입장이다. 원로들이 모여도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할 말이 없는 거다. 이제부터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우리 젊은 친구들이 절대로 수용 안 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순재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도 잘 알고 있다며 “깜짝 놀란다. 설마 했는데 사실화된 거다. 가해자들의 경우는 이 분야는 다 떠나야 될 거 아닌가 싶다. 경중에 따라서 정해지겠지만 다들 자기표현으로는 깊이 반성하고 평생을 그렇게 살겠다고 약속을 했으니까 지금 한 약속을 잘 지키고 ‘나 죽었소’ 하고 평생 엎드려 있어야 한다“라고 충고했습니다.
한편, 이순재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출신이며, 심지어는 국회의원 활동의 정치 경력까지 있는 남다른 스펙의 보유자입니다. 이러한 엄청난 경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배역이든 불만 없이 묵묵히 수행하며, 부조리를 직면하면 먼저 나서 목소리를 냅니다.
이번 이승기, 이다인의 결혼식의 주례로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이순재가 신랑 신부에게 전하려 했던 남다른 의미가 밝혀지자 “역시 연예계의 큰 어르신”, “너무 존경스럽다”, “워딩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무슨 의미인지를 파악해야한다. 논란이 되는 게 너무 안타깝다”, “오래 건강하세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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