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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 PD “AV, 韓서 만드는 건 불법이고 보는 건 합법” [인터뷰①]

박설이 조회수  

[TV리포트=박설이 기자]’성+인물’의 두 연출자가 논란에 입을 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성+인물’의 연출을 맡은 정효민, 김인식 PD의 인터뷰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어제 대만에서 돌아왔다는 정효민 PD는 “빨리 만나뵙고 여러 얘기들이 있어서 프로그램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김인식 PD는 “다양한 반응은 예상했다. 낯설게 여기는 분, 익숙하게 여기는 분, 시시하다는 분 등 다양한 피드백이 있던 걸로 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 PD는 “반응을 꼼꼼히 볼 수 밖에 없었다”라면서 “한국 반응을 보니 성에 대한 기준이 나라마다 다양하다는 것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2013년 ‘마녀사냥’도 초반에는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다. 10년이 지나 미혼의 성을 다루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됐다. 여러 생각이 들더라”라고 덧붙였다.

‘성+인물’에서 다뤄진 AV의 합법 불법 논란에 대한 질문에 정 PD는 “당연히 제일 고민하고 회의한 부분이다”라며 “AV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것은 불법의 영역이다. 그런데 AV를 개인이 보는 것이 불법이냐, 우리나라에서 불법이 아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AV를 제작하는 게 합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AV를 제작하는 게 합법인 나라가 적잖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성+인물’에서 일본을 다루며 AV를 빼놓을 수는 없었다는 입장도 전했다. 정 PD는 “종사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로 법적인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우리가 가져야 하는 태도는 무엇이냐 생각했다. 이 산업이 옳고 그름에 대해 논하기보다는 그 사람이 어떤 소신을 갖고 직업적 사명감을 갖고 최대한 중립적 태도로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진지한 이야기를 드러내고자 포인트를 맞췄다”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PD는 “이미 유튜브 등에서 몇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AV 배우들이 있고, 그들의 생각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을 때, 우리가 어떤 톤으로 중립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낼 것이고 어떤 의미를 가질까, 조심스럽고 존중하는 태도로 그들의 일을 들어보려 노력했다. AV뿐 아니라 다른 것들도 그렇게 접근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일본 등 타국의 성 문화를 다룸에 있어 음주 문화를 비교군으로 들었다. 정 PD는 “타인을 해하거나 폭력, 살인은 만국 공통으로 처벌 받는다. 법은 사회적 약속에 의해 정해진다. 성인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성, 음주, 흡연, 폭력성 등은 옳고 그름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문화적 스탠다드를 잡아야 하는 것이다”이라면서 “누가 옳고 그른지가 아닌, 우리나라의 좌표가 어딘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은 14세, 16세도 어떤 종류의 음주에 대해서는 허용된다. 어떻게 보면 관대하고, 일본은 20세, 미국은 21세다. 우리나라는 거리 음주가 허용되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공원 등에서 술을 못 마신다. 한국은 음주에 대해 관대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문화에서 틀린 거라 말하기는 어렵더라”라면서 “합법과 불법이 만국 공통으로 처벌돼야 하는 게 아닌 문화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라면, 성인이라면 주장을 담는 게 아닌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면 호불호는 있을 수 있고, 논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충분히 의미 있게 던져 볼 화두라 생각하고 도전했다”라고 기획에의 의의를 설명했다.

김인식 PD는 “우리 문화 안에서 옳고 그름의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문화가 다른 나라에 가서 우리가 문화를 본다는 건, 비주류의 입장에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거다. 그런 관점에서 놀란 부분이 있었다”라며 “당연히 이 문화가 맞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조금만 떨어져도 저기엔 이런 문화가 있구나 알아볼 수 있고, 들어보는 게 나름 흥미롭고 즐거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넷플릭스

박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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