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딴따라’란 편견을 넘어 대 배우로 우뚝 서기까지, 이순재와 신구가 그간의 노력과 마음고생을 전했다.
30일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선 이순재 신구 박정자 김성녀의 인생사가 펼쳐졌다.
이들은 연극 ‘장수상회’로 호흡을 맞추는 중. 200년 경력의 배우들 중에서도 최고령 배우로 당당하게 활동 중인 이순재는 ‘장수상회’ 외에도 ‘아트’ ‘사랑해요, 당신’ ‘리어왕’ 공연을 겸해 열정을 발휘 중이다.
서울대 졸업 후 극단의 객원 멤버로 연극계에 입성했던 이순재는 “우리 선배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식사 때가 됐는데도 누구도 ‘밥 먹었니’라고 묻지 않는 거다. 그땐 사정을 모르고 대 배우들이 저럴 수 있나 오해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출연료로 살림을 해야 했더라. 그때 고생을 많이 하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배우는 우리 사회 90%가 반대하는 직종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에게 공연 역사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가부키, 중국은 경극이 있지만 우리는 그런 게 없었다. 내가 1950년대에 연극을 시작했는데 처음 돈을 받은 건 1970년대였다. 그땐 돈을 받고 연극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 거였다”라고 털어놨다.
나아가 “우리를 ‘딴따라’로 부를 때였다. 순수 예술 쪽에선 우릴 예술가로도 쳐주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인정을 안 해준 거다. 내가 1970년도에 영화를 찍을 때만 해도 화실을 하나 빌렸는데 촬영 중 한 남자가 들어오더니 ‘지금 뭣들 하는 거야. 왜 딴따라들이 내 화실을 더럽혀’라고 했다”면서 관련 사연도 전했다.
한편 이순재가 그랬듯 신구 역시 61년을 연극에 헌신한 대 배우다. 이날 신구는 후배 배우 박소담, 조달환과 식사를 함께했다.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로 호흡을 맞춘 이들은 나이 차를 초월한 우정을 나누는 중.
신구는 “이 나이 되도록 TV드라마와 연극 등을 다영하게 했는데 종영 후에도 만나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그런 팀은 없었다. 유일하게 모이자고 하지 않았는데도 기회가 되면 이신전심으로 모여 이 시간을 즐긴다”면서 후배들을 향한 특별한 애정을 고백했다.
이 자리에서 박소담은 “내가 고민하는 걸 친구처럼 들어주시고 조언도 해주신다”며 신구에 고마움을 전했고, 신구는 “나이가 들면 꼰대란 소리를 듣기 십상 아닌가. 젊은이들과 호흡을 하면서 내가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실제로 이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을 통해 언어 등을 체험할 수 있어 좋다”고 화답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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