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수연 기자] 가장이 된 아내와 그런 아내를 방관하는 남편이 오은영 박사를 찾아온다.
24일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결혼 22년 차인 중년 부부가 찾아온다. 직접 사연을 신청했다는 아내는 “남편이 있지만 없는 것 같다”며 고민을 털어논다. 결혼 직후 돌연 생활비를 주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남편 때문에 아내는 혼자 ‘가장’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남편은 그런 아내를 늘 ‘방관’했다는 데. 심지어 깊어진 갈등의 골 때문에 두 사람은 무려 10년째 대화 단절 상태로 지내고 있다. 긴 세월을 함께했지만, 이제는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는 가방부부, 과연 오은영 박사가 두 사람의 오랜 침묵을 깰 수 있을까.
이른 아침, 아내는 일찍부터 바쁘다. 딸 등교 준비에 남편과 아들 아침식사 준비까지 척척해낸 아내. 이후 방과후수업 줄넘기 강사로 일하는 아내는 초등학교에 방문해 계약을 하고 곧바로 퀵서비스 배달을 시작한다. 밀려오는 배달 때문에 차 안에서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아내는 “나 혼자 생활비를 벌어야 하니까”라며 쉬지 않고 일하는 이유를 밝혔다. 아파트 대출금과 보험금을 제외한 모든 생활비를 혼자 감당하고 있다는 아내는 “평소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어 음료수도 마음 놓고 먹지 못한다”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반면 남편의 하루는 여유롭기만 하다. 출근 전 아내가 깎아놓은 사과를 먹고 여유롭게 집을 나선 남편은 사무실에서도 별다른 일 없이 시간을 보내다 졸기도 한다.
늦은 저녁 시간, 퀵 서비스를 끝낸 아내는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지만, 남편은 무심하다. 아내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도 남편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기만 할 뿐 가사에도 전혀 참여하지 않다는 데. 아내는 “맞벌이 부부지만 가사 분담 전혀 되지 않는다”며 생활비 뿐만 아니라 결혼생활 내내 집안일, 육아를 혼자 책임져야 했다고 호소했다.
남편은 과거 뇌출혈로 쓰러진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6개월간의 긴 병원 생활 후에도 계속되는 저림 증상과 후유증으로 찾아온 뇌전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제약이 생겼고, 예전과는 달리 급격히 떨어진 체력 때문에 가사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이유다. 그뿐만 아니라 아내가 뇌출혈 이후 자신의 건강에 대해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며 “아내가 너무 얄밉다”며 마음속에 맺혀있던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날 저녁, 말 한마디 없는 둘만의 저녁 식사를 끝낸 후 아내는 남편에게 대화를 요구한다. 아내는 결혼 후 늘 경제적으로 힘들었다며 말을 꺼내지만, 남편은 “수익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오히려 언성을 높인다. “앞으로도 생활비를 주지 못한다는 거냐”고 되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준비 중이라는 말만 계속 반복하고, 결국 10년 만의 대화 시도는 수포로 돌아간다.
오은영 박사의 힐링리포트는 4월 24일 오후 10시 30분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35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수연 기자 tndus11029@naver.com / 사진=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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