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흑인 클레오파트라를 두고 ‘블랙워싱’ 논란이 인 가운데 ‘퀸 클레오파트라’를 연출한 티나 가라비 감독이 클레오파트라 7세 역으로 흑인 여배우를 캐스팅한 것과 관련 “엘리자베스 테일러보다 아델 제임스가 더 클레오파트라에 가까울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21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가라비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어릴 때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연기하는 ‘클레오파트라’를 보며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피부가 원래 그렇게 하얗던가. 이 새로운 작품을 통해 클레오파트라의 유산에 대한 답을 찾고 할리우드가 그의 이미지에 가한 억압을 풀어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를 하면서 흑인 여배우가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하는 걸 보는 것이 얼마나 정치적인 행위인지 깨달았다. 왜 클레오파트라는 백인이어야 하나. 백색에 대한 접근은 그에게 가치를 부여하고 일부 이집트인들에겐 그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수많은 고민과 오디션 끝에 우리는 아델 제임스라는, 클레오파트라의 아름다움 뿐 아니라 그의 힘까지 전달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았다”며 “클레오파트라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보다 아델과 더 닮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촬영하는 동안 나는 거대한 온라인 증오 캠페인의 대상이 됐다. 이집트인들은 내가 그들의 역사에 ‘검은 칠’을 하고 ‘도둑질’을 했다고 비난했다. 누군가는 내 경력을 망칠 것이라 위협했다. 대단히 감사하다”고 비꼬곤 “확실하진 않지만 클레오파트라가 엘리자베스 테일러처럼 백인이 아니었다는 건 확신할 수 있다. 우리는 색채주의와 백인 우월주의에 대해 우리 자신과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라고 소리 높였다.
오는 5월 공개되는 넷플릭스 ‘퀸 클레오파트라’는 클레오파트라 7세의 일대기를 조명한 역사 다큐멘터리로 흑인 여배우 아델 제임스가 클레오파트라 역으로 캐스팅돼 논란이 일었다.
역사왜곡 파문 속 전 이집트 고대 유물부 장관 자히 하와스가 “‘퀸 클레오파트라’는 완전히 엉터리다. 클레오파트라는 흑인 여성이 아닌 금발 여성이었음에도 ‘이집트 문명은 흑인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흑인 문명은 이집트 문명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일갈했다면 이집트의 한 변호사는 이집트 내 넷플릭스 접근 차단을 요청하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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