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그룹 아스트로 멤버 故 문빈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가요계는 물론 대중까지 침울한 분위기다. 향년 25세. 안타깝기만 한 이별이다.
지난 20일 오전 비보가 전해졌다. 문빈이 전날 8시 10분께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었다. 경찰은 문빈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빈의 소식이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건 생전 그의 밝은 미소가 눈에 훤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문빈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봄이 왔다고 살랑살랑 간지럽혀 줘”라며 봄이 찾아온 설렘을 전했다. 문빈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러나 그의 밝은 모습 속 아픔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분명히 있었다. 문빈은 지난 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콘서트 이후 라이브 방송에서 힘들었던 근황을 공개했다. 그는 “고백할 게 있는데 사실 많이 힘들었다. 팬 콘서트 때부터 (힘든 모습이) 티가 났던 것 같다”며 “그래서 팬들에게 미안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운동도 하고, 놓치고 있는 걸 하나씩 하려고 한다”며 “내가 선택한 직업이니 팬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고 마음을 고쳐잡았다. 어쩌면 문빈에겐 마음을 다잡겠다는 다짐보다 “힘들 땐 좀 힘들어도 된다”는 말이 더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우리는 비슷한 방식으로 빛나는 청춘을 잃어왔다.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감히 짐작할 수도, 그래서도 안 되지만 단순히 ‘개인의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9일(현지 시간) “K-팝 스타들은 10대 중반 또는 더 어린 나이에 기획사로부터 엄격한 통제 속에 생활하고,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고 K-팝 산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문빈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진행된 음악방송에서 아이돌들은 프로다웠다. 동료를 떠나보낸 슬픔 속 엄중하게 방송이 흘러갔지만, 무대만 두고 봤을 땐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무대를 하나씩 곱씹어 보면서 이들의 ‘진짜 안부’가 궁금해졌다. 약간의 흐트러짐조차 용납하지 않는 시선 때문에 미처 드러내지 못한 감정이 있는지 말이다.
‘힘들면 쉬고, 아프면 병원에 가고, 답답하면 시원하게 푼다’는 문장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날을 고대한다. 끝으로 문빈은 세상을 떠나기 전 팬들에게 민들레 사진을 공유했다. 민들레의 꽃말은 행복과 감사다. 그 덕분에 행복했고,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본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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