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수연 기자] 아직까지도 레전드 작품으로 회자되는 ‘친절한 금자씨’의 숨겨진 의미가 낱낱이 공개됐다.
16일 ‘지선씨네마인드2’에서는 ‘친절한 금자씨’를 심층 분석했다. ‘친절한 금자씨’는 6살 박원모 어린이를 유괴, 살해한 죄로 13년 동안 복역한 이금자(이영애 분. 이하 금자 씨)가 출소하면서 사건의 진범인 백 선생(최민식 분)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지선 교수는 처절한 복수를 그린 인기 드라마 ‘더 글로리’의 문동은(송혜교 분)과 금자 씨의 삶에 유사점이 있다고 짚었다. “극 중 동은은 연진(임지연 분)에 대한 복수를 위해 교대에 가고, 연진의 집 근처에서 살며 삶의 이유가 ‘연진’이가 됐다”며 동은을 백 선생에게 복수하기 위해 교도소에서 13년간 사전 준비한 금자 씨와 비교했다. 이처럼 삶의 목적과 정체성이 ‘복수’가 된 이금자와 문동은. 박지선 교수는 이를 토대로 과연 복수가 끝나면 행복할지, 복수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 중점을 두고 ‘친절한 금자씨’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배우 최민식이 분한 백 선생은 박원모 군 외에도 4명의 어린이를 유괴, 살해했는데 이 범행 과정을 직접 녹화해 기록을 남겼다. 박지선 교수는 해당 장면이 바로 백 선생의 ‘오만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백 선생 입장에선 아이들을 계속 죽였음에도 한 번도 잡히지 않았다. 거기다 금전적인 이득도 얻었기에 자신이 완벽하게 상황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 때문에 범행 과정을 테이프로 남겨 뒀을 것”이라고 말해 백 선생의 뻔뻔함과 무자비함을 입증했고 현장 검증 당시 백 선생이 시종일관 금자 씨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모습에 무서움까지 느꼈다고 덧붙였다.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고수희도 직접 18년 전 자신이 연기한 ‘마녀’ 캐릭터를 분석했다. 극 중 마녀는 금자 씨 손에 죽임을 당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고수희는 자신이 금자 씨 복수의 가장 큰 조력자라고 했다. 심지어 “제가 금자 씨 손에 죽을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금자 씨가 저에게 친절했으니까, 금자 씨를 돕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라며 기꺼이 금자 씨를 위해 죽음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해 영화의 새로운 시점을 제시했다.
장도연은 금자 씨의 출소를 축하하러 온 전도사와 성가대 단원들이 바닥에 버린 ‘종이컵’에 주목했다. 평범해 보이는 이 종이컵엔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건 바로 나비. 화면에 2초 남짓 등장한 종이컵의 디테일은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는데, 이를 발견한 장도연는 “나비는 변화의 상징. 금자 씨가 복수를 위해 날아오를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부분이다”라며 영화 속 숨은 의미를 해석했다.
방송 말미에 박지선 교수는 ‘지선의 시선’을 통해 “영혼의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건 복수가 아닌 사랑”이라고 끝맺었는데, 녹화장에 갑자기 “나의 하나뿐인 엄마. 안녕, 금자 씨”가 울려 퍼졌다. ‘친절한 금자씨’ 내레이터이자, 어른이 된 제니의 목소리를 연기한 김세원 성우가 영화 대사를 인용해 깜짝 선물을 선사한 것. 감동을 잇는 완벽한 마무리에 장도연과 고수희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고 결국 ‘지선씨네마인드’ 사상 최초로 녹화장이 눈물바다로 번졌다.
SBS ‘지선씨네마인드2’는 4월 23일 오후 11시 5분, 살해 누명을 쓴 아들을 지키기 위한 엄마의 고군분투를 다룬 봉준호 감독 연출작 ‘마더’를 다룰 예정이다.
이수연 기자 tndus11029@naver.com / 사진= ‘지선씨네마인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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