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수연 기자] “영화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없을지 몰라도 마음은 바꿀 수 있다”
지난 12일 개봉한 하라 케이이치 감독의 신작 ‘거울 속 외딴 성’에서는 다양한 학교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주인공 ‘코코로’는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희망과 함께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거울 너머 신비로운 세계에 들어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6명의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어떤 소원이든 이뤄준다는 열쇠를 찾으면서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집과 학교 어디에서도 마음 둘 곳 없이 외롭게 지내던 7명의 아이들이 거울 속 판타지 세계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마주한 뒤 서로를 만나 마음을 열고 세상과 화해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전한다.
이처럼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학교 폭력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를 진지하게 담아내 우리에게 여러 가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완성도를 높인 ‘더 글로리’는 피해자의 통쾌한 복수극을 통해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뿐만 사회적인 관심을 이끌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17년 개봉해 27만 관객을 동원한 야마다 나오코 감독의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역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소녀 쇼코와 그녀를 괴롭혀왔던 소년 쇼야가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그로 인한 왕따라는 사회적 문제를 담아낸 ‘목소리의 형태’는 주인공이 왕따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을 용서와 화해를 통해 감성적으로 그려내며 가슴속 진한 울림을 선사한다.
이러한 학교 폭력이라는 소재는 가해자 중심이 아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의 내면을 통해 들여다보며 ‘우리는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힘든 상황 속에 놓인 이들을 어떻게 지켜줄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하라 케이아치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대부분의 일은 어떻게든 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영화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없을지 몰라도 마음은 바꿀 수 있다. 그것을 믿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한편, ‘거울 속 외딴 성’은 절찬 상영 중이다.
이수연 기자 tndus11029@naver.com / 사진= ‘거울 속 외딴 성’, ‘더 글로리’, ‘목소리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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