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 CF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영화 ‘접속’ ‘약속’ ‘내 마음의 풍금’ ‘해피엔드’ ‘피도 눈물도 없이’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너는 내 운명’ ‘밀양’ ‘하녀’ ‘집으로 가는 길’ ‘무뢰한’ ‘남과 여’ ‘생일’ ‘비상선언’ 그리고 최근 ‘길복순’까지 출연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별을 쏘다’ ‘프라하의 연인’ ‘굿와이프’ ‘인간실격’ 그리고 ‘일타스캔들’까지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제18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제35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여우상(1997)을 시작으로 제20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1999), SBS 연기대상 대상(2005), 제60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2007) 등 다수의 수상으로 연기력을 입증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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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 전도연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전도연은 꾸준히 연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액션 연기를 도전, ‘길복순’(감독 변성현)에 출연했다. 이 작품은 청부살인 업계의 전설적인 킬러이자 10대 딸 길재영(김시아 분)의 싱글맘인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죽거나 죽일 수밖에 없는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Q. 주부이면서 킬러인 캐릭터, 스타일링에도 신경을 써야 했을 것 같다.
“각자 인물마다 콘셉트가 있었다. 저는 레드였다. 저에게 많이 맡겨 줬다. 저는 의상이 저를 표현하는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레드라는 것 때문에 많이 갇혀있었다. 강렬하기도 하고 단조로울 것 같아서. 의상을 레드를 가지고 갔으면 좋겠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옷감이 벨벳 소재라서 빛에 따라 달라지는 그런 의상 선택을 하면서 했었다. 만족스러웠다. 또 세트 정해질 때마다 보내줘서 영감을 받았던 것 같다.”
Q. 변성현 감독의 디테일한 디렉팅에 처음에 많이 싸웠다고 들었다.
“처음에 감독님이 자신의 작업방식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설경구 씨도 저랑 비슷한데 ‘불한당’ 때 많이 싸웠다고 하더라. 저는 그런 작업이 흥미로웠다. 감독님이 배우의 감정을 따라서 존중해서 따라갔다면, 감독님은 이야기할 때도 얼굴이 얼마나 각도까지 디테일하게 정해줬다. 해보지 않은 방식이어서 마냥 편할 것 같지 않지만 재미있을 것 같았다. 막상 해보니까 불편했다. 이렇게 돌리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안되고, 내가 감독님이 원하는 앵글 때문에 감정이 존중받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근데 감독님은 여기까지만 보여줬으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콘티도 오랫동안 작업한다고 하더라. 저도 그 안에서 새로움이 나오지 않았을까 나중엔 즐겼던 것 같다. 나중에는 ‘어떻게 움직여야 해요?’라고 물어보고 왜 움직여야 하는지를 찾아갔던 것 같다.”
Q. 설경구 배우와는 벌써 3번째 호흡을 맞췄다.
“설경구 씨가 굉장히 많이 기다려주고 맞춰줬다. 엔딩 액션을 찍을 때 지쳐있는 상황이었는데, 저를 편안하게 맞춰줬다. 사실 시나리오 읽었을 때는 멜로가 많이 와닿지 않았다. 설경구 씨가 산같이 있어주셨고, 그 산을 오르다 그걸 느꼈던 것 같다. 그게 로맨스고 멜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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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 전도연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Q. 구교환과의 갑작스런 베드신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음에 따로 멜로를 찍어보면 기대될 것 같은 조합이다. “교환 씨랑 멜로 생각해본 적 없는데. ‘메기’랑 ‘꿈의 제인’을 보고 궁금한 배우이기도 하고 팬이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헀지만… 진지할 줄 알았는데 사람이 유쾌하고 독특하더라. 보는 재미가 있는 사람이라서 재미있었다. 근데 정서적인 교감을 못 했던 것 같다. 다음에 제대로 멜로.. 생각을 못 했는데 괜찮을 것 같은가요? 로코는 괜찮을 것 같다.”
Q. 몸 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썼을 것 같다.
“감독님이 근육을 좀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계속 웨이트하고 액션 연습을 했는데 여자는 단시간에 생기지 않아서. 식단 조절까지 해야 한다고 하더라. 액션하면서 술도 끊고 단백질을 섭취했다. 감독님이 원하는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니까 가이드 사진도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감독님이 만족스러워했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만들지 몰랐다고 하더라. 촬영하는 내내 구교환 씨랑 짧은 베드신까지는 관리했다. 그거 찍고 이젠(웃음).”
Q. 딸 재영(김시아 분)의 아빠는 차민규(설경구 분)이었을까.
“사실 저도 재영이가 누구 딸인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감독님이 ‘차민규의 딸이 아니다’라고 하더라. 민규의 감정을 알았음에도 나는 이렇게 했지만 내가 사는 세상을 다르게 선택했다고. 아이를 선택했을 때는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해줬다.”
Q. 이현 배우와는 ‘길복순’, ‘일타스캔들’을 함께 했다.
“‘길복순’을 찍고 ‘일타스캔들’을 찍었다. 20대 행선이가 부담스러웠는데, 생각나는 게 같이 작업한 이연 씨였다. 전화했는데 흔쾌히 하게 돼서 진행됐다. 그 친구가 처음 만났는데 성격이 좋다. 절 어려워할 법도 한데 편안하게 다가왔다. 처음에 부담스러웠는데, 저도 어느 순간 편해지더라. 배우로서 일적으로 만난 게 아닌 개인적으로 안 친구 같은 느낌 들었다. 그래서 ‘일타스캔들’ 아역으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해줘’라고 하면 해줄 수 있는 친구가 아닐까 싶다.”
Q. 액션신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무기가 있나. “하나도 편한 장비는 없었다. 그래서 어려웠다. 그나마 액션할 때 더 부담이 없었던 것은 장비가 없었을 때다. 맨손은 크게 다치게 해도 타박상 정도인 거니까. 장비 없을 때가 그나마 조금 더 나았던 것 같다.”
Q. ‘길복순’은 일베 논란에 몸살을 앓았다. A급 킬러에게는 ‘도시명-국가명’이 적힌 봉투, 그 밖의 하급 킬러들에게는 ‘도시명-지역명’이 적힌 봉투가 전달되는데 하급 킬러에게 전달되는 봉투에 ‘순천-전라’라는 이름이 붙은 봉투가 전달된 게 문제였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은 전라도 지역을 따로 분리해 표현하는 것이 ‘일베’ 특유의 비하 방식이라면서 논란이 일었다. 또 ‘서울-코리아’ 봉투에는 파란색 씰이, ‘순천-전라’에는 빨간색 씰이 붙어있었던 것도 논란을 키웠다.
“감독님이 ‘불한당’ 이슈 때문에 피해 본 것 같다고 하더라. ‘길복순’에 피해준 것 같다고 해서 마음이 저도 아팠다.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전에 상황을 저도 잘 모르고 그랬기 때문에… 예민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길복순’이 잘되는 건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그걸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저도 그런 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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