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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경-김영광, 편집실에서 “사귀는 것 같다” 말 나온 이유 [인터뷰①]

박설이 조회수  

[TV리포트=박설이 기자]장르물 홍수 속, 그야말로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멜로다. 복수를 위해 한 남자에게 접근한 여자가 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 신파 중 신파 같은 이 스토리에 잔잔한 치유를 원했던 시청자들이 빠져들었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 원수의 자식과 사랑에 빠지는 여자의 이야기라는 뻔한 이야기에 색을 칠한 건 이광영 감독의 따스한 연출, 그리고 복수를 감행하는 인물 심우주를 연기한 배우 이성경과 복수의 타깃 동진을 맡은 김영광의 과몰입을 유발하는 로맨스 케미스트리였다.

우주는 자신의 인생을 파탄 낸 여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아들의 회사에 들어가 그의 파멸을 계획하는 인물이다. 우주를 연기한 이성경은 아픔을 대갚음하려 독하게 마음을 먹지만 뒷모습이 안쓰러운 남자 동진에게 그만 마음이 흔들리고 만다. 이성경은 ‘원수의 아들’과 사랑에 빠지는 우주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자아냈다.

‘사랑이라 말해요’의 마지막 화 공개를 앞두고 이성경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이성경은 “작품 얘기하면 아직은 뭉클한 게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이성경 인터뷰.

Q_츤데레 캐릭터 우주, 본인의 성격과는?

저는 표현을 엄청 많이 하고, 우주는 말로 날서게 표현한다. 그렇게 날카로운 표현은 절대 못한다. 오히려 상처 받을까 봐 조심스러운 편이다. 좋아하는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다. 티가 많이 나고, 츤데레가 될 수 없다.

힘든 감정선을 납득 시켜야 하는 입장이었다. 시나브로 스며드는 감정선 표현할 때 연기 포인트는?

우주라는 인물에 최대한 집중했다.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다가 어두운 걸 하려고 딥하게 눌러야지, 작위적으로 하지 않도록, 어두워보이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웃기도 하고 농담하기도 하지 않나. 살아가듯, 편안하게 흘러가듯 보여드리고 싶었다. 우주라는 인물에 집중하고 순간순간 집중하다보니 극중 우주가 동진에게 스미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그 감정을 믿어주시고 존중해 주시는 감독님이 있기에 가능했다.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 인물이 현실을 살아갈 때 어떨까, 느껴지는 감정이 과연 무얼까, 최대한 우주의 마음이 무엇인지 집중하려 했다.

Q_복수라는 설정 때문에 초반 충격적인 장면들이 있었다.

텍스트로는 말이 세대. 장례식장 씬도 그렇고, 센 복수극이라고 생각했는데 들여다보면 볼수록 복수는 할 줄도 모르고 허술하고 여린 친구다. 그래서 더 정이 가고 짠했다. 촬영 전 ‘별똥별’ 전 바로 넘어와서 초긴장하고 짧은 시간 내에 준비를 해야 했다. 우주는 굉장히 뾰족하게 생긴 두부라고 했었다. 들여다보고 만져보니 두부같이 말랑말랑하고 여린 친구였던 거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마음을 써 주시고 응원해 주신 것 같다.

Q_깡 있고 치열한 삶을 산 캐릭터이지만 권태로운 인물로 보였다.

우주의 행동은 알아 달라고 하는 행동이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괴로워서 미치겠고 막고 싶은데 할 수 있는 방법도 모르고 힘도 없는 어린 우주가 할 수 있는 자극은 그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우주가 할 수 있는 행동의 하나였다. 장례식장은 지금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처음 대본 읽고는 대사가 세서 사이다 같이 복수하는 장면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말도 세게, 통쾌하게 내뱉을 줄도 모른다. 오히려 자기가 더 상처 받는 역이다.

그래서 우주를 더 들여다보려 노력했던 것 같다. 왜 이런 선택을 하고 이런 말을 하고, 이런 사람이 만들어졌을까, 이런 얼굴이 됐을까. 인상도 자주 짓는 표정에 따라 바뀌듯이. 항상 캐릭터 준비할 때 그 인물이 돼서 어릴 때부터 일기를 써 본다. 우주는 정말 순수하고, 그 마음에 공감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굉장히 단순하고 아이 같은 인물이다 보니, 하겠다고 했는데 잘 하지 못하는 허술한 면이 있다. 통쾌한 복수극, 시원하게 사이다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 분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인물에 대한 설명이 안 된 상황에서 나오는 장면이라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까 했는데 감사하게도 짠하게 이해해 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했다.

Q_주변 반응은?

‘마음이 이랬고,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다’ 이렇게 어떤 마음인지, 감상평처럼 슬픈 마음, 짠한 마음, 여운을 길게 보내주셨다. 정말 이 작품을 오롯이 느끼고 여운을 느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많은 분들이 몰입해서 보고 있다고 말씀해 주신다. 그래서 감사했다.

Q_결말에는 만족하나?

지금까지 나왔던 것처럼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이었다. 현실에서 있을 법한 결말. 비현실적이지 않다. (결말이) 마음에 들고 안 들고라는 표현을 쓸 수는 없을 것 같고, ‘이게 현실이야’라는 생각을 했다.

찍을 때는 사실 결말에 대한 아이디어를 얘기했었다. 다른 건 없을까 했는데…정말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었기 때문에 ‘맞아’ 이렇게 되더라.

Q_김영광은 거리를 뒀다고 하더라.

20대 초반부터 김영광과 친했다. 장난치는 친구 같은 사이였다. 현장에서 그렇게 있을 수는 없어서 김영광도 멀찍이 있고 저도 멀찍이 있었다. 각자의 캐릭터에 몰입해야 했으니까. 어느 정도 적응이 돼서 쉬는 시간에 장난도 치고 했다. 메이킹에 다 잡혔다.

Q_파트너로서 김영광은 어땠나?

파트너 배우로서 배려심 있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다 보니 몰입에 도움이 많이 됐다. 파트너 배우를 정말 잘 챙겨주는 배우다. 진짜 감사한 부분이 많았다. 어렵고 힘들고 지칠 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안 챙겨주는 것 같으면서도 묵묵하게, 어른처럼. 저뿐 아니라 다른 배우도 챙기고 있더라. 배울 점도 많았다. 작은 씬 하나하나 끝까지 고민하고, 끝까지 감독에게 얘기하는 것 보면서 허투루 넘기는 것 없이 고민하는구나, 그래서 제가 반성하고 많이 배웠다.

팬으로서도 좋다고 생각하는 배우였다. 사적으로 친하지만 배우로서 좋아하는 선배였고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생각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신중하구나 하고 많이 놀랐다. 고민이 정말 많더라. “잘하면서 고민을 계속 해?” 했는데, 모든 씬에 진심이었고, 다 신중했던 것이더라. 드라마는 여유있게 찍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지 않나. 일일이 소통할 수 없는데 감독님이 다 일일이 들어주셔서 감사했다.

Q_우주를 연기하며 해방감을 느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우주 연기를 할 때 너무 자유로웠다는 생각이 끝나니까 들더라. 작품 하는 동안 고민하고 끙끙 앓아서 몰랐었다.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힘 빼고 느껴지는 감정 그대로 가만히 있었을 수 있었을까? 우주를 연기했기 때문에 느껴지는 대로. 지극히 혼자 있지 않는 한 그렇게 있을 수 없는데 우주를 만나 힘을 들이지 않고 감정에만 집중한 채로 있을 수 있었다. 너무 좋았다. 이런 부분이 해방감이었다. 자유로웠다는 게 힘을 들이지 않았다. 꾹 참고 누르는 게 우주는 티가 났다.

Q_ 애착이 가는 장면은?

초반 이삿짐 정리할 때 아무렇지 않은 듯이 짐싸는 장면이 현실적이지만 짠했다. 동진 앞에서는 아기 같아지는 우주, 준이 앞에서도 한없이 편해지는 여동생 같은 우주, 언니 앞에서는 언니 같았다가 잘못했다고 우주 모습이 막냇동생 같은 우주, 다 스쳐 지나간다. 한 장면을 꼽기에는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어떠한 시간으로 느껴졌다.

Q_절친한 김영광과 캐릭터 몰입, 어렵지 않았나?

각자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극중에서도 드라마틱하게 이어지는게 아닌, 스텝을 밟았다. 억지스럽게, 빨리 이어지는 전개가 없어서 어려움이 없었다. 감독님이 1, 2부 편집할 때 심우주, 한동진의 모습만 보시지 않나. 눈빛이, 같이만 있어도 케미가 사귀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하시더라. ‘제발 장난 그만 치라’고 하셨다. 편집실 반응을 전해 주시고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오해 받을 것 같다’고.(웃음)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인터뷰②로..

박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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