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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콩깍지’ 배누리 “엄마에게 웃음 줘서 감사하대요” [인터뷰]

성민주 조회수  

[TV리포트=성민주 기자] “영이로 미팅했을 때 당차고 밝은 느낌을 좋게 봐주셨대요.”

KBS1 일일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 속 싱글맘 이영이를 연기한 배누리는 딱 그만큼 당차고 밝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TV리포트 사옥에서 만난 배누리는 “헤어나오기 힘들다”라며 웃어 보였다.

‘내 눈에 콩깍지’는 배누리에게 데뷔 15년 만의 첫 주연작이다. 그것도 무려 8개월 동안 촬영이 진행된 123부작 일일극의 주연, 배누리는 “주인공의 무게가 무겁구나, 해야 할 책임도 많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만큼의 큰 혜택도 있어요. 많이 알아봐 주세요. 방송이 끝난 지금도 그렇고, 촬영을 한창 진행하고 있을 때도 그랬어요. 나이 드신 분들뿐만 아니라 젊은 분들도 알아보시고는 저한테 ‘엄마에게 웃음을 주셔서 감사해요’라고 하더라고요.”

‘내 눈에 콩깍지’는 아쉽게 시청률 20%에 미치진 못했지만, 일일극답게 지상파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특히 배누리 가족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엄마고 아빠고 언니고 몰입해서 보고 항상 토론했어요. ‘미리내에게 기증을 해준 게 장경준(백성현 분)이었을 거다’, ‘아니다. 차윤희(경숙 분)였을 것이다’ 하면서요(웃음). 처음에는 집에서 가족들한테 대본 연습 좀 도와달라고도 했는데 나중에는 집에서는 연습도 못하겠더라고요. 대사를 미리 들으면 언니가 ‘아, 내용 스포 당했어’라고 하고(웃음). 이모, 할아버지, 할머니도 엄청 좋아하셨어요. 사인 요청도 하셨고. 덕분에 효도했다는 뿌듯함도 있어요.”

‘내 눈에 콩깍지’는 30년 전통 곰탕집에 나타난 불량 며느리, 무슨 일이 있어도 할 말은 하는 당찬 싱글맘 이영이의 두 번째 사랑, 그리고 바람 잘 날 없는 사연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다.

극중 이영이는 시어머니 오은숙(박순천 분)과 끊임없이 다퉜다. 서로 원망도 하고 화도 내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데시벨도 높고, 감정적 소모도 많은 촬영이 쉽지 않았을 터. 배누리는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초콜릿, 젤리, 에너지바를 이렇게 유용하게 먹은 건 처음이었어요. 평소엔 좋아해도 어느 정도 죄책감을 가지고 먹었는데, 이번 촬영 중에는 매니저한테 맡겨두고 살기 위해서 막 먹었어요(웃음).”

특히 한 대기실을 사용한 ‘내 눈에 콩깍지’ 속 배우들은 실제 가족 못지않은 끈끈함이 있었다. 배누리는 “촬영장이 정말 좋았다”고 연신 말했다.

“팀마다 대기실 별로 모이는데, 정혜선 선생님이 매번 음식을 싸오셨어요. 거의 뷔페였어요. 대기실에서 메이크업을 하거나 하고 있으면 선배님들이 ‘이거 빨리 먹어야 한다’고 컵에 챙겨주시고 그랬어요. 저는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하고 낼름 먹고(웃음). 제가 인복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미리내가 정말 예뻤어요. 약간 친구같기도 하고요. 미리내가 처음부터 많이 마음을 열어줘서 고마웠는데, 서로 친해지고 나니까 촬영하기도 더 즐겁더라고요. ‘이런 딸 낳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겉은 당차고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여린, 싱글맘이자 소복희 곰탕집 며느리 이영이. 배누리가 바라보는 이영이는 어떤 존재였을까.

“이영이는 극 중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인생 선배예요. 가족 안에서는 잘못도 많이 하고 부족하지만, 주눅들 수 있는 부분에서도 당당히 할 말을 하고 불의는 못 참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게 ‘엄마 파워’가 아닌가 생각했어요. 이런 환경에서도 밝고 명랑한 점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도 했고요.”

그렇다면 결혼에 대한 배누리의 생각은 어떨까?

“현장에서 선배님들도 결혼을 많이 추천해주셨어요. ‘결혼하면 좋아, 안정감도 있고 여유도 있다’고. 또 ‘영이처럼만 행동하면 시댁에서 아주 칭찬을 받을거야’라고도 하셨어요 (웃음). 저도 결혼에 대한 생각은 호의적이기는 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고 보니 조금 더 필모그래피를 다져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지난 2011년 KBS ‘드림하이’로 데뷔한 배우 배누리의 필모그래피는 단 한해도 빠짐없이 차있다. MBC ‘해를 품은 달’ 잔실, tvN ‘하백의 신부’ 자야처럼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역할도 있잊만, 그렇지 않은 역할도 많았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물었다.

“‘해를 품은 달’ 잔실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것도 몰랐기에 더 신선하고 재밌게 비친 것 같기도 해요. 짧게 나왔지만 기억에 남는 배역은 ‘친애하는 판사님께’의 민정이에요. 소시오패스 연기를 했었는데 기억에 많이 남아요.”

“연기 변신에 대한 갈망이 있나보다” 물으니 배누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뭘 하나 하고 있으면 또 다른 느낌의 배역을 하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지금은 영이로서 너무 오래 살다 보니 ‘더 글로리’ 속 악역 같은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잔잔한 힐링 드라마에서 명언을 많이 남기는 배역도 해보고 싶고요.”

“배우로서는 영이처럼 어떤 상황이 와도 지혜롭게 잘 대처하고 속이 탄탄하고 알찬 배우이고 싶어요. 롤 모델은 나탈리 포트만, 마고 로비, 국내 배우로는 손예진 선배님, 공효진 선배님이요.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성민주 기자 smj@tvreport.co.kr / 사진=에코글로벌그룹

성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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