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이민우가 5년의 공백기를 돌아봤다. 이민우는 “나한테 큰 문제가 생길 것 같다는 생각에 스스로 활동을 멈췄다”고 고백했다.
28일 KBS 2TV ‘고두심이 좋아서’에선 이민우가 게스트로 출연해 강화도 여행을 함께했다.
이민우는 데뷔 42년차의 베테랑 연기파 배우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지난 1981년 데뷔 이래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온 이민우는 현재 도예공방을 운영 중.
지난 2017년 방영된 ‘저 하늘에 태양이’ 이후 ‘작은 아씨들’로 복귀하기까지 5년여의 자체 휴식기를 가진데 대해 이민우는 “떠난다는 개념이 아니다. 자의로 일을 쉬어야겠다고, 멈춰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입을 뗐다.
이어 “그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한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었을 정도다. 스스로에 대한 무대로 인생의 뼈대가 무너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 다섯 살 때부터 일을 시작해 20대, 30대, 이제 40개다 됐다. 이대로 가다간 ‘나한테 큰 문제가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공백기를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나아가 “나는 기초와 기본이 없는 사람이었다. 연기자로서도 그렇고 사람으로서도 그랬다. 유년기와 청소년기, 사람들이 겪어야 할 과정이 있는데 난 기초와 기본을 무시하고 어른의 세계에 먼저 가있었던 거다”라며 감춰온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30대를 지나면서 고민은 더욱 심해졌고 40대에 이르러 더 이상 지나가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다. ‘넌 미친 거야. 정신병원에 가야 돼’라고 하더라. 단언컨대 정신적인 문제는 아니었다. 내 삶에 대한 문제였다. 내가 어디 가서 연기자라고 얘기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을 했다. 일을 할 수 없었다”며 거듭 공백을 택한 이유를 토해냈다.
5살이란 어린 나이에 데뷔하면서 이민우는 이렇다 할 학창시절의 추억도 만들지 못했다고. 더구나 이른 활동은 그에게 트라우마도 안겼다.
이민우는 “한 번은 정말 오랜만에 학교에 갔는데 교실에 있는 친구들이 낯설더라. 그러다 음악 시간에 노래를 해야 했는데 입만 뻥긋했다. 도저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그 계기는 방송이었다. 촬영 중에 감독님과 어른들이 그렇게나 노래를 시켰다. 그리고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고등학생 때까지 노래하는 게 그렇게 싫었다”
이날 고두심이 이민우에게 물은 건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할 건가?”라는 것이다. 이에 이민우는 “안 할 거다. 이왕 태어난 거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 배우가 싫다 좋다를 떠나 다른 생을 살아보고 싶다”고 강하게 답했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느 시점으로 가고 싶나?”라는 거듭된 물음엔 “고3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 모습을 다시 찾고 싶다.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그때의 모습을”이라고 말했다.
이에 고두심은 연기 선배의 입장에서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 잠깐의 공백이야 누구든지 있을 수 있다. 그 시간은 굉장히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일기일회’라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순간은 단 한 번이라는 뜻이다. 우리의 삶은 이 순간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고두심이 좋아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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