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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각방 쓰는 철벽부부, 아내 “가정 문제, 나 홀로 감당” [종합]

하수나 조회수  

[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철벽을 치며 갈등을 빚고 있는 부부가 ‘결혼지옥’을 찾았다. 

20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선 결혼 20년 차 철벽부부가 출연했다. 계속 아내와 같이 살고 싶다는 남편과 그만 결혼 생활을 끝내고 싶다는 아내의 갈등이 조명됐다. 

아내는 남편 얼굴만 보는 자체도 숨이 막힌다며 안방에서만 생활했고 남편은 거실에서만 생활하며 부부가 철벽을 친 것처럼 분리돼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 MC들을 놀라게 했다. 

남편은 “아내 방하고 아들 방은 건드리기가 그러니까 제가 있는 거실 쪽은 제가 알아서 관리를 하고 청소를 한다”라고 밝혔다. 대화는 휴대폰으로만 하고 남편의 대화 시도에도 아내는 철벽을 치는 모습을 보였다. 

사연을 신청했다는 아내는 “남편과 20년을 살아오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 신랑과 대화를 하면 말없이 가만히만 있는 거다”라고 밝혔고 남편은 “결혼생활이 많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마음의 상처가 심했나 생각이 들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부부 일상 영상에는 남편의 월급이 지연되면서 매달 부족한 생활비를 빚으로 충당하는 경제 상황에 부부의 갈등이 깊어진 모습이 공개됐다. 아내는 빚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남편의 확실치 못한 태도가 답답하고 서운하다고 말했다. 남편은 돈 문제로 전화하는 아내의 전화를 받으면 그 상황도 답답하고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자책감이 든다고 밝혔다. 스튜디오에 출연한 부부는 생활비 때문에 신용카드를 사용해 돌려 막다보니 빚이 더 많이 불어났다고 털어놨다.

이직을 할 생각은 없었냐는 질문에 남편은 한 달 생활비가 지연되면 생활하기가 곤란해진다는 이유와 함께 “제가 다른 곳에 적응을 잘 못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소극적인 성향을 고백했다.

아내는 남편이 답답한 이유에 대해 “무슨 상의를 하거나 이야기를 하면 같이 이야기 해줬으면 좋겠는데 무조건 당신이 알아서하라고 하니까 가정의 모든 문제를 혼자 감당을 다 해야 한다. 남편은 ‘잘못했다. 미안하다’라는 말만 계속 반복한다”라고 털어놨다. 

남편은 “미안한 마음이 있으니까 미안하다고 하는 것은 맞는데 싸움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 먼저 미안하다고 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내는 “남편이 ‘미안하다. 잘못했다’ 이야기를 하고 나서 2~3일 정도는 잘하다가 또 같은 행동을 한다. 그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말처럼 들려서 그게 화가 나는 거다”라고 자신이 화를 내는 이유를 밝혔다. 

또 아내는 20년이나 지났지만 결혼을 반대했던 시댁과 여전히 갈등이 있다며 그동안 쌓인 서운함에 눈물을 보였다. 남편이 자신을 만나지 않았으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 거라는 원망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남편은 효과적으로 중재를 하지 못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이어 오은영은 아내의 어린 시절에 대해 물었고 아내는 아버지가 자신을 유난히 미워했다며 아버지에게 학대당한 상처를 고백했다.

이에 오은영은 “아내는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보호해줘야 할 사람으로부터 겪은 일이라 엄청난 트랑우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심지어는 나를 사랑하고 나를 보호해줘야 하는 사람이 심지어는 가만히 있는 것도 폭력이나 학대처럼 느껴진다. 그러니까 부모에게 부당함을 말하지 못하는 남편의 소극적 성향도 남편 입장에서는 이유가 있겠지만 아내의 입장에선 어린 시절 학대 경험 때문에 ‘소극적인 남편이 저러는구나’가 아니라 그 순간은 가정 폭력이나 학대를 경험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을 것. 그래서 더 괴롭고 힘들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아내 아픔의 근원을 이해하면 갈등을 풀어나가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덧붙였다. 

또한 자책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남편에게 오은영은 “해결을 못하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안 될 것 같다. 해결이란 단어를 머리에서 지우시라. 그 자리에 의논으로 바꿔라”라며 “아내 분이 힘들어하는 것은 매달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데 아내는 돈을 해결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돈과 관련된 난감한 이 생활을 ‘같이 의논하자’라는 의미다. 그러나 ‘나는 장담 못해’라는 남편의 태도는 발을 빼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는 ‘왜 나 혼자 평생 이짐을 다 짊어지며 살아가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라며 아내가 섭섭함을 느끼는 이유를 짚었다. 

오은영은 소극적인 남편에게 사람들과 대면 연습을 하라고 조언했고 아내에겐 “남편의 본래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남편과의 차이를 조금씩 좁혀가는 노력을 해보시길 조언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 사진 = ‘결혼지옥’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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