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
전 야구선수 김병현(44)이 화려한 메이저리거의 속사정을 밝혔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메이저리그 앰배서더 김병현이 애리조나 그라운드 체이스필드를 다시 찾은 모습이 그려졌다.
김병현은 2001년 전성기 시절 최고의 투수로 활약해 애리조나에 우승을 안겼다. 그는 당시 받았던 우승 반지를 잃어버렸다가 다행히 이삿짐 트렁크에서 찾았다고.
김병현은 “한 수집가가 그때 서울 강남 압구정동 아파트 한 채가 4억원이었는데, 이 반지를 2억원에 팔라고 제안했다”며 “한국에서는 아직 나만 갖고 있어서 팔지 않았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라운드 투어에 나선 김병현은 자신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며 “좋으면서도 가슴이 아린다. 감정이 좀 이상하다. 젊었을 때 여기서 전성기를 보냈는데, 그때는 전성기인 줄도 모르고 지나갔다”고 복잡한 심정을 털어놨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했지만, 정작 김병현은 힘든 타지 생활에 지쳐있었다고. 그는 “매일 혼자 게임했다. 외로웠다”며 “추억이 많은 곳이다. 힘들고도 즐거웠던 곳이라 복합적인 감정이 생긴다”고 말했다.
결국 김병현은 감정이 북받친 듯 카메라를 등지고 오열했다. 그는 “애리조나 야구장에는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 부상 이후 밸런스가 깨져서 평범한 선수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린 마음에 빨리 야구장 가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다”며 “복귀를 늦추고 회복에 집중해야 했는데, 무리하게 복귀했다”며 “후배들에게는 ‘부상이 생기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무리하지 마’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현은 “꿈속에서 다시 야구를 하고 있다. 깨면 현실이더라. 그래서 야구장에 햄버거 가게를 열었다. 야구와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라며 야구를 향한 애정과 미련을 드러냈다.
/사진=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
그라운드에 있는 세탁실을 찾은 김병현은 “그대로다. 여기서 세탁기가 안 돌아갈 때 잤다. 우리 엄마가 알면 우실 것”이라며 “빨래가 쌓여 있으면 빨래로 가려놓고 잤다. 내가 자고 있으면 친구들이 와서 장난쳤다”고 회상했다.
그는 “메이저리거라 돈 잘 벌고 집도 있는데 세탁실에서 잔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하는데, 여기가 편했다”고 추억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병현은 당시 세탁실에서 잠을 청했던 이유에 대해 “야구장이랑 좀 떨어진 곳에 집을 얻었다. 집에 수영장도 있었다. 그런데 집에 들어가서 불 켜기가 싫더라”며 “들어가면 아무도 없었다. 혼자 있는 게 싫었다. 야구장은 재밌고, 야구도 할 수 있고, 먹을 것도, 친구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MC 전현무는 “좋은 집 필요 없다”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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