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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시청자를 구원한 또 다른 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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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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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문동은의 복수는 모두의 예상과 기대대로 속시원한 ‘사이다’였다. 지난 1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 파트2에는 가해자들에 대한 응징을 마무리하는 문동은(송혜교)의 모습이 그려졌다. 박연진(임지연)을 비롯해 전재준(박성훈), 이사라(김히어라), 최혜정(차주영), 손명오(김건우)는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러나 ‘더 글로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다섯 가해자가 단죄를 당해서가 아니다. 촘촘하게 쌓여진 복수의 서사 속에서 시청자들에게 구원을 선사했기 때문. 더 이상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한발자국 내딛는 피해자들의 모습은 시원한 감정을 넘어선 깊은 감동을 안겨줬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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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 무너진 가해자 연대

가해자들의 연대는 철옹성이 아닌 모래성이었다. 힘을 합쳐 동은에게 대항해도 모자를 판에 이들은 서로를 물고 뜯었다. 그리고 이는 동은이 철저히 동은의 설계대로 진행된 판이었다.

함께 움직이는 듯 보였던 연진과 재준, 사라, 혜정은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 흩어졌다. 약자를 괴롭힐 때는 단단해 보였던 가해자들의 연합은 스르륵 녹아내렸다. 명오의 장례식을 전후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가해자 연합의 붕괴를 상징한다.

가해자들이 똘똘 뭉쳐 동은에게 대항하다 최후를 맞이했다면 지금만큼의 해방감을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이득만을 추구하며 허망할 정도로 쉽게 무너지는 가해자들의 연대는 그렇기 때문에 더 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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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적으로 깔끔한 도영의 복수

연진의 남편 하도영(정성일)과 딸 하예솔(오지율)은 동은의 복수극에 휘말린 인물이다. 결국 도영의 선택은 연진도 동은도 아닌 예솔이었다. 연진과 동은 모두에게 여지를 남긴 도영의 선택은 두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예솔이를 위해 그런 것이었다.

인상적인 것은 가해자 중 누구도 할 생각이 없던 진심 어린 사과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는 점이다. 다른 목적으로 용서를 구했던 일부 가해자들과 달리 도영은 자신이 가해자가 아님에도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생각하고 이를 실제로 수행했다. 동은의 팔에 남은 흉터를 목격하하자마자 자신의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은 실망스럽게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지극히 인간적이기에 이해가 가능하다.

도영의 마지막 결단은 그의 입버릇처럼 “미학적으로 깔끔”했다. 학폭을 방관했던 재준에게 동은이 행한 복수는 눈을 멀게 하는 것. 그 이후 벌어진 사건은 동은이 아닌 도영의 복수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재평 건설 사장인 도영은 눈엣가시였던 재준을 자신의 방식대로 처리하며 미학적으로 깔끔한 복수를 완성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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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쳐서는 안될 주변인들의 최후

직접적으로 동은에게 학폭을 저지른 다섯 사람 외에도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한 주변인들의 최후 역시 비참했다. 시즌1에 사망한 선생님을 비롯해 동은의 엄마 미희(박지아), 연진의 엄마 영애(윤다경), 영애의 친구 신영준(이해영) 역시 가해자들과 마찬가지로 동은의 손에는 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채 최후를 맞이했다.

특히 미희와 영애의 최후는 파트1에서부터 계속됐던 대사가 파트2에서 역으로 돌아오며 가장 큰 시원함을 선사한다. 혈육 관계임을 앞세워 동은을 협박하던 엄마 미희는 역으로 혈육인 동은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후를 맞이했다. 연진의 엄마 영애는 연진의 가장 큰 가해자가 됐다. 연진이 이를 바라보며 좌절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한 같은 부모로서 끝까지 자식을 생각하는 현남, 도영 등의 모습과도 대비된다.

/사진=넷플릭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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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과 여정에게도 내려온 구원의 순간

동은의 복수를 도운 현남과 여정에게도 구원의 순간이 내려왔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며 지옥같은 삶을 살던 현남은 동은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채 숙원을 이룬다. 남편의 시신을 확인한 뒤 보여주는 현남의 표정은 쉬이 표현하기 어렵다.

‘일타 복수 강사’ 동은의 강의를 듣기로 한 여정은 자신을 위한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방법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동은, 현남 보다 직접적이고 강렬한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교도소에 수감된 영천(이무생)은 그곳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껴왔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 옆을 지나가는 사람, 자신 앞에 놓이는 밥, 자신이 타 먹는 약 모든 것을 조심해야 할 듯싶다. ‘더 글로리’ 시즌2를 기다리게 하는 가장 큰 요소다.

/사진=넷플릭스 캡처
/사진=넷플릭스 캡처

다시 시작되는 동은의 인생

동은의 계획에 복수 이후의 삶은 없었다. 동은은 가해자들에 대한 복수를 목적으로 삼으면서 나머지 것들은 모두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에게도 좋은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동은은 복수 이후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많은 시청자들은 동은의 복수만큼이나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 “봄에 죽자”던 말이 “봄에 피자”는 말이었음을 깨닫게 된 동은은 다시 열아홉으로 돌아갔다. 오른팔에 새긴 나팔꽃 문신처럼 자신의 인생을 활짝 피워낸 동은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안도감을 선사했다.

많은 사람이 동은의 복수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복수 그 자체만큼이나 그 이후에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랐기 때문이다. 복수를 통해 자신의 삶을 구원한 동은은 이번엔 조력자가 되어 여정의 삶을 구원하기 위해 나서며 훈훈하면서도 행복한 결말을 선사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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