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학폭 가해자 PD가 만든 학폭 드라마. ‘더 글로리’는 이 아이러니를 극복할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됐다. ‘더 글로리’는 학창시절의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여자의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든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시청률 메이커 김은숙 작가와 배우 송혜교의 만남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 드라마는 OTT 공개란 핸디캡에도 파트1부터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패러디를 낳으며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구가했다.
성공적인 무드는 파트2까지 이어졌고, 뜨거운 관심 속 지난 10일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2는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글로벌 순위 3위에 오르며 저력을 증명했다. 여기에 흔한 연기력 논란 결말 논란조차 없는 이른바 ‘무결점 항해’는 물론, 용서할 수 없는 학교폭력에 경종을 울린 순기능까지, 한 편의 드라마를 넘어 하나의 컨텐츠로 그 역할을 해내며 가치를 입증했다.
단, 이는 치명적인 학폭 논란이 불거지기 전까지. 제작 의도에 반하는 논란이 터지면서 ‘더 글로리’ 무결점 항해에도 피할 수 없는 흠집이 생겼다.
해당 의혹은 파트2 공개 당일 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기됐다. ‘더 글로리’를 연출한 안길호 PD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제보자는 “1996년 필리핀 유학 시절 당시 고등학생이던 안 PD가 여중생과 교제를 했다. 나와 동급생들이 그 여중생을 놀리자 안 PD가 다른 학생을 시켜 우리를 불러오라 지시했고 끌려간 그곳에서 폭행을 당했다. ‘칼을 가져와라’, ‘쑤셔 버린다’ 등 협박도 이어졌다”면서 상세한 피해 상황을 전했다.
이에 한 차례 의혹을 부인했던 안 PD는 결국 지난 12일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에 따라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임에도 연출자가 학교폭력의 가해자인 아이러니와 직면했다. ‘더 글로리’에 열광했던 시청자들의 입맛도 씁쓸해졌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넷플릭스,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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