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치열이 매형!”
이토록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게다가 듬직하기까지 하다. tvN ‘일타스캔들’의 재우 삼촌, 배우 오의식의 이야기다.
‘일타스캔들’은 최종회에서 최고 시청률 20.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배우 전도연, 정경호 등 믿고 보는 주연 배우의 ‘일타 연기’가 드라마의 인기를 끌어올렸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연기로 안방극장을 웃고 울게 한 조연들의 몫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남행선(전도연 분)의 남동생이자 남해이(노윤서 분)의 삼촌, 남재우(오의식 분)는 드라마의 웃음 포인트이자 극을 이끄는 행복 바이러스였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남재우는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인물이다. 그러나 손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세상의 그늘에 숨지 않는다. 누나가 운영하는 ‘국가대표 반찬가게’의 유일한 남성 직원으로 가족들에게 힘을 보탠다. 가족들이 한 데 모여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치킨데이’ 주최자로서 단합을 도모하는 리더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다. 남행선과 최치열(정경호 분)의 사랑을 잇는 오작교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두 사람이 소위 ‘썸’을 타는 시기에 최치열을 “치열이 형”, “치열이 매형”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쌓는다. 보란듯이 사랑에도 성공한다. 남행선의 절친 김영주(이봉련 분)에게 직진으로 마음을 드러내는 상남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남재우가 앓고 있는 아스퍼거 증후군은 행동이나 관심분야, 활동 분야가 한정돼 있어 같은 양상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보통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 남재우는 세상에서 소외되지 않는다.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 일원으로 자신의 몫을 해내며, 사람을 대할 때는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간다.
앞서 지난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극중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 또한 비장애인은 알지 못하는 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내 극찬을 받았다. 우영우가 일으킨 긍정적인 바람을 이어가는 데 오의식이 힘을 보탰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테다. 자칫 오버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장애 연기는 오의식의 끊임없는 고민과 탐구 끝에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이와 관련해 오의식은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공부하다가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회사를 알게 됐고, 사회 활동을 하는 발달장애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캐릭터에 대한 정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그분들과 일하면서 정답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이 아닌 남재우에 초점을 맞춰 캐릭터를 구축했다”며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행선이 동생, 해이 삼촌, 반찬가게 직원으로 그려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의식은 지난 2006년 뮤지컬로 데뷔 tvN ‘하이바이, 마마!’, ‘여신강림’, KBS2 ‘한번 다녀왔습니다’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채널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tvN,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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