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암투병 중인 아내가 술을 끊지 못하는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27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선 결혼 25년차 술래 부부가 출연했다.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다 만나 결혼까지 골인했다는 아내는 “연애시절에는 남편이 정도 많고 자상하고 괜찮구나 했는데 결혼을 해서 살다보니 화상이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상담을 통해 어떤 것을 얻어가고 싶냐는 질문에 아내는 “그냥 이혼하고 싶다. 이혼을 꿈꾸고 살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술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고 남편은 술을 20병 가까이 먹는다고 말했다.
남편이 술 먹는 날은 불안해하며 기다리는 것이 일상이라는 아내는 갑상선암이 폐까지 전이된 상태라고 밝혔다. 1년째 갑상선암 투병 중이라고 현재 추적 관찰중이라고 밝힌 아내는 자신이 잘못되면 남편과 딸이랑 둘이 남을 텐데 딸 때문에라도 남편이 술을 끊게 하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아내는 술을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가 많아서 남편의 입에 술이 들어가는 것이 정말 싫었다며 금주 각서를 써도 유효기간이 며칠 가지 못한다는 호소했다. 당일 쓴 각서도 지키지 못하고 갖은 핑계를 대는 남편의 행동에 아내는 실망감을 드러내며 “답답하다. 당신은 아무리 봐도 알코올이 문제다”라며 분노했고 결국 자신을 위로해주는 딸 앞에서 “서글프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남편은 솔직하게 자신에게 술 문제가 있다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습관성 음주가 폭음보다 훨씬 더 끊기 어렵다”라며 “남편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술 문제에 너무 관대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까지 나오셨던 부부 중에서 술과 관련된 어려움이 있는 부부 중에서 남편 분의 술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부부들은 술 문제 이외에도 다른 문제도 많았다. 소통이 문제라든가 성향이 다르다든가 그런 거와 연관돼서 술 문제도 같이 갖고 있었는데 이 부부의 모든 갈등 요인은 술로 인한 문제이기 때문에 오롯이 술 문제가 있는 분이다”라며 “걱정도 되고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남편의 술자리가 외도로까지 이어졌다고 밝히며 당시 큰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솔직히 제가 좀 자신이 없다”라고 의외의 발언을 했다. 이어 “왜냐하면 여러 다른 문제와 더불어 술 문제가 있는 경우 다른 문제가 해결되면 더 나은 관계로 발전이 가능할 텐데 두 사람 갈등의 모든 원인은 술이 문제다. 술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주를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술을 먹고 괴로워해야 하는데 남편 분은 괴로운 게 많지 않은 거 같다. 단주가 쉽지 않겠구나 염려가 된다”라고 털어놨다.
아내는 “제가 입원할 때 잘못했다고 울었던 남편이 제가 입원하자마자 술 마시러 갔다고 하더라. 그때 제 마음은 무너졌다”라고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또 아내는 “내가 없어도 잘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기에 앉아 있다”라며 방송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털어놨다. 아내의 고백을 들은 남편은 자책하며 “술을 먹지 않겠다”라고 단주를 선언했고 오은영은 “의식적으로 술약속을 거절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한 주변사람들에게 단주 사실을 알리라”고 조언했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 사진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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