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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승 가왕 탄생 ‘복면가왕’, 결코 시들지 않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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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박설이 기자]오랜만에 장기집권 가왕이 탄생한 ‘복면가왕’이 자축의 자리를 마련했다.

27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신이내린목소리’ 연승행진 기념 Music & Talk 형식의 기자간담회가 열려 ‘복면가왕’의 연출자 김선영 PD, 김지연 작가, 그리고 7연승의 주인공 가수 서문탁이 참석했다.

이날 서문탁은 7연승을 끝으로 ‘복면가왕’의 여정을 마친 데 대한 소감을 전했다. 서문탁은 26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 가왕 방어전에 ‘우승 트로피’와 맞섰으나 3표 차이로 패해 8연승에 실패했다.

가히 오랜만에 장기집권이었다. ‘중독된 사랑’으로 시작해 ‘My Way’ ‘형’ ‘스물 다섯, 스물 하나’ ‘생애’ ‘불티’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천년의 사랑’, 그리고 마지막 방어전 ‘그리워 그리워’까지. ‘신이 내린 목소리’ 서문탁의 도전은 다채로웠다. 전매특허인 록발라드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계속된 도전으로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2016년 ‘돌고래의 꿈’으로 출전했으나 가왕 도전에 실패했던 서문탁은 7년 만에 돌아온 데 대해 “그 이후 출연 요청이 계속 있었고, 한 번 출연을 했어서 두 번 출연이 의미가 있을까 고민을 했는데 김선영 PD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탁이 언니가 많은 아름다운 노래를 언니 목소리로 들려주는 것 만으로 좋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면서 “7연승을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목표했다. 사실 10연승이 목표였다. 이왕 하는 거 최고가 되고자 했다. 어떤 일을 하든 그런 마음을 먹는다”라고 ‘복면가왕’에 재도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가장 짜릿했던 무대는 무엇이었을까? 서문탁은 “매 무대가 그랬다. 많이 해보지 않았던 노래도 많이 했고, 선곡에 있어 후배 가수의 노래를 해보면서 배울 수 있었고 그런 게 짜릿했다”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서문탁임을 알아챈 이들은 어떤 말들을 했을까? 서문탁은 “목소리를 많이 알아보셨고, 동료들은 아예 알고 ‘잘했니?’ 하셨는데 대답을 못했다. ‘네? 무슨 얘기 하시는 거예요?’ 발뺌을 했다”면서 “방송이 끝나고 나서 문자를 많이 받았다. 알고 응원하고 계시다가 이제서야 문자를 하시더라. 많이들 보고 많이들 사랑해 주셨구나 했다”고 덧붙였다.

계속 욕심이 생기지 않았는지 묻자 서문탁은 “스포츠가 아닌 음악이다. 우승을 목표로만은 할 수 없는 것 같다. 무대에 설 때는 최선,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8연승이 탐나기는 했지만 관객과 시청자에게 공감을,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는 의무를 다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면서 “마지막 도전 때는 그런 생각을 더 강렬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판정단에서는 ‘신이 내린 목소리’를 향해 매 무대 극찬을 쏟아냈다. 서문탁은 “유영석, 윤상 선배님께 감사하다. 많은 칭찬을 해주셨다. 두 분은 제가 존경하는 뮤지션이고 그 분들에게 듣는 칭찬은 남달랐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평가는 이정의 “다음 생애 태어난다면 저 분으로 태어나고 싶다”라는 말이었다. 서문탁은 “매너리즘,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 그 말이 굉장한 힘이 되고 응원이 됐다”라고 답했다.

‘복면가왕’을 통해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서문탁은 “제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저를 사랑해주고 있구나 생각했고, 새로운 노래를 하면서 이 친구들이 이렇게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동안 처지면 안 되겠다, 더 좋은 음악 만들어야겠다 결심을 했다, 음악인으로서 직무유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전이 없다면 나태해지기 쉬운데 어쩌면 이 슬럼프가 나태함에서 나온 것 아닐까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문탁은 ‘복면가왕’을 통해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나는 록만 할 거야 라고 고수한 적은 없지만 잘하는 장르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그걸 보고 싶어하신 것 같다. 하지만 록만 할 생각은 없었다. 좋은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잘하는 것도 하고, 새로운 시도도 앞으로 많이 해볼 생각이다”라면서 “‘복면가왕’을 통해 다른 장르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 감사했다”라고 밝혔다.

8연승에 성공했다면, 서문탁은 다음 무대에서 어떤 노래를 불렀을까? 그는 “랩을 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랩과 판소리를 안 하면 10연승 간다는 댓글을 보고 그 마음을 싹 접었었다”라면서 “다음을 상상하는 게 벅차달까, 작가님이 저와 고생을 많이 했다. 저보다 더 선곡에 고생을 많이 하셨다. ‘생애’ ‘불티’는 작가님 선곡이었다. 새로운 노래를 알게 돼서 즐거웠던 시간이었는데 선곡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시원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PD는 “실제 랩을 녹음해서 보내 주셨다. 장르 도장깨기 느낌이었기 때문에 숙명적으로 랩, 국악, 성악을 할 거라 생각했는데 3표 차이로, 아쉽게 못 듣게 됐다”라고 아쉬워했다.

10여 년 전 ‘나는 가수다’ 출연한 서문탁, 이번에는 ‘복면가왕’을 통해 노래로 경연에 임했다. MBC의 두 레전드 경연 프로그램을 경험한 서문탁은 어떤 차이를 느꼈는지 묻자 “경연 프로그램은 비슷하게, 적응이 잘 안 된다. 이기고는 싶은데 노래니까 메시지도 전하고 싶고, 그래서 선곡이 어렵다”라면서 “‘나가수’ 때는 10살 젊을 때라 내가 하고 싶은 노래로 나를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면, ‘복면가왕’에서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까, 어떤 노래를 좋아할까, 어떻게 교감할까 집중했다. ‘나가수’였다면 선곡하지 않았을 ‘스물 다섯, 스물 하나’ ‘생애’를 고른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서문탁은 차기 가왕에게 우승의 팁도 전수했다. 그는 “어떻게 해서 우승을 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는 노래를 선곡했고 그런 부분에서 공감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며 “선곡 팁을 드리자면,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하시는 게 유리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제작진은 질의응답에 임했다. 제작진은 ‘우승 트로피’라는 194대 가왕이 탄생한 데 대해 “‘신이 내린 목소리’의 울림과 감동이 있었다면, ‘우승트로피’만의 장점이 있다. 경연이다 보니 선곡과 고음 등에 집중한다. 7, 8년 전 돌고래의 꿈으로 출연했던 서문탁과 ‘신이 내린 목소리’의 서문탁은 다른 사람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가왕은 다른 결의 무대를 꾸며주실 것”이라고 예고했다.

‘복면가왕’ 등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소위 ‘지르는 노래’가 더 유리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이에 대해 김정은 PD는 “피치가 센 무대가 투표를 많이 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신이 내린 목소리’가 그걸 깨준 분이다. 첫 가왕에서 ‘스물 다섯, 스물 하나’를 부르셨는데 고음 폭발 없이 감동스러운 무대 하나로, 목소리 하나로 울림을 줬던 무대여서 도전 정신, 지르지 않아도 스튜디오를 꽉 채우는 감동이 있으면 가왕이 될 수 있구나 느꼈다”라고 답했다.

최근 출연자 가운데는 대중들이 잘 모르는 출연자가 가면을 벗어 드라마틱한 효과가 부쩍 떨어진다는 시청자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김 PD는 “‘복면가왕’ 인사발령을 받았을 때 ‘더이상 나올 가수가 있나?’라는 고민을 했었다”라면서 “문턱을 낮춘다기보다는 다른 문을 여는 것이다. ‘나가수’급 가수들이 나왔을 때의 치열함이 안정감으로 바뀌었고, 2015년 데뷔한 신인이 실력파 보컬이 돼있기도 하고, 그때는 핫하지 않았던 유튜버나 래퍼 중 실력자가 나오기도 한다. K-POP 아이돌 중 세계적 수준의 보석 같은 보컬이 숨어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스타가 탄생하고 있다. 그 스타들을 보여주려는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 누구나 아는 국민가수보다는 장르별, 세대별로 디테일해지고, 그런 부분을 포괄적으로 해가며 성장통을 겪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곳간의 쌀이 떨어진 게 아니라 다른 곳간을 열어보고 있는 것”

오랜만에 탄생한 장기 집권 가왕, 제작진은 예상을 했을까? 김선영 PD는 “가왕감으로 모셔도, 예상치 못하게 중도 탈락하는 분도 계신다. 7연승은 생각도 못했다. 6연승도 있고 8연승도 있는데 7연승 자리가 하필 비어있는 바람에 ‘복면가왕’ 팬들은 퍼즐이 맞춰진 것처럼 생각하신다”라면서 “가왕이 될 거라 생각하고 섭외 했다기 보다는, 다시 나온다면 핵폭탄급 무대 하나를 만들든지, 불꽃놀이처럼 계속해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든지 할 거라는 믿음은 있었다. 결과적으로 7연승 하면서 핵복탄급 불꽃놀이 무대를 보여주셔서 뿌듯하다. 하지만 판정단의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었다”라고 답했다.

팬데믹 이후 관객이 돌아왔다. 김지연 작가는 “생동감이 달라졌다. 가수 분들이 더 신이 나서 부르고, 그런 것들이 방송을 통해 더 잘 전달되어 다이내믹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 판정단과 관객 판정단의 표가 갈리기도 한다. 더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청자도 더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가면에 숨은 비밀도 귀띔했다. 김정은 PD는 “가면에 정체를 숨겨 놓기도 한다. 요니P씨가 썼던 가면은 실제 그분의 다이어리를 넣어놨다. 꽈추형이 나왔을 때 금줄이라는 가면에 대감댁 대문 같은 것에 작은 미니 고추를 달아 놨었다”라며 “정체 추리에 힌트가 되는 걸 숨겨 놓는다”고 밝혔다.

장수 프로그램을 연출해 나가는 데 고민도 있었다. 김정은 PD는 “장수 프로그램이라는 인식 자체가 가끔 발목을 잡는다. 사귄 지 100일 된 남친이 주는 설렘도 있지만, 10년 된 친구, 부부가 주는 안정감과 의지가 되는 마음이 있지 않나. 프로그램도 그와 닮은 것 같다. 파일럿 때 신선함이 주는 설렘이 있지만, 이 프로그램의 포맷이 주는 안정감, 친숙한 출연자가 주는 익숙함, 이것이 우리 프로그램이 해결해야 할 숙제이고 마이너스라 생각하지 않는다. 매주 색다른 복면 가수 8명을 발굴해내는 게 숙제라고 생각한다. 잠재력 있는 분을 미리 캐치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밀젠코, 앨런킴 등 해외 스타들도 출연했던 ‘복면가왕’, 인재 풀을 해외로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김 PD는 “해외에서도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만큼 해외에서도 색다른 인물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게끔 제작진이 노력 중이니 애정 가지고 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시청자에게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서문탁은 “24년 만에 처음으로, 이렇게 기쁜 일로 기자간담회를 하게 돼 너무 기쁘다”라며 “6월 17, 18일 콘서트를 한다”고 홍보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가왕만이 주인공이 아닌, 매 회 8명의 새로운 혹은 재발견되는 목소리를 선보이며 시청자에게 경연의 쫄깃함과 듣는 재미를 선사해 온 ‘복면가왕’, 앞으로 ‘음악대장’ 하현우의 10연승을 넘어설 또 다른 장기 집권 가왕이 등장해 시청자에게 짜릿한 무대, 결코 시들지 않는 무대를 선사할 것이라 기대된다.

‘복면가왕’은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5분 MBC에서 방송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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