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방송인 샘 오취리가 K-팝 비하, 동양인 조롱 등 논란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방송가에서 자취를 감춘 지 약 2년 만이다.
지난 21일 채널S ‘진격의 언니들’에서는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출연했다. 이날 샘 오취리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사과드리고 싶다”며 “그동안 저를 좋아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분들께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앞서 샘 오취리는 지난 2020년 매해 코믹한 졸업사진으로 주목받는 의정부고등학교 학생들을 향해 쓴소리를 내놨다. 학생들이 졸업앨범 촬영 콘셉트로 온라인 밈 ‘관짝 소년단’을 패러디하면서 흑인 분장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샘 오취리의 지적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으나,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분장이었다.
그러나 샘 오취리가 학생들의 경솔한 행동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K-팝 비하를 의미하는 ‘teakpop’을 해시태그 해 역풍을 맞았다. 또 동양인을 비하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성희롱성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등 부도덕적인 행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샘 오취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논란의 여파로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던 샘 오취리는 “한국에 살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고 싶다”면서도 “여전히 사람들이 제게 ‘가나로 돌아가라’는 얘기를 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또 “(논란에 대해) 제대로 사과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말 잘못했다가 괜히 오해받을 거 같았다”며 “조용히 있다가 일이 더 커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샘 오취리는 방송에서 사과와 해명을 거듭했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이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담 예능’의 포맷을 활용한 참회였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스타들이 상담 예능을 통해 복귀를 엿보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스타들의 해명 자리였던 기자회견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고,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자필 사과문과 빗대어 봐도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이다.
앞서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지난해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했다. 한혜연은 ‘뒷광고’ 콘텐츠를 ‘내돈내산'(내 돈으로 내가 산 물건)으로 둔갑해 비판받았다. 본인이 직접 고르고 구매한 제품들이 사실은 광고비를 받은 협찬 제품이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서다. 이로 인해 한혜연은 방송은 물론 활발하게 운영하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까지 중단했다. 약 2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 한혜연은 “어쨌든 제 사업 운영체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모든 게 내 책임이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조작 방송으로 물의를 빚었던 방송인 함소원도 마찬가지다. 함소원은 지난해 채널S ‘진격의 할매’에 등장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함소원은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했을 때 남편 진화의 직업, 시가의 재력을 속이는 등 물의를 빚었다. 약 1년의 공백기 끝에 방송에 출연한 함소원은 “안 좋은 논란들, 이야기들 때문에 결국 방송을 그만두게 됐다”며 “저의 대처가 미숙했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방송 복귀를 위한 감정 호소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대중이 납득할 만한 해명보단 모호한 설명들로 논란을 무마하려는 시도엔 눈살이 찌푸려진다. 트렌드 예능 포맷인 ‘상담 예능’이 문제적 인물의 ‘복귀 창구’로 변질됐다는 비판 또한 피해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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