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윤영미가 20년 째 무급 남편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17일 채널A ‘금쪽상담소‘에선 결혼 28년 차 윤영미 황능준 부부가 출연했다. 현재 아내 윤영미는 서울에서, 남편 황능준은 제주에서 살고 있다며 윤영미는 “불화로 인한 별거는 아니고 제가 제주도에 왔다갔다하는 세컨 하우스를 마련했다. 남편이 집 관리와 농사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윤영미는 ‘금쪽상담소’를 찾은 이유에 대해 외벌이 가장으로 일하고 있다며 20년 째 무급 남편을 보면 답답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윤영미는 “한 번도 통장에 돈이 쌓여 본 적이 없다. 들어오는 순간 나간다. 서울에서 사는 집도 월세집이다. 나이가 들고 하다 보니까 방송 일이 많이 줄었다. 그러다보니 수입이 뻔하다. 금전적으로 기댈 곳도 없다. 오로지 수입원 저 하나다. 남편이 생활비를 준 적은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안 난다. 20년 전 월급 100만원을 받아본 기억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피눈물 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늘 남편을 보면 한량 같다“라고 털어놨다.
남편은 “저는 돈 버는 재주가 없다는 게 단점이다. 장점은 돈은 못 벌지만 행복하게 사는 것이 장점이다. 일부러 안 버는 것 이 아니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한데 자본을 융통해서 쓸 여유가 없다. 20년간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니까 약간 야속하기도 하고 한편 오르는 미안하기도 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아내는 외벌이를 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그 고독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허허벌판에 혼자 서 있는 느낌이다”라며 “매달 벌어야 하는 돈이 너무 큰 거다. 집이 네 채인데 모두 렌트다. 그 돈이 어마어마하다. 그 감당을 저 혼자 해야 한다”라고 홀로 경제적인 문제를 버텨야 했던 고충을 드러냈다.
윤영미는 “타인이 보기엔 열정적으로 보고 힘이 세다고 생각하지만 저도 나이가 있고 벌어 놓은 돈도 없고 도와줄 사람도 없으니까 너무 힘든 거다. 두 아들의 유학비를 감당하기도 힘들다. 언제 일이 끊길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시달렸다“라고 밝혔다.
남편은 목회 일을 하며 탈북민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며 “아내에게 가져다 줄 여유가 없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돈을 쓰게 됐다. 그런 생활이 지나고 제주도에 내려가면서는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농작물 유통사업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갈등 원인 1순위는 경제 문제라고 짚으며 “누가 버느냐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단순한 수입 감소나 가장의 무게 보다는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윤영미는 “맞다. ‘왜 나만 벌어?’ 이건 아니다. 수입은 어디서든 발생하면 된다고 본다. 태도의 문제라고 본다. 평생 고생한 아내의 모습을 보며 뭐라도 도와주려는 애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며 남편은 자신의 절박한 마음을 몰라준다고 하소연했다.
윤영미는 “프리랜서 선언 이후 아이들이 유학을 가게 됐고 홀로 아이들의 유학비용을 다 보냈다. 홀로 일하려니까 과부하가 오기도 했다. 힘겨울 때마다 남편에 대한 원망이 나오더라”고 털어놨다. 현재 미국에서 두 아이가 동시에 대학을 다니고 있으며 홀로 감당하기 벅차다는 것.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 말할 때는 에너지가 다르다며 남편이 아내는 돕지 않아도 되는 강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남편분은 신부님을 하셨으면 딱 맞다. 늘 베풀고 이웃을 돌보는 신부님 같다”라며 “그러나 결혼생활의 관점에서 보면 배우자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오은영은 “나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노동은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며 “아내와 돈과 마음을 함께 나누도록 하셔라. 아내에게 돈이란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란 아내의 가치관을 이해하면 소통하시는데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 사진 = ‘금쪽 상담소’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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