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또 ‘악마의 편집’이다.
아나운서 겸 모델 김나정은 16일 채널S ‘진격의 언니들-고민커트살롱'(이하 ‘진격 언니’) 방송분을 두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제가 (방송을) 하기로 해서 촬영한 것이라 어쩔 수 없지만 자극적으로 방송이 됐다”며 “사전 인터뷰 때부터 방향에 대한 생각이 안 맞았고, 녹화 전날까지 꼼꼼하게 짚어 (제작진에게) 말씀드렸는데 제 생각과 다르게 방송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멋대로 만들어진 방송은 어떤 악성 댓글보다 나를 힘들게 한다”며 “저를 욕먹어도 좋은 바보로 만들지 말아 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김나정은 지난 14일 ‘진격 언니’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나정은 ‘아나운서는 벗으면 안 되나요?’라는 고민을 주제로 MC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수위가 높은 남성 잡지 모델로 이름을 알린 김나정은 “저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안 좋아하는 분들이 있어 조언을 받고 싶다”며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자로 태어나서 젊을 때 나만의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방송 직후 김나정의 이름이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방송 자료화면에서 공개된 ‘바니걸’ 복장의 아나운싱은 그대로 박제돼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 확산되고 있다. 김나정의 소신 발언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자극적인 고민 주제 또한 화두였다. 그러나 김나정이 해당 방송분을 ‘조작’이라고 주장하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무리한 연출, 의도가 담긴 편집은 예능가의 고질적인 병폐다. 제작진 입장에선 시청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재미요소를 만들어야 하지만, 과정에서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앞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도 같은 맥락의 문제로 비판받은 바 있다. 그룹 이달의 소녀 츄가 과도한 연출의 희생양이 됐다. 방송 예고편에 등장한 츄는 섭식장애, 거식증, 자해 등 자극적인 키워드로 소개됐다. 예고편만 보면, 츄가 실제 스트레스로 인해 육체적·정신적 질환에 시달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예고편이 공개된 후 츄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섭식장애, 거식증 등 전혀 아니다”라며 “큰 오해와 걱정보단 응원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해명했다.
ENA·SBS 플러스 ‘나는 SOLO <나는 솔로>‘는 수차례 악마의 편집으로 몸살을 앓았다. 남녀 출연진들이 매칭되는 과정을 짜깁기식으로 편집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과하게 몰입한 시청자들이 출연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찾아가 악성 댓글을 남기고, 결국 출연진들이 직접 논란을 해명하면서 조작된 방송을 규탄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 밖에도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 출연하고 있는 오은영 박사는 명성에 타격을 입었다. 오 박사가 방송에서 성추행을 의심할 수 있는 한 의붓 아빠를 두둔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다. 이에 오은영은 “아이가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 부분이 편집됐다”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진격언니’ 방송 캡처, 채널A·ENA·SBS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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