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역시 남행선이다. 아니 전도연이다. 또 한 번 믿고 보는 배우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일타스캔들’은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이 대한민국의 치열한 사교육 현장에 뛰어든 열혈맘으로 변신, 사교육의 중심에 있는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과의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다. 극중 전도연은 지능장애를 가진 남동생 남재우(오의식 분)와 소식을 알 수 없는 언니의 딸 남해이(노윤서 분)를 책임지는 누나이자 엄마의 역할을 해내는 슈퍼우먼을 연기한다. 생활력으론 밀리지 않는 그녀이지만,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내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캐릭터다.
남행선과 최치열의 로맨스는 새롭지 않다. 두 사람이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서로에게 서서히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대부분의 로맨스물이 그렇듯 두 사람 사이에 놓인 방해물 또한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극의 전반을 두고 보면 클리셰 범벅이란 의미다. 하지만 아는 맛이 가장 무섭다고 했다. 시청자들은 남행선과 최치열의 사랑에 열광한다.
드라마의 흥행 주역은 단연 전도연이다. 억척스럽지만 오버스럽지 않은 집안의 가장, 언니가 낳은 자신의 양딸을 생각하는 엄마, 상황과 별개로 커져만 가는 사랑을 두고 어쩔 줄 모르는 여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애니웨이”. 내뱉기 어색할 수 있는 이 단어는 극을 아우르는 전도연의 유행어다.
전도연은 ‘일타스캔들’로 2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로맨스물로는 SBS ‘프라하의 연인’ 이후 18년 만이다. ‘일타스캔들’의 1회 시청률은 4.0%(닐슨코리아 기준). 전도연과 정경호의 연기 내공과 명성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하지만 탄탄한 연기와 스토리라인으로 시청률이 상승세를 나타냈고, 지난 12일 10회에서 13.5%(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올라섰다. 1회와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드라마의 화제성에 힘입어 전도연의 극중 패션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에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공개된 전도연의 패션이 모음집으로 돌아다닐 정도다. 주로 약간의 촌스러움을 더한 화려한 색상의 꽃 패턴이 돋보이는 의상이다. 자신의 겉모습엔 무심하면서도 취향이 확고한 남행선의 성격이 반영된 착장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드라마에서 선보이는 남행선의 의상은 중저가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이다. 평범한 대학생이 수백만원 대의 명품 브랜드 의상을 입고 나와 이질적인 느낌을 안긴 여느 드라마와 달리 극과 현실의 밸런스가 맞아떨어진다.
전도연은 지난 2019년 JTBC ‘방구석 1열’에 출연해 “가볍고 재밌는 작품을 하고 싶은데 아무도 제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믿지 않는다”며 “무겁고 심각한 영화만 선택하는 배우가 됐다”고 말했다. 영화 ‘밀양'(2007)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주로 무거운 연기만 한 데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해야 할 배우로서 그 상에 대한 부담을 견디는 게 힘들었다”며 “지금도 그걸 견뎌내는 시간에 있다”고 덧붙였다. 긴 시간 견디고 버틴 전도연에게 ‘일타스캔들’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분명한 건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역시 전도연”이라고 호평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타스캔들’은 매주 주말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되며, 총 16부작으로 편성됐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tvN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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