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미래 SM엔터테인먼트는 누구 손에 들어갈까. 카카오의 SM일지, 혹은 하이브의 SM일지, 현 시점 연예 관계자들 사이 최고의 화두다.
2월 13일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의 1대 주주는 하이브다. SM 설립자인 이수만이 자신의 지분 14.8%를 하이브에 넘기면서다. 앞서 SM 현 경영진이 카카오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하며 SM과 카카오가 손을 잡는 그림이 완성되는 듯 했으나 하이브가 등장하며 판도가 180도 달라졌다.
SM 현 임원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를 포함해 경영진 25인이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를 반대한다”면서 하이브의 SM이 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실제 SM 내부 분위기 역시 그렇다. 며칠 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SM 인수전에 대한 사우들의 생각을 묻는 투표가 올라왔다.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와 카카오 측을 지지한다는 의견이 86%로 하이브 인수를 찬성하는 15%를 훌쩍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이번 ‘빅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SM만의 헤리티지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지, 두 대형 회사가 하나가 될 경우 케이팝 시장이 지나치게 획일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이돌 그룹을 기획해온 한 가요계 관계자는 TV리포트에 “케이팝에서 SM이라는 존재는 매우 상징적이지 않나.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프론티어라는 개념이 큰 데다 지금의 케이팝의 위상을 갖게 된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점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면서 “한때 케이팝의 정체성이었던 SM이 지금의 상황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 결국 개인의 욕심이 부른 화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합쳐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하이브도 대형, SM도 대형 회사이지 않나. 다른 중소 회사들이 이 메머드급 회사에서 쏟아내는 콘텐츠와 아티스트들에 맞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며 “음악이 다양해야 시장이 건강하게 롱런할 수 있다. 하이브 소속도, SM 소속도 아닌 입장에서 두 회사의 결합이 향후 가요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라고 우려했다.
한편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향후 활동 가능 여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SM 아티스트 간 의리, 패밀리십은 그 회사의 상징과도 같은 것인데 하이브든, 카카오든 다른 회사에 인수돼 실적 주의로 가게 되면 SM타운 같은 SM만의 가족적인 그림을 앞으로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에서 물러난 뒤 선포된 ‘SM 3.0’, SM의 세 번째 세대는 오랜 기간의 진흙탕 싸움을 거쳐야만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3월 6일 이수만의 지분을 취득하는 한편 소액주주로부터 최대 25%까지 지분을 모으겠다는 목적의 공개매수도 진행,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박차를 가한다.
그런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행법상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회사가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의 상장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할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하며, 하이브와 SM도 그 대상이다. 대형 기획사의 기업결합 심사는 처음인 만큼 공정위도 추이를 지켜보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 심사가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하이브,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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