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에서 사람 된 쌍둥이 이야기…”박성웅 생각하며 시나리오 써”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개그맨이 아닌 감독 박성광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코미디언 박성광이 상업영화 감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쌍둥이 곰의 이야기를 그린 ‘웅남이’가 내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웅남이를 연출한 박성광은 13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독립영화 연출도 해봤지만 상업영화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많이 느꼈다”며 “영화를 찍고 있는, 이미 찍은 감독님들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첫 상업영화로 ‘웅남이’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일 잘하는 걸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 전에 단편영화를 했을 때는 무거운 영화를 많이 했어요. 개그맨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죠. 상업 영화는 내가 제일 잘하는 걸 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 코미디를 하게 됐습니다. 그게(코미디가) 제게는 가장 큰 무기일 수도 있고 가장 큰 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되긴 합니다.”
‘웅남이’의 타이틀롤은 배우 박성웅이 맡았다. 그는 쌍둥이인 ‘웅남이’와 ‘웅북이’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웅남이는 전직 경찰로 국제범죄조직에 대항해 공조수사를 펼치는 인물이고, 웅북이는 국제범죄조직의 2인자다.
박 감독은 “박성웅 선배님과 14∼15년 전쯤 만났을 때 ‘저는 영화감독이 꿈이다. 나중에 선배님과 같이 꼭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면서 “꿈을 실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웅) 선배님을 생각하며 썼기 때문에 웅남이는 선배님이 안 하면 탄생할 수 없었던 작품입니다. 제목도 선배님을 생각하고 만든 겁니다.”
박성웅은 “저를 놓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니 안 할 수 없었다”면서 “재작년에 대본을 받았는데 ‘이 친구가 이걸 해내네’ 싶어 기특했다”고 했다.
1인 2역을 맡은 것에 대해선 “한 명이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쌍둥이이기 때문에 쟤는 착한 놈, 쟤는 못된 놈으로 여기기보다는 근본은 같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웅남이’에는 박성웅 외에 이이경, 염혜란, 최민수, 백지혜 등이 출연한다.
이이경은 웅남이의 동네 친구이자 유튜버인 말봉, 염혜란은 웅남이의 엄마 장경숙 역을 맡았다. 최민수는 국제범죄조직 보스 이정식, 백지혜는 웅남이와 말봉이의 친구이자 동네 순경인 나라를 연기했다.
이이경은 “성광이 형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형이기 때문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 있으면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며 박 감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성광 감독님이 누구보다 부담을 많이 가지셨을 것”이라면서 “촬영장에서 크게 탈모도 왔고 사타구니에도 염증이 너무 심해서 걷기도 힘드셨었다”고 전했다.
최민수는 “(캐스팅 제안을 받고) 제작사 대표가 궁금했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사실 개그맨이 연출한 게 그전에도 있었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투자 환경이 녹록하지 않았을 텐데 그걸 진행했던 영화사 대표가 누구인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이어 “박성광 감독도 처음 만났을 때 되게 말 안 듣게 생겼다고 ‘개구쟁이’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굳어있다. 여기서 성공을 해야 한다는 욕심이 저 얼굴을 굳게 만든 것 같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백지혜는 “단군 신화에서 비롯된 발칙한 상상력을 재밌게 풀어낸 영화”라며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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