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수연 기자] 배우 이드리스 엘바는 틀 안에 갇히는 것에 지쳤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배우 이드리스 엘바는 한 인터뷰를 통해 ‘흑인 배우’가 자신의 경력에 제약적인 꼬리표가 됐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스스로를 ‘흑인 배우’라 부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드리스 엘바는 “물론 나는 흑인의 일원이다. 하지만 미국에 가면 나는 영국인이다”라며 “만약 우리가 서로의 차이점이 아닌 유사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서로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 지구 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인종에 집착한다. 그 집착은 사람들의 열망을 방해하고 성장을 방해한다”라며 말을 이어간 그는 “물론 인종 차별은 토론의 주제가 돼야 한다”면서도 “내 상황에서는 ‘흑인’이 나를 곤경에 빠뜨린다. 우리는 성장해야 한다. 피부는 피부일 뿐 그 이상이 아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앞서 다른 인터뷰에서 이드리스 엘바는 “흑인들이 연기하는 것을 보지 못했고 나는 그것을 바꾸고 싶었다”라며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저는 배우가 훌륭한 직업이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것을 택했다”며 “경력이 쌓이면서 흑인 최초로 배우 일을 하는 것이 어떤지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냥 모든 일은 나에게 처음일 뿐이다. 내가 백인이어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의 인어공주 역으로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된 것은 많은 논란이 있었다. 원작 인어공주는 백인인데 왜 흑인 배우가 연기하냐는 것. 이에 감독은 “특별한 정책은 없었다. 그저 그 배역에 가장 적합한 배우를 찾고 있었다. 목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고 열정적이고 아름답고 똑똑한 사람을 뽑는 것이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인종, 성별, 국적 면에서 ‘다양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추세다. 지난달 10일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열연한 흑인 배우 안젤라 바셋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 영화가 흑인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극을 주도하게 한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또한 마블 스튜디오 측은 흑인 슈퍼맨의 등장을 예고한 바 있어 향후 흑인 배우들이 펼칠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수연 기자 tndus11029@naver.com / 사진= 영화 ‘옵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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