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더 글로리’ ‘재벌집 막내아들’ 등 국내 인기 드라마들이 대거 중국 불법 사이트에서 여전히 스트리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월 2일 현재 중국 스트리밍 사이트 한쥐왕(한극망)에서는 총 1671개 한국 드라마가 공유되고 있다. 한국 외 중국, 미국, 일본, 대만, 홍콩, 태국 국가의 드라마들도 이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 되는데, 한국 드라마는 5천여 편을 보유한 중국 다음으로 그 수가 많다.
한쥐은 이미 약 10년 전부터 한국의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에 자막을 달아 불법으로 스트리밍해온 사이트다. 여러 차례 저작권 이슈가 불거졌으나 그럴 때마다 사이트 주소를 바꾸는 등 꼼수로 불법 행위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불법 유통으로 문제가 됐던 JTBC ‘재벌집 막내아들’과 넷플릭스 ‘더 글로리’도 여전히 이 사이트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티빙과 넷플릭스를 구독하지 않아도 이 사이트를 통해 전편 시청이 가능하다. 드라마 재생을 클릭하면 팝업이 뜨고, 재생 화면에는 광고 글이 자막으로 지나간다. 불법 유통 콘텐츠로 광고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
뿐만 아니다. 최근 막을 내린 한국 드라마와 과거 화제작은 물론론이고 ‘태풍의 신부’, ‘마녀의 게임’, ‘내눈에 콩깍지’ 같은 일일 드라마와 ‘일타 스캔들’, ‘법쩐’, ‘꼭두의 계절’, ‘두뇌공조’, ‘트롤리’, ‘삼남매가 용감하게’, ‘대행사’, ‘사랑의 이해’,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2’, ‘남이 될 수 있을까’, ‘빨간 풍선’ 등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방영 중인 드라마 대부분이 본 방송 이후 중국어 자막과 함께 업데이트되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미끼’, 왓챠의 ‘신입사원’, 티빙의 ‘아일랜드’와 ‘술도녀2’ 등 각 OTT 독점 콘텐츠도 모두 이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실시간 한국 드라마 스트리밍 순위도 제공된다.
더 큰 문제는 이 콘텐츠들 모두 한국에서도 무리 없이 접속할 수 있다는 것. 구독료를 내야만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 OTT 콘텐츠를 중국 불법 사이트를 이용해 한국에서도 공짜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재벌집 막내아들’ 측은 지난 1월 중국 OTT 플랫폼 아이치이에 불법으로 영상이 업로드되자 이를 즉각 삭제 조치했다. 앞서 제작사는 “중국에서는 (드라마를 볼) 공식 루트가 없다”라는 사실을 확인한 바. 2일 제작사 관계자는 TV리포트에 불법 유통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상황을 공유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더 글로리’의 넷플릭스 측은 “창작자들의 노력이 깃든 작품에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는 환경에서, 좋은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탄생할 수 있다고 믿는 저희의 입장에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TV리포트에 전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회원들이 한 날 한 시에 저희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도록 서비스함으로써 불법 다운로드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저희의 서비스가 비교적 오랫동안 서비스된 지역에서는 확연히 불법 다운로드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면서 “불법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전 세계의 다양한 모니터링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중국 온라인에는 영화 ‘유랑지구’가 불법 유통되자 당국이 신속히 대응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가 밀어주는 자국 콘텐츠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다수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한국 콘텐츠의 중국 내 불법 유통을 근절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2017년 한한령이 시작된 이후 한국 콘텐츠를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볼 방법은 사라졌고, 불법 유통은 전보다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오랜 시간 지속된 한국 콘텐츠 도용에 여전히 강 건너 불 구경 중이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한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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