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같은 반려견의 새 가족 찾기…’청년경찰’ 김주환 감독 신작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1천만 반려인이 함께해주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웃음)”
영화 ‘멍뭉이’에서 주연을 맡은 유연석이 31일 서울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보고 있으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3월 1일 개봉하는 ‘멍뭉이’는 민수(유연석 분)가 동생 같은 반려견 루니의 새 가족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민수의 사촌 형 진국(차태현)이 그 여정을 함께한다.
연출을 맡은 김주환 감독은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 두 마리를 생각하며 작품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이전 영화를 준비하면서 많이 바빴어요. 어느 날 식사하는데 느낌이 싸하더라고요. 10년 넘게 기른 강아지 두 마리가 있었는데 어머님께 잘 있냐고 하니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바쁘고 힘들어해서 말을 안 했다고…. 가족이고 어떤 일이 있어도 임종은 봐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게 한이 돼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세상의 강아지들이 조금 더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전작 ‘청년경찰'(2017)에서 두 경찰대생의 우정을 코믹하게 그려냈던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두 친척 형제의 브로맨스를 담아냈다.
김 감독은 “‘멍뭉이’는 두 친척이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찾아 나가는 여정”이라면서 “‘청년경찰’이 젊은 아이들의 티키타카가 있는 코미디였다면, ‘멍뭉이’는 일종의 ‘친척 버디극'”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는 또 다른 주연 배우인 강아지 루니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감독과 배우들은 강아지와 함께 촬영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 감독은 “강아지는 통제가 안 돼서 그냥 내버려 뒀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처럼 다큐멘터리식으로 찍었다”고 회상했다.
유연석은 함께 호흡을 맞춘 강아지 루니에 대해 “놀랍도록 의젓한 친구다.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았다. (강아지에게) 얹혀서 (작품을) 찍은 것 같다”며 웃었다.
“루니는 이미 훈련된 견공이었지만, 오랫동안 키웠던 반려견의 느낌을 주는 건 교육으로 할 수 없잖아요. 촬영 전부터 훈련소에 자주 가서 놀아주면서 유대를 쌓았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촬영할 때 자연스레 여러 감정을 표현해주더라고요. 제가 루니를 보면서 덩달아 연기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차태현은 “촬영할 때 여름이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했는데 개들은 피곤하다 싶으면 바로 들여보내고 휴식하게 했다”면서 “이거야말로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연석과 차태현은 드라마 ‘종합병원 2′(2008) 이후 10여 년 만에 이번 작품으로 재회했다.
유연석은 작품을 택한 이유로 차태현을 꼽았다. “‘종합병원 2’ 때 좋은 기억이 많았었는데 오랜만에 영화를, 그것도 친척 형으로 함께 해서 너무 반가웠어요. 형과의 ‘케미’가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0년 6월 촬영을 시작한 ‘멍뭉이’는 코로나19로 개봉을 2년간 미룬 끝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차태현은 “개인적으로 기적적인 개봉이라고 생각한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너무나 편하고 재밌게 보실 수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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