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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2’ 결말은 ‘꽃’에 답이 있다…김은숙 드라마 공식 [리폿@이슈]

TV리포트 조회수  

[TV리포트=이수연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가 식을 줄 모르는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진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오는 3월 10일 시즌 2가 그 베일을 벗는다. 시즌 2 공개까지 한 달여 가까이 남은 가운데 문동은(송혜교 분)의 복수의 끝은 어딜지, 가해자 5인방의 최후는 어떻게 될지 시청자들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추측을 제각기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더 글로리’ 속 김은숙 작가의 ‘꽃’ 연출이 화제다. 촘촘한 스토리 구성과 시적인 대사, 이유 없는 장면이 없는 섬세한 복선으로 시청자를 매료시키는 ‘히트작 메이커’ 김은숙 작가는 사실 작품에서 유독 ‘꽃’을 많이 활용해 결말을 이끌어 낸다.

꽃은 사회적으로 부여된 고유의 꽃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꽃을 주는 행위만으로도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김은숙 작가는 꽃을 이용해 드라마의 시각적인 미를 더하는 것은 물론, 인물 간의 관계를 설명하기도 하고 인물의 결말을 시사하기도 한다.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 이전에도 ‘도깨비’, ‘더킹: 영원의 군주’ 등 다양한 작품에서 꽃을 통해 시청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출 기법을 사용했다.

지난 2016년 공개된 드라마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와 그의 앞에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 벌어지는 낭만 설화로 김은숙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도깨비’에서도 다양한 꽃이 등장한다.

특히 ‘도깨비’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은탁(김고은 분)과 도깨비(공유 분)의 첫 만남 속 메밀꽃은 두 사람의 미래를 암시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도깨비는 아주 우울한 생일을 보내고 있는 도깨비 신부 은탁에게 메밀꽃을 건넨다. 메밀꽃의 꽃말을 묻는 은탁에 도깨비는 “연인”이라 답한다.

생을 마감한 은탁의 엄마 대신해 삼신할매(이엘 분)가 은탁의 졸업식을 찾아온다. 각자의 부모님들과 졸업을 자축하며 기쁨을 만끽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민망해하던 은탁을 찾아온 삼신할매는 안아주며 “고생 많았어, 엄마가 엄청 자랑스러워하실거야”라고 위로한다. 이어 삼신할매는 은탁에게 목화 꽃 한 다발을 건넨다. 목화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삼신할매는 어머니 대신 은탁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전해준다.

2020년 공개된 ‘더킹: 영원의 군주’에서는 상사화가 등장한다. ‘잎이 다 지고 난 다음 꽃이 펴,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 한다’는 의미의 상사화는 꽃말도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이는 대한 제국의 황제 이곤(이민호 분)과 대한민국의 형사 정태을(김고은 분)이 서로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서 서로를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처지를 상징한다.

상사화의 꽃말에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새드 엔딩 예고가 아닐지 불안감을 내비쳤지만 이곤이 정태을에게 만개한 상사화를 건네며 드라마는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났다.

‘더 글로리’ 1화에서 나팔꽃이 등장한다. 동은이 살고 있는 에덴빌라 건물주 할머니는 동은에게 하얀 악마의 나팔꽃을 건네며 “저건 지상을 향해 나팔을 불어서 천사의 나팔꽃, 그건 하늘을 향해 나팔을 불어서 악마의 나팔꽃. 신이 보기에 건방지다나? 그래서 그런지 그 꽃은 밤에만 향기가 나요”라고 말한다. ‘더 글로리’ 속 나팔꽃은 캐릭터 포스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시즌 2 시청 전 곱씹어 봐야 할 의미심장한 소재다.

나팔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이다. 문동은은 자신의 교실로 찾아온 박연진(임지연 분)에게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죽어보자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라고 한다. 문동은에게 기쁜 소식은 20년을 기다려온 복수의 시작이다.

할머니가 동은에게 준 나팔꽃은 ‘악마의 나팔꽃’이라고 불리는 흰독말풀이다. 꽃말은 ‘속임수’, ‘덧없는 사랑’이다.

동은과 동은의 협력자들의 캐릭터 포스터 뒤에는 이 악마의 나팔꽃이 보인다. 그러나 동은과 협력자들의 시선은 천사의 나팔꽃처럼 아래를 향하고 있다. 천사의 나팔꽃은 천사가 지상에서 내려와 죄인들을 벌하는 최후의 심판이란 의미가 담겨있다. 그리고 가해자 5인방의 포스터에는 천사의 나팔꽃이 보이며 천사의 나팔꽃의 줄기가 가해자들의 목을 감고 있다. 즉 가해자들을 심판할 천사의 나팔꽃은 동은과 협력자들을 의미한다.

악마의 나팔꽃은 가해자들을 의미한다. 밤에만 향기가 나는 악마의 나팔꽃은 가해자들이 어두울 때, 즉 안 좋은 일을 행할 때만 생기가 넘치는 모습과 유사하다.

할머니는 동은에게 악마의 나팔꽃을 ‘꺾어서’ 건넨다. 따라서 할머니가 동은의 복수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인물로 예상되며 시즌 2에서 펼쳐질 그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러나 연진의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은 천사의 나팔꽃의 모습을 한 악마의 나팔꽃과 함께 있다. 지면을 향해 피고 있으나 하얀색으로 분명히 악마의 나팔꽃이다. 하도영이 동은의 복수에 휘말린 사람이 될지 아님 동은의 조력자가 될지, 혹은 하도영 또한 누군가를 향한 복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이 역시 시즌 2에서 확인할 관전 포인트다.

마지막으로 문동은의 포스터에도 의문점이 있다. 가해자 5명과 마찬가지로 나팔꽃의 줄기가 목을 감고 있는 것. 손에 피는 안 묻히겠다던 문동은이 어떤 복수를 하기에 하늘의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일까. 동은이 처절한 복수의 끝으로 가해자들처럼 타락하게 되는 것일까.

김은숙 작가의 첫 스릴러 ‘더 글로리’의 흥행은 전 세계적으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따라서 김은숙 작가가 그려낸 ‘학폭에 대한 복수’는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겨 주며 많은 환호를 받고 있다. ‘더 글로리’가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면서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방아쇠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이수연 기자 tndus11029@naver.com / 사진= TV리포트 DB, 드라마 ‘도깨비’, ‘더 킹: 영원의 군주’, ‘더 글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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