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울었다. 남편도 몰랐을 것.”잘나가던 그녀가 운 이유는…
홈쇼핑 진출 10년 만에 1조 50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홈쇼핑의 여왕으로 등극한 방송인 최유라가 “밤 9시가 되면 변기에 앉아 혼자 울었다”고 속마음을 털어놔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방송반과 신문편집부 활동을 통해 방송 진행자를 꿈꾸던 최유라는 신방과와 커리큘럼이 유사한 동국대 연극영상학과에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연기활동에 큰 목표가 없었던 그녀는 주로 무대를 만드는 스태프 역할을 자처하며 박신양, 유준상, 이성재 등 선후배와 동기들 뒤에서 무대를 만들고 단역으로 출연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대학 3학년, 최유라는 학과 교수님의 반복적인 출연제의에 1990년 영화 ‘수탉’을 통해 배우로 데뷔하게 되고 해당 작품으로 대종상 신인상까지 수상하며 촉망받는 신인 배우 대열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국민 프로그램이었던 ‘뽀뽀뽀’의 진행자 ‘뽀미언니’ 자리까지 단숨에 올라 대중적 인지도를 쌓는 건 물론, 처음이자 마지막 연애 상대를 만나는 겹경사를 이루게 됩니다.
“만나고 싶어 사고냈다”, 아찔한(?) 연애담
바쁘기로 유명한 연극영화과에 재학하며 방송활동까지 병행한 최유라는 그 흔한 캠퍼스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계획적으로 다가간 건 당시 ‘뽀뽀뽀’의 막내 카메라맨이던 맹기호씨 입니다. 최유라에게 첫 눈에 반한 채로 혼자 속앓이 하던 맹기호는 최유라의 하차 소식을 듣고 그녀의 차를 들이받아 고의로 접촉 사고를 내며 인연을 만들었습니다.
최유라 역시 함께 일하는 스태프로서 맹기호 씨에 대한 인상이 좋았기에 두 사람은 교통사고라는 특별한 계기를 시작으로 만남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대해 최유라는 “사람이 참 단정했다. 막내 카메라 감독이라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늘 빙긋 웃기만 하지 말을 하지 않았다. 눈길이 가는 사람이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이후 비밀연애를 시작한 최유라와 맹기호는 방송국 7층 건물을 단둘이 손잡고 걸어 올라갈 정도로 애틋한 사랑을 이어갔습니다. 이때, 한 기자가 심증만으로 최유라의 ‘열애설’ 기사를 터뜨렸는데요 ‘열애설이 아니라 진짜 열애’라는 점에서 분노한 최유라는 추측성 기사를 쓴 기자를 골탕 먹이고 싶었다고 합니다.
실행에 옮기기로 한 그녀는 아는 기자를 주차장으로 불렀고, 그 자리에서 남자친구와 사진을 찍게 하며 “결혼한다고 써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다음 날 결혼 기사가 보도됩니다. 그렇게 부모님과 상의도 하지 않은 채 돌발적인 결혼 발표를 한 최유라는 1991년 첫사랑이었던 남편과 결혼에 골인하게 됩니다.
방송인 아냐, 방송 잘하는 가정주부일 뿐
결혼 이후 최유라는 본인이 원하던 자리를 찾아 라디오 진행자를 맡게 됩니다. 영화배우로 먼저 데뷔해 라디오 진행자로 자리를 옮긴 것이 의아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직업이 ‘진행자’였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잘 찾아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1995년부터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진행을 맡은 최유라는 남자 진행자가 수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프로그램의 메인 진행자로 자리를 지켰고, 나이대를 불문하고 새로운 상대와도 늘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습니다.
해당 프로를 진행하는 동안 최유라는 두 자녀를 낳고 키우면서 워킹맘으로 일을 이어갔는데요, 특유의 밝은 목소리와 안정적인 진행 실력, 생활 속에서 나오는 경험담과 웃음은 부족함 없이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에 대해 최유라는 “내 꿈은 내 가족과 같이, 내 가족이 바라보는 방향 안에서 찾고 싶은 거고 또 찾아가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가정생활과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연기 활동을 접고 라디오 진행에만 집중했고 스스로를 “방송인인데 가정생활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주부인데 방송을 잘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다이슨도 뚫었다! 그녀가 내건 파격조건
일과 가정을 둘 다 잡은 최유라는 주부들의 워너비가 되었고 2000년대 후반, 주부를 타깃으로 하는 홈쇼핑 관계자 다수에게 러브콜을 받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전까지 홈쇼핑을 한 번도 본 적 없던 그녀는 ‘어떻게 남의 말을 듣고 사느냐’는 생각에 1년 가량 고민하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게 됩니다.
그 조건은 바로 “(상품은)내가 쓰는 것, 먹는 것, 우리 집에 있는 것으로 하겠다”는 것. 다른 홈쇼핑과는 다르게 호스트가 직접 상품 선정에 개입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최유라쇼’ 무대에 섰습니다.
홈쇼핑을 통해 유통되는 물건을 판매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최유라가 직접 써보고 좋다고 판단한 제품을 판매로 연결하다 보니 초반 2~3년 동안은 업체 선정에 골머리를 앓았다고 합니다. 특히 해외 업체들의 경우, 홈쇼핑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판매를 허락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요, 그녀의 진심은 유명한 가전제품 기업 다이슨을 뚫어버립니다.
영국 다이슨 본사에 직접 방문하여 제품들을 확인하고 공장을 둘러보며 진정성을 보였기 때문일까요?
최유라는 신제품 입점에 성공한 것은 물론, 다이슨으로부터 모든 신상품을 백화점과 최유라에게만 주겠다는 방침까지 받아냅니다. 단순한 쇼호스트가 아니라 기획부터 디렉팅까지 모두 참여하는 최유라는 이후로도 해외의 주방가전 관련 박람회에 참석해서 업체와의 계약까지 직접 성사 시킵니다.
한편,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성격 탓에 제작진들을 난감하게 만든 적도 여러 번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방송 도중 제품의 단점까지 다 말해버리는 일인데요, 소비자들은 오히려 그런 그녀의 솔직함과 정직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상술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믿음이 간다”고 최유라를 하나의 브랜드로 받아들였습니다.
‘슈퍼우먼’ 뒤에서 울고 있던 ‘워킹맘’
27년동안 쉬지않고 열정적으로 일한 최유라는 2017년, 돌연 라디오 진행을 내려놓습니다. “쉬고 싶다”라는 말과 함께 라디오를 떠난 그녀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21년, “내가 그만두고 뒤를 이어 DJ 하는 사람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 들었다”면서 “미련이 1도 없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일을 그만 두고 라디오를 진행하던 오후 4시에 시장도 가고 친구도 만나면서 여유 있게 보낸 시간에 만족한 모습이었습니다.
방송을 쉬는 대신 쇼호스트로서 홈쇼핑 활동에 집중한 최유라는 2009년 시작한 프로그램이 10년을 넘기면서 현재까지 매출 1조 5천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유라는 무덤덤하게 “그렇다고 하더라”라고 인정하면서도 “내 수익은 아니다. 난 그냥 월급 받는다”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어서 홈쇼핑 매출 비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그녀는 “홈쇼핑에서 오프닝으로 일상 이야기를 한다. 20분 정도 지나면 오히려 시청자가 상품의 가격과 구성을 물어본다”면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물건 판매로 이어지는 방식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로서 다져진 입담으로 홈쇼핑을 토크쇼로 만들 수 있는 건 그동안의 이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과거 최유라는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부추긴다’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방송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동시에 주부로서 완벽하게 살림을 해내는 모습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것.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 최유라가 회상한 지난 시절은 슈퍼우먼의 이미지와 달라 보여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라디오 30년, 홈쇼핑 11년을 했다는 최유라는 “바깥 일을 다 해놓고 집안일을 해야 한다. 밤 9시쯤 되면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그냥 울었다. 너무 슬퍼서가 아니라 힘들어서 울었다“면서 “모든 엄마들은 쉴 수 없다”라고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느낄 만한 고단함을 털어놓아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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