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은주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만큼 잔혹한 폭력 사건이 등장해 대중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피해자는 끔찍한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고 가해자는 초범이라는 이유 등으로 집행유예와 벌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는 친구인 줄로만 알았던 가해자들이 몸을 결박하고 불을 질러 전신에 화상을 입게 된 피해자 이경환(가명) 씨가 출연했다.
경환 씨의 온몸에는 화상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는 “누워있을 때나 잘 때 오른쪽으로 돌아 누워있으면 얼굴이 빨개지면서 간지럽고 따갑다. 햇빛 같은 거 비추면 진물이 나오고 살가죽이 벗겨진다. 무조건 모자 쓰고 생활해야 한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3년 전, 경환 씨는 ‘이벤트를 준비했다’라는 가해자들의 말에 피해 장소로 끌려갔고 그 장소에서 의자에 묶인 채 불에 휩싸였다. 그 날은 경환 씨의 생일이었다.
경환 씨의 어머니는 “아들 전화로 박진호(가명)가 ‘어머니 경환이 지금 화상 입어서 병원가는 길이다’라더라. 갔더니 이미 붕대로 다 감겨있더라. 박진호는 옆에서 ‘죄송하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가해자들은 경환 씨에게 두건을 씌우고 양 팔을 붙잡고 차에 태워 어디론가 끌고 갔다. 그들은 경환 씨의 팔, 다리를 의자에 묶고 휘발유를 둘렀으며 폭죽에 불을 붙였다. 경환 씨는 “가해자들은 시시덕거리면서 다른 사람이랑 영상통화 하고 있었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동영상을 찍으면서 즐기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폭죽의 불은 휘발유로 옮겨붙었고 경환 씨는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그는 이로 인해 얼굴, 목, 팔과 다리, 엉덩이 등 몸의 40%에 달하는 부위에 화상을 입었다. 병원비는 4천만 원이 들었고 경환 씨의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가해자 네 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하지만 가해자들의 처벌은 집행유예와 벌금에 그쳤다. 혐의는 중과실치상으로, 그들의 범행이 초범이고 합의를 했다는 이유로 참작됐다. 경환 씨는 가해자들을 ‘감옥’에 보내고 싶다고 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 경환 씨의 어머니는 합의금 1천만 원이라도 받아 병원비에 보태고자 아들 몰래 합의를 해준 것이다.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가해자 중 한 명인 박진호 씨와 전화 연결에 성공했다. 박씨는 “저는 재판 출석 한번도 빠짐없이 다 진행하고 있고 피해자한테 사과도 많이 했는데 언론에 알려진게 사실과 맞지 않은 내용이 좀 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지금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사건 진행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민사적으로 책임을 진 다음에 제가 사과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신은주 기자 sej@tvreport.co.kr / 사진= ‘실화탐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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