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주세요” 남편에게 끌려갔다는 ‘여배우’의 밝혀진 사망 원인에 모두 오열했다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이던 원로 배우 윤정희가 1월 19일 별세했다는 소식에 모두 애도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윤정희가 투병소식을 밝히자 마자 가족들이 한 행동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윤정희, 79세에 ‘시’처럼 갔다
윤정희는 1월 19일 향년 79세의 나이로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습니다. 1960~70년대 은막의 스타로 크게 사랑받았던 고인은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며 투병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활동을 중단한 지 16년 만인 지난 2010년에 스크린 복귀작인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로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윤정희는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성장했습니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66년 합동영화사 주최의 신인배우 공모전에 참가해 1200:1의 경쟁을 뚫고 배우로 선발됐습니다.
김래성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청춘극장>(1967)로 데뷔해 그해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스타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후 해마다 30여편이 넘는 영화를 찍으며 문희·남정임과 함께 1960년대 여성 배우 ‘트로이카’로 불렸습니다.
윤정희는 사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습니다. 윤정희는 영화 배우로 바쁘게 지내면서도 대학 졸업 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대학원에 진학해 한국 여성 배우들의 변천사와 영화적 의미를 분석하는 논문을 써, 여성 배우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석사학위를 딴 학구적인 배우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1973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난 그녀는 방학 때 귀국해 영화를 촬영하면서 학업과 영화 이력을 병행해 쌓아갔습니다. 윤정희는 1976년 프랑스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해 잠정 은퇴하고 파리3대학에서 영화 공부를 이어나갔습니다.
이후 <자유부인>(1981), <위기의 여자>(1987) 등 몇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1994년 엄종선 감독의 <만무방>에 출연하며 두번째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탔습니다. 이후 16년 동안 영화 활동을 중단했다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에서 시를 쓰고 싶어 하는 가난한 노년 여성으로 출연해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줬습니다. 이 작품으로 세번째 대종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연기활동에 박차를 가하던 윤정희가 투병 사실을 알리자마자 ‘가족의 난’이 일어나 화제를 모았습니다.
윤정희 투병 사실 밝히자마자.. ‘가족의 난’
2019년 백건우씨 인터뷰를 통해 10여년째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공개됐으며, 2022년에는 한국에 있는 형제들이 백건우씨와 딸에게 후견인 지위 이의 신청 소송을 했으며 백건우는 형제들이 연주비를 횡령했다고 고소하는 등 가족 간의 오랜 갈등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백건우가 수십 년간 자신의 연주비 21억 원을 횡령했다고 처제를 고소했지만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윤정희씨의 첫째 동생 손미애씨를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했습니다.
이에 윤정희 동생은 “백건우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거짓으로 재산 문제를 계속 제기한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경찰도 백건우 측이 제출한 은행 계좌 거래내역 등을 들여다본 결과 손씨의 횡령 혐의가 소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이에 윤정희의 동생은 백건우가 기자회견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장을 냈지만 이것 또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고소된 백씨를 최근 불송치 처분했습니다.
윤정희 동생 “딸한테 왜 물려, 나한테 줘야지”
이뿐만이 아니라 법원이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인 배우 윤정희에 대한 성년후견인으로 딸 백진희 씨를 지정한 가운데, 윤씨의 동생 측이 이에 불복해 항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건우는 치매를 앓는 윤씨의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해달라고 프랑스 법원에 신청해 딸이 후견인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20년 국내 법원에도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재판부는 앞서 백건우가 제기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청구를 인용하고 윤씨의 성년후견인으로 백진희를 선임했습니다.
성년후견은 질병, 노령, 장애 등 정신적 제약 등 이유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로, 성년후견인은 법원이 정한 범위 내에서 재산관리와 신상보호 권한을 지닙니다.
이에 윤정희의 동생들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윤정희를 구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백건우가 윤정희를 납치해갔으며 백건우가 윤건희를 방치했다고 주장했고, 딸 백진희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법원에 이어 국내 법원에서도 백건우의 청구를 받아들인가운데, 백건우 측은 윤씨 동생들의 주장에 “사실 무근”이라며 “윤정희는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리고 남편 백건우는 “현재 가장 힘들고, 노력하는 사람은 아픈 당사자 옆에서 끝없이 간호해야 하는 우리 딸 진희”라며 “엄마를 정성으로 돌보고 있는 우리 진희에 대한 억지와 거짓의 인신공격은 더 이상 허락하지 않겠다”라고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네티즌은 “가족인데 그러고 싶나”, “윤정희는 무슨 죄야”, “백건우 말이 맞는지 윤정희 동생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좋은 배우로 남은 윤정희 기억하겠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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