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지난해 12월, 마약 범죄와 음주운전 등으로 물의를 빚은 다수 연예인이 KBS로부터 출연 정지를 당했다. 공영 방송인 KBS가 사회적 정서를 고려해 이들의 KBS 출연을 막는 조치를 내린 것.
KBS 출연 규제 명단에 따르면 김새론, 곽도원, 신화 신혜성은 음주운전으로, 돈스파이크, 하정우, 비아이는 마약법 위반으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앞서 지난 2021년, 가수 휘성이 KBS 출연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휘성은 사건 후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방송 복귀는 하지 못하고 음원과 콘서트로 팬들과 만나고 있는 상황이다.
휘성과 마찬가지로 프로포폴 투약으로 재판을 받은 하정우의 행보는 어떨까? 하정우는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친동생의 이름으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하지만 사건은 약식기소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서울중앙지법에 의해 정식재판으로 전환됐고, 2021년 9월 1심에서 재판부는 “각 범행 죄질이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배우로서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며 벌금 3천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8만8749원을 명령했다. 재판 후 하정우는 취재진 앞에서 사과와 함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조심하며 건강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하정우의 KBS 방송 출연은 어려워졌지만 그 외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하정우를 열렬하게 찾는 모양새다.
하정우는 프로포폴 벌금형을 받은 지 1년 만인 지난해 9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으로 복귀했고, 작품은 흥행에 성공했다. 화려한 복귀다. 당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하정우는 프로포폴 사건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2020년 거의 도를 닦듯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냈다.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하정우는 ‘수리남’에서 마약 범죄자에 맞서는 정의로운 인물을 연기해 말 그대로 ‘연기로 보답’했다. 그의 과오를 용서하고 콘텐츠를 클릭하는 것은 전적으로 팬의 선택에 달린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배우 복귀는 성공적이었다. ‘1947 보스톤’ ‘야행’ ‘피랍’ ‘하이재킹’ 등 관객에게 선보일 영화들도 줄을 지었다.
‘수리남’으로 간을 본 하정우의 다음 스텝은 예능이다. 20일 첫 공개되는 여행 리얼리티인 ‘두발로 티켓팅’을 통해 첫 고정 예능에 도전하게 된 하정우는 전날인 19일 제작발표회에도 참여했다. 주지훈, 여진구, 샤이니 민호와 함께한 온라인 제작발표회 현장은 화기애애했다. 연출을 맡은 이세영 PD는 하정우와 주지훈 섭외에 대해 “청춘들에게 여행을 보내주자는 취지에 두 분이 공감해 섭외가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하정우의 복귀는 영리하다. 영화 대신 대중과 좀 더 가까운 OTT 플랫폼을 통해 돌아온 그의 선택은 주효했다. 영화에 비해 대중과 가까운 매체이지만 방송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것이 아닌, 콘텐츠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해 시청하는 구조이기에 하정우의 범죄를 떠올리고 불편해하는 사람도 적다. 이번에는 또 다른 OTT인 티빙의 ‘두발로 티켓팅’에 출연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지난해 KBS 출연 정지 명단에 오른 연예인들 가운데 하정우의 죄질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은 사실이다. 다만 하정우가 짊어질 유명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가벼울지는 대중이 판단할 일이다. 1년의 자숙 끝에 OTT에서 유독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하정우. 그가 나오는 예능을 편하게 볼 시청자가 얼마나 될지, 하정우 캐스팅이 티빙의 자충수일지 아닐지, 공개 후 티빙이 발표할 ‘유료가입자기여’ 순위에 주목해 보자.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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