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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욱, ‘환혼’ 속 자신을 아쉽다고 털어놓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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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재욱,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지붕을 순식간에 뛰어넘으며 날아다니고, 절도가 실린 무공 실력으로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한다. 눈빛엔 힘이 실렸고, 말끝엔 분위기가 실렸다. 인기리에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환혼’ ‘환혼: 빛과 그림자’에서 보여준 이재욱의 모습이 그러했다. 주연으로 극의 중심을 끌고 간 그는, 판타지 세계를 마치 제 세상처럼 자유로이 누볐다. 여러 곡절을 겪은 끝에 도달한 이재욱의 마침표는 행복에 정착했고, 시청자들도 그의 마지막에 기꺼이 환호했다.

‘환혼’과 ‘환혼: 빛과 그림자’는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내용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이재욱은 대호국 명문 술사 집안의 도련님 장욱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이재욱은 두 개의 시즌을 합해 총 30회라는 대장정을 이끌었다. 작품 자체가 OTT에서 국내외로 좋은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이재욱은 데이터코퍼레이션이 조사한 12월 5주 차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떨쳤다.

두 개의 시즌을 오가며 이재욱은 하나의 캐릭터로 다채로운 변화를 오갔다. 철부지 도련님에서 비극을 겪고 흑화하는 과정에서의 섬세한 감정 연기, 눈이 즐거운 화려한 액션부터 애틋하고 달콤한 로맨스, 웃음을 얹은 훈훈한 브로맨스까지 두루 걸쳐내며 한계 없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캐릭터와의 혼연일체로 ‘환혼’이라는 작품의 정체성이 되어 짙은 몰입도를 선사했다.

이재욱,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재욱,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환혼’의 대본을 읽자마자 새로웠어요. 물론 술사, 대호국, 송림 이런 세계관을 이해하는 게 어렵기도 했죠. 그런데 제가 먼저 그 세계관을 잘 알고 이해해야 시청자 분들께도 잘 전달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대사보다도 세계관 공부를 많이 했어요. 시즌물이라는 것도 걱정이 많이 됐죠. 제가 긴 호흡을 원만하게 끝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배우로서 만족감을 느꼈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얼마 전 말레이시아를 다녀왔는데 현지 팬분들이 공항에서부터 환대해주시는 걸 보면서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환혼’의 팬덤이 해외까지 넓어졌다는 걸 실감하면서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환혼’은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했던 판타지 사극이다. 낯선 영역인 만큼 준비 과정에서의 불확실함과 까다롭게 여겨질 지점이 많았다. CG로 소화해야 했던 장면도 다수였고, 시즌을 오가며 변화와 갈등을 극적으로 이끌어내야 했다. 또 최고의 경지에 오른 술사인 만큼 동작에 있어 멋과 힘을 실어야 했다. 특히 자칫하면 힘이 빠질 수 있던 설정과 배경엔 톤의 디테일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그가 ‘환혼’이라는 작품에 문을 두드리게 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라는 장르부터, 송림 ,정진각 등 낯설고 어려운 배경들이 많잖아요.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글 자체가 재밌는지를 우선적으로 봐요. 도전의 의미로 이 작품을 택했죠. 바라던 성과의 목표치는 없었지만 이 정도 화제성이면 감사한 결과이지 않을까 합니다. 처음으로 호흡을 길게 가진 작품이었다 보니까 연기적으로도 매너리즘이 올 때가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지 않고 감독님과 스태프, 함께한 동료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해소해 갔어요. 그렇게 촬영을 다 끝내고 나니 ‘환혼’ 자체가 저의 소중한 기억이 됐더라고요.”

이재욱,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재욱,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두 파트를 오가며 로맨스 호흡을 펼친 정소민, 고윤정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이재욱은 파트1에서 대호국 최고의 살수 낙수의 혼이 깃든 무덕이(정소민)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파트2에서는 낙수의 혼이 제 모습을 찾은 형상의 진부연(고윤정)과의 로맨스를 펼쳐냈다.

“(정)소민 선배의 경우는 작품을 워낙 많이 하신 분이라 현장에서 확실하게 노련한 부분이 있었어요.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경험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무시할 수 없구나를 느끼게 해준 선배였죠. (고)윤정 누나의 경우는 사람 자체가 워낙 밝고 긍정적이에요. 현장이 한 사람의 에너지로 인해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구나를 느끼게 해줬어요. 그런 모습들을 보며 많이 배웠고요. 두 배우와의 호흡에서 어떤 로맨스가 더 좋았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주시기보다 조영(낙수의 본명)이라는 인물 안에 든 영혼을 모두 사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환혼’은 장욱이라는 인물의 성장극으로도 볼 수 있다. 이를 연기한 이재욱도 장욱의 성장에 발맞추며 캐릭터와 함께 또 다른 발달을 이뤄냈다. 캐릭터 자체에 자신의 모든 감정을 실어 넣는 진정성과, 상대역에 따라 달라지는 눈빛의 깊이, 부족한 면을 집요하게 찾고 이를 해결해가려는 진취적인 마음까지. 장욱이 성장으로 이뤄낸 행복한 결말은 이재욱의 것이기도 했다. ‘환혼’으로 많은 이들 마음에 단단하게 새겨진 이재욱이라는 이름 석 자는, 이제 반가움으로 그의 새로운 길에 더 큰 응원을 보내게 했다.

“‘환혼’이라는 작품을 통해 성장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환혼’을 찍으면서 부족한 면이 참 많았어요. 감정신에서 아쉬웠던 부분도 많고요. 대사나 호흡에서도 더 깔끔하고 담백하게 할 수 있었던 것들에 아쉬움을 느꼈어요. 그런데 그러한 아쉬움들이 다음 작품에서는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해줬어요. 완벽한 만족 대신 아쉬움으로 부족한 면을 짚어내는, 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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