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공식 포스터. /사진=MBC 홈페이지 캡처 |
아동 성추행 장면을 편집 없이 방송에 내보냈다는 비판을 받은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결혼지옥)이 2주간의 휴방을 마치고 방송을 재개한다.
9일 MBC 편성표에 따르면 결혼지옥 21회는 이날 오후 10시30분 정상 방영된다.
앞서 결혼지옥은 아동 성추행 논란에 휘말리며 시청자들로부터 폐지 요구를 받았다. 이에 결혼지옥 측은 논란이 됐던 부분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2주간의 재정비 시간을 가진 뒤 돌아오겠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해 5월부터 방송 중인 결혼지옥은 갈등을 빚는 부부의 일상을 관찰하고, 그들이 직접 스튜디오에 나와 오은영 박사와 상담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문제가 있는 부부의 일상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 특성상 가정폭력을 연상시키는 수위 높은 대화와 행동이 많이 등장했고, 이는 곧 화제성으로 연결돼 높은 시청률을 끌어냈다.
결국 문제가 터졌다. 결혼지옥은 지난해 12월19일 20회 방송이 나간 뒤 프로그램 폐지 요구 등 큰 비판에 직면했다. 20회 방송에서는 초혼인 남편과 재혼인 아내가 육아 문제로 갈등을 빚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
두 사람은 아내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을 두고 큰 의견 차이를 보였다. 현 남편은 딸의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등 장난으로 딸에게 애정 표현을 했다. 그러나 딸은 이런 남편의 행동을 거부하며 “삼촌 싫어요”라고 말하며 피하기까지 했다.
또 아내가 남편을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던 적도 있었다. 아이가 놀다가 남편의 안경을 밟았는데 화가 난 남편이 아이에게 욕을 하며 안경을 던졌기 때문이다. 아내는 “(경찰 신고로) 남편이 처벌받길 원한 게 아니라 아동학대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사연자 부부뿐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남편의 행동이 아동 성추행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 또 이런 모습을 단순하게 양육관 차이로 부각한 방송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결혼지옥 제작진은 공식 사과의 뜻을 전했고,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오은영 박사 역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오 박사는 일부 시청자가 제기한 방임 의혹을 부인하며, 자신은 사연자 남편의 행동을 옹호하지 않았고 향후 아이가 잘 성장하도록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2주 만에 재개되는 방송에서 오은영 박사를 비롯한 MC들이 아동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입을 열 것인지, 또 시청자들의 폐지 요구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지 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결혼지옥 측은 9일 오후 3시 기준 21회 방송 관련 별도의 예고나 입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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