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
산악인 엄홍길(63)이 등반하다가 동상으로 발가락 일부를 절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김준호, 이상민이 엄홍길 대장과 함께 지리산 천왕봉으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엄홍길의 뒤를 따라 산을 오르던 김준호는 체력이 고갈돼 뒤처지기 시작했다. 김준호는 “너무 힘들다. 다리가 폭발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엄홍길은 “이겨내라. 나도 다리 아픈데 참는다. 안나푸르나 정복을 앞두고 있는데, 현지 셰르파(티베트계 네팔인)가 얼음벽에서 미끄러졌다. 잡았더니 내 발목을 감고 떨어졌다. 정신 차려보니 오른쪽 발목이 돌아가서 앞꿈치가 뒤에, 뒤꿈치가 앞에 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사고로 엄홍길은 발목이 부러졌지만, 2박 3일 동안 한 발로 기어서 산에서 내려왔다고. 그는 “발가락만 움직인다. 오른쪽 발목은 굳어서 안 움직인다”고 털어놨다.
/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
이를 들은 김준호는 “죄송하다”고 반성해 웃음을 안겼다. 이상민도 “조용히 따라가자. 정상까지 아무 말 안 하고 올라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엄홍길은 “멀쩡한 두 다리로 가는 건 행복이자 행운”이라고 다독였다. 그는 재활 10개월 만에 안나푸르나에 다시 올랐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엄홍길은 등반 후유증에 대해 “동상 두 번 걸려서 수술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한 마디 없다. 두 번째 발가락도 일부가 없다”고 고백했다. 동상의 고통에 대해선 “말도 못 한다. 생살이 썩어들어간다고 생각해 봐라. 뼈가 썩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홍길은 그래도 산을 오르고 싶냐는 말에 “고통스럽고 후회스럽다가도 시간 지나면 ‘다시 올라가야지’ 싶다. 목표와 꿈이 있기 때문”이라며 “어떤 경우라도 끝까지 참고 이겨내야 한다. 이겨내는 자만이 성공하고 정상에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남다른 정신력을 드러내 감탄을 자아냈다.
/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
등산하던 이상민은 괄약근 조절이 힘든 듯 계속 방귀를 뀌었다. 김준호는 “방귀를 계속 뀌는 게 대원들에 대한 예의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상민은 “제어가 안 된다. 내 의지와 상관없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산을 오르던 김준호는 또다시 한계에 부딪혔다. 김준호는 “전 이제 안 가겠다. 결단 내렸다. 못 간다. 다리가 삔 것 같은데, 발목 돌아갔다는 얘기를 듣고 말을 못 했다”고 고백했다.
이상민도 “나도 3m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리 다쳤던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30m 절벽에서 떨어졌다고 하니까 말을 못 했다”고 공감했다. 하지만 엄홍길은 “그건 아픈 것도 아니다”며 앞장섰다.
우여곡절 끝에 세 사람은 천왕봉 정복에 성공했다. 엄홍길은 “오늘도 산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비석에 입맞춤했다. 이상민과 김준호도 해발 1915m의 천왕봉에 오른 감격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으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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