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잊고 무식하게 버텼다”…데뷔 16년 만에 ‘신인상’ 받고 오열한 배우 반전 정체
‘지금 우리 학교는’의 박미진 역, ‘옷소매 붉은 끝동’의 손영희 역 등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 이은샘이 2022 SBS 연기대상에서 여자 신인상을 수상하며 무대 위에서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는 ‘2022 SBS 연기대상’이 열렸습니다. 이날 신인 연기상 여자 부문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공성하, ‘치얼업’ 이은샘, 장규리가 받았습니다.
이은샘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그녀는 “제가 데뷔한 지 16년이 됐습니다. 신인상을 받을 줄은 몰라서 기대를 안 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저희 할머니랑 어머니가 (시상식에) 왔습니다. 저는 제가 상을 못 받을 거라 생각하고, 저 보러 온 게 너무 미안해서 ‘나 상 못 받을 텐데 열심히 응원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상 받아서 너무 행복합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여 사람들을 울컥하게 했습니다.
또 “이 자리에 올라오면 꿈을 쫓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위로 같은 말을 해주고 싶어서 16년 동안 생각만 했던 말이 있습니다. 제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게 해준 말입니다”며, “무식하고 안 멋진 단어인데 ‘그냥 해’라는 말입니다. 제가 이 길을 가는 게 맞나, 포기하는 게 맞나라는 고민이 들 때 ‘왜’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하자고 버텼습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꿈을 좇는 분이 계신다면 제가 수상소감을 하는 이 순간, 1분 1초도 과거이니 과거는 연연하지 말고 잊고, 미래를 무서워하지 말고 하고 싶으면 그냥 하셨으면 합니다”고 수상소감을 마무리했습니다.
’16년’ 동안 묵묵히 쌓아온 연기력
한편 배우 이은샘은 2007년 KBS TV 소설 ‘그대의 풍경’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습니다. 아역 배우로 시작해서 영화,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쌓았고 EBS 채널에서도 재능을 보여준 배우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배우 하승리와 함께 좋은 호흡으로 연기하며 드라마의 재미를 더욱 높이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금 우리 학교는’이 대히트를 치면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1999년 10월 10일생으로 올해 나이 만 23세인 이은샘은 연예계에서 1999년생 동갑내기로는 배우 양현모, 진지희, 채상우, 김소현, 김소혜, 정유안, 김유정, 조이현 등과 가수 최예나, 박우진, 최유정, 미나, 김도연, 연정, 아린, 쯔위, 이나은, 채영, 예리, 영비 등이 있습니다.
백화점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녀는 백화점을 돌아다니다 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준다고 하여 찍었는데 프로필이 되었고, 해당 사진이 뿌려진 뒤 ‘그대의 풍경’ 오디션 제의를 받고 합격해 본격적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아역배우 시절을 거쳐 현재까지 무려 16년째 배우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데, 꿈이 배우지만 블랙독 작품을 통해 ‘이제’ 배우가 된 것 같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목표를 계속 세우고 있는 과정인데 목표는 끝이 없기에, 주위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 보면서 묵묵히 걸어나가고 싶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은샘은 영화 악인전에서 마동석(극중 장동수)에게 우산을 건네받는 단역 여고생으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청순하고 예의바르면서 꽤나 명랑한 역할로 나왔습니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을 먼저 접했다면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는게 느껴질 정도로 짧은 출연 분량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을만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후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소심하고 순한 궁녀 영희 역으로 눈도장을 찍고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180도 다른 모습으로 연기 변신을 꾀했습니다.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으며 불량한 얼굴로 전작과 다른 매력을 뽐낸 그는 자신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배우라는 평을 얻었습니다.
정반대 캐릭터 동시에 연기한 비결
촬영은 ‘지금 우리 학교는’이 앞섰으나 방송은 ‘옷소매 붉은 끝동’이 먼저였는데, 대중은 이은샘의 여린 연기를 먼저 보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나중에 보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이은샘은 한 인터뷰 ‘지금 우리 학교는’이 ‘옷소매 붉은 끝동’ 다음에 나온 게 오히려 잘 된 거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원래는 ‘지우학’이 ‘옷소매’보다 더 빨리 공개되는 거였어요. 강렬한 캐릭터에서 여린 캐릭터로 바뀌면 사람들이 혼동스러울까 봐 걱정했죠. 그런데 시기가 바뀌면서 여리다가 강해지더라고요. 오히려 이게 잘 된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캐릭터가 갑자기 확 변해서 낯설어 하면 어쩌나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반응이 좋아서 감사하죠. 저 스스로 연기력이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시기가 좋아서 칭찬을 받을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은샘은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변화를 주기 위해 애썼습니다. 영희는 차분하게 보이도록 했고, 미진은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은샘이 지닌 고유의 매력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녀는 전혀 다른 두 캐릭터에 어떻게 몰입했느냐는 질문에 “이은샘에게서 발랄함을 빼면 영희가 돼요. 톤을 최대한 낮춰서 차분하게 말하려고 했어요. 미진의 경우는 조금 더 템포를 빠르게 하면서 대사를 했고요. 또 미진은 제게 없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어서 눈빛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날카롭게 눈을 뜨는 연습을 했는데, 화면을 보고 저도 놀랐어요. ‘내 눈빛이 이렇게 차가울 수 있구나’ 싶었죠. 주위에서 ‘저한테 정색하면 진짜 무섭다’고 했는데, 이제 이해가 가요”라고 답변했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이은샘이 연기한 박미진은 늘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욕쟁이 캐릭터였습니다. 좀비 사태 이후 극한의 상황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욕을 더욱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박미진의 욕을 두고 해외 팬들이 “한국의 욕에 대해 잘 알게 됐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은샘은 박미진을 연기하면서 의도치 않게 욕이 늘어 고민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촬영 이후에 다시 빠져나오긴 했는데, 박미진을 연기하기 전보다 확실히 입이 거칠어진 것 같기는 해요. 제가 원래 엄청 소심한 성격이라 제 의견을 잘 얘기하지 못했는데, 박미진을 만나면서 마음이 열린 것 같아요. 이후로 제 의견도 잘 이야기하게 됐으니까요. 삶에 대한 당당한 태도가 생긴 것에 대해서는 박미진에게 고마워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외국에서 제 별명이 욕이더라고요. 그만큼 제가 찰지게 연기했다는 뜻이겠죠? 사실 박미진의 분량이 작품에서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욕 때문에 해외에 뉴스까지 났다고 해요. 그 부분에서는 매우 뿌듯하죠. 뭔가 한국 욕을 최초로 알린 느낌이라 기분이 좋아요”라며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습니다.
‘미스 시X걸’ 별명 얻은 진짜 이유
이은샘은 이렇듯 입에 착 달라붙는 욕에 대한 비결로 경상도 분이신 할머니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2022년 3월 23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출연한 이은샘은 자신이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 ‘미스 시X걸’이라 불린다”며 “저 때문에 해외 팬들이 욕을 배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그녀는 “욕을 거의 안 하는 편”이라며 “할머니에게 욕을 배웠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은샘은 “할머니가 경상도 분이라 무서운 욕을 많이 하신다”며 “제 연기를 본 할머니가 ‘욕을 찰지게 못 했다. 욕을 더 많이 했어야지’라고 질책하셨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런 할머니가 방에 들어가서는 친구에게 손주 자랑을 늘어놨다고 하여 큰 웃음을 안겼습니다.
또한 이은샘은 “‘지우학’에서 온조 역을 맡은 조이현 배우가 오디션 정보를 알려줬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습니다. 그녀는 “오디션에서 감독님이 상대 역할을 해주셨다”며 “너무 잘하셔서 ‘왜 이렇게 연기를 잘하시냐’고 물었다. 그걸 좋게 봐주신 거 같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에 김구라와 유세윤은 “그 멘트가 결정적이었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는지 알겠다”며 거들어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이은샘은 “9화까지 조이현 배우와 함께하는 씬이 없었다”며 “2주 동안 같이 촬영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원래 비흡연자라 금연초 한 갑을 피우며 연습했다”고 밝혀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연기만 보고 진짜 흡연자인줄”, “털털해서 보기 좋다”, “미스 시X걸이라는 별명이 너무 웃기다”, “이은샘 배우 잘 몰랐는데 호감이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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