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어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블랙핑크가 다음주 주말 홍콩 콘서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 팬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는 충격적인 사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블랙핑크는 2022년 10월부터 나선 월드 투어 일환으로 오는 1월 13~15일 홍콩에서 3차례 공연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공연의 표는 지난해 11월 판매 개시 2시간 만에 매진됐습니다. 이후 온라인에서 엄청난 수준의 가격에 암표가 거래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1월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홍콩 블랙핑크 콘서트 암표 가격이 최대 8배 이상 치솟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 ‘셴위’에서 ‘홍콩 블랙핑크 콘서트’를 검색하면 수십 개의 결과가 뜹니다. 티켓은 최소 두 배 가격부터 판매되고 있으며 가장 비싼 암표는 400만원대에 이릅니다.
한 팬은 13번째 줄 좌석 티켓을 2만2000위안(약 407만원)에 판매했습니다. 이는 공연 전 리허설을 볼 수 있는 혜택이 포함된 VIP 티켓으로 원가는 2600위안(약 48만원)입니다.
또 다른 팬은 704위안(약 13만원)짜리 일반 좌석 티켓을 3배에 가까운 가격인 2000위안(약 37만원)에 올려놓고 있었습니다. 이 팬은 “지금 사지 않으면 가격은 더 치솟을 것”이라며 “내게 남은 티켓은 딱 2장”이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티켓값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는?
티켓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경엔 코로나19 규제 완화가 있습니다. 중국은 1월 8일부터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전면 완화하고, 여태 규제한 자국민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중국과 홍콩 간 인적 왕래도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팬데믹 기간 동안 큰 행사에 굶주려 있던 중국 팬들이 몰려 홍콩 콘서트 티켓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지난 3년간 해외로 나가지 못했던 중국 K팝들의 ‘보복 여행’과 ‘보복 소비’가 암표 가격을 크게 올렸다는 것입니다.
쓰촨성에 사는 블랙핑크 팬 A씨는 1월 15일 진행되는 콘서트 티켓을 원가의 4배 넘는 가격인 3500위안(약 65만원)에 샀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쓰촨성에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와 호텔까지 이미 예약해둔 상태입니다.
A씨는 “4년 동안 블랙핑크를 좋아했기 때문에 이번에 꼭 보고 싶다”며 “입국 규제가 이렇게 빨리 풀릴 거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해서 암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충칭시에 사는 또 다른 팬 B씨도 “블랙핑크의 라이브를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원가의 2배까지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며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충칭에서 직접 만나 판매하는 사람을 찾을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의 SNS 웨이보에는 홍콩과의 전면 왕래 재래 소문이 돌며 지난 12월 말부터 홍콩으로 함께 공연을 보러갈 동행을 구한다는 글도 대거 올라오고 있습니다.
입경 인원에 제한을 둬 홍콩에 아예 입경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팬들도 있습니다. 1월 5일 홍콩 정부는 1월 8일부터 7개 검문소를 통해 중국과 양방향 하루 각 6만 명씩 왕래가 허용된다고 발표하면서 입경 예약 온라인 시스템을 열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선 3월 4일까지 열린 해당 예약 시스템을 통해 중국으로 입경을 원하는 사람은 이용할 검문소와 날짜, 시간을 선택해 예약을 해야 합니다.
예약 시스템이 열리자마자 오는 1월 21일 시작되는 춘제 직전인 1월 19∼20일에 대한 예약은 바로 마감됐습니다. 그외 날짜들은 아직 여유가 있다고 홍콩 당국은 밝혔습니다.
한편, 내년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글로벌 팬덤 확대, 리오프닝에 따른 콘서트 재개, 중국의 한류 제한령, 이른바 ‘한한령’ 해제 기대감 등 호재를 맞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이브 에스엠 JYP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4대 대형 엔터주의 내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중국은 한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하며 2016년부터 한국 연예인의 활동을 제한해 왔습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 광고, 게임 등의 수입까지 막으며 ‘한한령’을 무려 6년간 지속했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중국 내 한국 영화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한한령’ 해빙 무드에 힘이 실렸습니다.
이에 CJ ENM, 콘텐트리중앙 등 K-콘텐츠 주는 일제히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영향력을 키워온 K팝 업계 역시 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엉망진창 콘서트, 개선되었나?
블랙핑크는 지난 10월 16일 서울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BORN PINK’를 시작으로 월드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앞서 반복되는 안무 실수 등으로 비난을 받은 바 있습니다.
블랙핑크는 멤버들이 안무를 틀리고, 춤을 추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모습 등이 온라인상에서 퍼져나가며 자질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또 멤버 지수는 목에 혹이 난 모습이 포착돼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블랙핑크는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투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러스 휴스턴 애틀랜타 해밀턴 시카고 뉴어크에 이어 LA로 날아간 이들은 4만 7000여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야외 공연장인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화려한 무대 연출과 풍성한 밴드 사운드, 블랙핑크의 완벽한 라이브와 퍼포먼스는 팬들을 열광케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블링크(블랙핑크 팬클럽)는 응원봉 파도타기로 핑크빛 장관을 연출했고, 공연 마지막에는 환상적인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감동을 더했습니다.
특별한 인물들도 대거 함께했습니다. 19일 지수의 ‘라이어’ 솔로 커버 도중 원곡자 ‘카밀라 카베요’가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합동 무대를 펼쳤습니다. 이 외에도 셀레나 고메즈, 어셔, 올리비아 로드리고, 그레이시 에이브람스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비롯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대표 레이블 인터스코프 관계자 등이 참석해 블랙핑크의 남다른 글로벌 위상을 실감케 했습니다.
블랙핑크가 제아무리 월드스타 됐다고 비판 받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일부 실수가 있었다면 당당히 비판 받고 반성해서 보완하면 됩니다. 다만, 실수에 비해 과도한 질책은 비판 아닌 비난입니다. 이제 부정할 수 없는 K팝 대표 걸그룹이 된 블랙핑큽니다. 악의적 비난에 우리도 덩달아 고취되면,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인 격입니다.
한편, 여태 성공적으로 월드투어를 진행해온 블랙핑크의 홍콩 콘서트 소식에 누리꾼들은 “티켓 한 장에 400만원은 너무 심한데”, “중국 팬들 블랙핑크에 진심이구나”, “사람 진짜 몰리겠다”, “처음엔 안 좋은 소리 좀 나오더니 지금은 싹 들어간거 보면 억까가 맞았나봄”, “나도 블랙핑크 콘서트 가고 싶은데 400만원은 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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