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풍자가 커밍아웃 비하인드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천하제일 세치혀를 노리는 맛있는 이야기꾼들은 좀비 대 파격 로맨스, 동화 대 트로트 등 ‘세치혀’에서만 가능한 ‘썰의 전쟁’이 펼쳐진 18일 방송에서 풍자가 강력한 우승 후보인 ‘미스터리 세치혀’ 김원을 이겼다. 최고의 1분은 풍자가 자신을 응원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아버지에게 얘기하고 싶다고 한 장면으로, 시청률 4.3%를 기록했다.
8강 3라운드에 등장한 크리에이터 ‘미스터리 세치혀’ 김원은 밋밋한 고전 문학에 숨을 불어넣어 MZ세대 취향을 저격한 국어 강사 ‘MZ문학 세치혀’ 김젬마와 붙었다. 김원에 대해 배성재는 “유튜브계 김상중”이라고 평했고, 유병재는 김젬마에 “인강계 가장 핫한 국어강사”라고 설명했다.
먼저 김원은 “2022년 좀비 바이러스가 등장했다면 믿으시겠습니까”라는 말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약 때문에 좀비의 도시가 된 미국 도시의 현재를 소개하고 “대한민국도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몰입한 그 때 ‘절단신공’을 발휘, 모두를 안달 나게 만들었다.
이어 등장한 김젬마는 조선시대 최초 퀴어 소설 ‘방한림전’을 소개했다. 차진 입담과 연기력을 동원해 ‘방한림전’의 주인공인 남장 여자 관주의 모습을 눈에 그려지듯 이야기했다. 특히 관주와 그의 신부의 혼인 첫날밤 이야기에 한껏 몰입하도록 한 뒤 절단신공을 사용했고, 배성재는 “첫날 밤에서 끊는 게 어디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려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의 승부에서는 59대 41로 김원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8강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3000여명 ‘이야기 할머니’ 대표로 출격한 ‘동화나라 세치혀’ 박용화, 히트 작곡가 ‘트롯왕자 세치혀’ 이호섭이 대결을 펼쳤다. 박용화는 기분이 좋아지는 목소리로 남생이 덕분에 부자가 된 착한 동생과 욕심부리다 남생이를 죽인 형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장도연은 “이 나이에 동화에 빠져들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이호섭은 “5분 안에 임영웅이 될 수 있는 비법을 들려주겠다”며 꺾기, 발성에 대한 꿀팁을 전수했다. 이 대결은 36표 차이로 ‘동화나라 세치혀’ 박용화가 이겼다. 이렇게 풍자, 김원, 윤설미까지 4강 진출자가 확정됐다.
4강 첫 대결의 주인공은 풍자와 김원. 먼저 김원은 장기매매 썰을 풀었다. 최근 SNS에서도 암암리에 장기 밀매가 거래된다면서 브로커들이 ‘이것’을 이용해 청년들을 현혹해 장기를 적출한다고 말한 뒤 절단신공을 쓴다.
이어 링 위에 선 풍자. 그는 “나는 커밍아웃을 세 번 했다”면서 “중학교 때 ‘여자로 살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말했는데 내가 반항하는 줄 알고 웃으시더라”라고 첫 커밍아웃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고등학교 때 커밍아웃을 했는데 그때는 장난이 아니라 ‘네가 문제가 있지 않고서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너 꼭 고쳐줄게, 사람처럼 살게 해줄게, 버텨 보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스무살 때 다시 한 번 커밍아웃을 했다고 밝힌 풍자는 “아버지가 주방에서 식칼을 들고 와서 ‘네가 여자로 사는 걸 용납하지 못하겠다, 그러려면 나를 죽여라’라고 하셨다”고 고백했다. 풍자는 “여러 시간 대립했지만 고집을 꺾지 못했고, 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러 가셨을 때 가출했다”면서 “그 뒤로 가족과 10년 동안 단 한 번도 보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울먹였다.
풍자는 가족 사이에 생긴 어색함이 자기 탓인 것만 같은 마음이 들던 때 아버지의 말이 가슴에 꽂혔다고 고백한다. 이어 절단신공을 발휘한 풍자에 전현무는 “쉽지 않았을 텐데 자기 얘기를 들려줘서 고맙다”고, 장도연은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풍자는 이날 승리를 거머쥐어 결승에 진출했다. 이어진 이야기에서 풍자는 “아버지가 ‘우리 딸 엄마랑 똑같이 생겼네’라고 하는데 모든 게 멈춰진 것 같았다”며 “아버지에게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 3회는 25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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