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 올해로 19번째 SBS 연예대상을 손에 쥔 가운데, 수상소감에서 지석진에게 공식 사과를 전해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에 시상식 당일 지석진이 겪은 충격적인 수모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12월 17일 오후 ‘2022 SBS 연예대상’이 탁재훈, 장도연, 이현이의 진행 속에 생방송으로 열렸습니다. 대상 후보에는 신동엽,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탁재훈, 이상민 6인이 올라 박빙 대결을 펼쳤습니다.
이날 대상 트로피는 ‘런닝맨’ 유재석에게 돌아갔습니다. 유재석은 대상을 수상하며 통산 19번째 대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름이 호명된 유재석은 기쁨 보다 당황스러움이 역력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SBS 연예대상은 지석진과 탁재훈의 경쟁 구도로 흘러갔습니다. 후보였던 이상민이 명예사원상을 받았고, 유재석과 김종국은 올해의 커플상을, 탁재훈은 프로듀서상을 받으며 사실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에 데뷔 30년차의 방송 베테랑이자 SBS의 간판 예능 ‘런닝맨’의 고정멤버로 오랫동안 활약해온 지석진이 유력한 대상 후보로 지목되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상은 유재석에게 돌아갔고, 상을 받은 유재석 역시 “상을 받으면 느낌이 올 때가 있는데 오늘은 전혀”라며 수상을 쉽게 믿지 못했습니다.
유재석은 “이렇게 되니 석진이 형과 재훈이 형, 다른 분들께 너무 죄송해서 뭐라고 얘기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제가 받고 자꾸 뭐라고 하는 게 죄송하다. 모든 가질 수 있는 영광을 석진이 형에게 드리고 싶다”라며 미안해했습니다.
이어 “미안해서 어떡해. 형 미안해요”라며 지석진을 바라봤습니다. 지석진은 손사래를 치며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지석진은 “굉장히 이기적으로 보여요. 너무 너무 잘나 보이니까 그냥 즐기세요”라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유재석이 대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한 입담이었습니다.
지석진이 받기를 기도했다는 유재석은 “형이 진심으로 축하해줄 거라는 걸 누구보다 안다. 이름이 호명됐을 때 죄송하다고 했더니 형이 제 귀에 대고 욕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런닝맨’이 장수 버라이어티이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있는 한 해 한 해입니다. 많은 분께 사랑받은 만큼 그 이상의 웃음 드리도록 멤버들과, 제작진과 노력하겠다’며 ‘유느님’다운 소감으로 끝맺었습니다.
당연히 대상 수상자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유재석의 대상 수상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런닝맨’이 핵심멤버 이광수의 이탈, 장기 방영으로 인한 매너리즘 등 여러 번의 고비속에서도 건재할 수 있었던데는 굳건히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준 ‘1인자’ 유재석의 비중이 컸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유재석의 대상 수상까지 가는 과정이 시창자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대놓고 지석진 모욕한 SBS
2022 SBS 연예대상은 시상식 전반에 걸쳐 대상후보 탁재훈과 지석진 중 한 사람에게 대상 트로피가 가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탁재훈은 실제로 ‘미운 우리 새끼’와 ‘신발벗고 돌싱포맨’에서 맹활약하며 강력한 대상 후보로 꼽혔습니다. MC 탁재훈이 지나치게 긴장하는 모습에 함께 진행하는 장도연, 이현이가 수시로 “왜 이렇게 초조해하냐”, “침착해라” 달래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그러나 ‘SBS 연예대상’은 탁재훈에게 프로듀서상을 줬고 탁재훈은 프로듀서상을 받고 “고통을 빨리 끝내줘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또다른 대상후보 지석진은 “기대 안 하고 왔는데 하나하나 날라가는거 보니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재치있는 말로 시상식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시상식 후반부 다른 대상 후보들은 탁재훈, 지석진 중 한명에게서 대상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이는 연예대상인 만큼 웃음의 소재로 적절히 사용될 수 있는 요소고 지석진 역시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이에 동참했습니다.
그러나 지석진이 무관에 그치고 웃음 요소로 이용만 당한 가운데 연출 자체도 ‘지석진 놀리기’에 한몫해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입니다.
탁재훈이 프로듀서상을 수상하고 지석진에게 분위기가 쏠린 가운데 결과를 모르는 시상자 신동엽은 지석진을 한차레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유재석이 대상 수상 소감을 위해 무대로 나오는 과정에서 진행자들은 “‘런닝맨’ 팀도 모두 같이 올라와서 축하해달라. 다같이 올라와달라”라고 부탁했습니다.
‘런닝맨’ 팀은 올라가는 대신 유재석을 축하하며 무대 아래서 박수를 쳐줬습니다. 유재석 소감이 끝난 후 진행자들은 재차 ‘런닝맨’ 팀을 무대 위로 올렸습니다.
‘런닝맨’이 단체로 대상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였으나 그렇다면 지난해 ‘미운 우리 새끼’에 단체 대상을 시상한 것처럼 진행했어야 맞는 그림입니다.
여기에 올해 실질적 무관에 그친 지석진에 탁재훈이 대상 트로피를 한번 들어보라는 제안까지 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시상식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SBS 연예대상 측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한 누리꾼은 “시상 직전까지 지석진 대 탁재훈 구도 만들면서 (지석진을) 대상 유력 후보로 보이게끔 해놓고 진짜 너무하다”며 “작년에 이광수 빠진 ‘런닝맨’의 자리를 메운 지석진을 명예사원상으로 놀리더니 올해는 무관에 그치게 하냐”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누리꾼들도 “유재석도 수상 소감 중에 ‘이건(대상은) 석진이형이겠다’고 말할 정도면 다한 것”, “상 받은 사람까지 불편하게 만드네”, “프로듀서상 지석진, 대상 탁재훈만 줬어도 이런 기분 안 들었을 듯”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지석진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도 팬들의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제 마음속 대상은 지석진님이에요”, “마지막까지 불편한 분위기 안 만들려고 웃으시는 거 존경스러워요”, “누가 봐도 의심 없는 대상”이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2년 전에도 홀대 받았던 지석진
지석진은 2021년 강력한 대상 후보로 꼽혔으나 뜬금없는 ‘명예사원상’을 받아 SBS가 시청자들의 빈축을 산 바 있습니다.
지난해 ‘런닝맨’은 최우수프로그램상을 비롯해 방송작가상 양효임, 남자 최우수상 양세찬, 명예사원상 지석진, 올해의 예능인상 유재석-지석진-김종국까지 트로피를 여러 개 챙겼습니다.
이중 지석진은 대상을 기대했지만 명예사원상을 받았습니다. ‘런닝맨’ 팬들과 시청자들은 엄연히 방송사의 이름을 내건 연말 시상식의 무게에 걸맞지 않는 장난스러운 시상을 두고, SBS가 지석진을 노골적으로 조롱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지석진은 올해 더욱 대상을 기대했습니다. 무엇보다 같이 대상 후보에 올랐던 유재석-김종국이 베스트 커플상을 받고 김준호가 최우수상을, 탁재훈이 프로듀서상을 받자 미소를 숨기지 못했습니다. ‘런닝맨’ 멤버들 함께 받은 올해의 프로그램상 외엔 무관인 터라 더욱 대상을 바랐습니다.
사실 지석진은 지난해부터 대상을 대놓고 원했습니다. ‘런닝맨’을 이끌었던 최보필 PD는 지난 3월 OSEN과 단독 인터뷰에서 “지석진이 대상을 놓쳐 크게 아쉬워했던 것 같은데”라는 말에 “실제로 지석진의 대상 수상을 기대했던 사람도 있고 현실적으로 어려울 거라 본 사람도 있었다. 저 또한 받았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티를 내지 않고 실망하지 않으려 했다. 멤버들은 올해 대상에 대해 농담처럼 얘기하는데 작년처럼 빵빵 터뜨려 주신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던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마저도 대상 수상자의 이름은 지석진이 아니었습니다. 2021년엔 명예사원증이라도 목에 걸었던 지석진이 2022년엔 트로피 없이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유재석으로서는 미안함과 고마움이 섞인 19번째 대상 트로피입니다. 그럼에도 지석진은 유재석의 대상 수상에 누구보다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습니다.
2년 연속 지석진을 놀리는 듯한 ‘SBS 연예대상’ 연출에 시청자들은 “대체 지석진한테 왜 그러는거냐”, “지석진 약올리려고 만든 시상식임?”, “후보들한테 예의가 없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편, 1993년 KBS 특채 10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지석진은 올해 데뷔 30년 차를 맞았습니다. 지석진은 ‘해피선데이’, ‘스타 골든벨’, ‘런닝맨’ 등을 진행하며 맹활약해왔으나 아직 대상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후보가 수상하고, 정작 받아야 할 방송인이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한 ‘구색 맞추기용’ 시상식.
2023년엔 SBS의 간판 예능 ‘런닝맨’의 고정멤버로 오랫동안 활약해온 지석진에게 좋은 소식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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