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방송인 전현무(45)에게 연예대상을 안길까.
어느 해보다 가능성은 높다. 다시 나 혼자 살게 된 전현무는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돌아왔다. 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진행자 포지션에 무게를 두면서 웃음 야망을 드러냈다. 다소 중량감이 느껴졌다면 올해는 초탈한 듯 내려놓은 모습이었다. 역설적으로 올해 가장 웃겼다는 반응이 시청자뿐 아니라 패널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전현무는 올해 시작부터 강렬했다. 제주도 한라산 등반으로 ‘나 혼자 산다’의 문을 열었다. 새벽부터 서둘러 한라산에 오르기 시작해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정상에 도착했다. 하산하자 어두운 밤이 된 상황이 큰 웃음을 줬다. 전현무는 “그동안 MC로서 주로 공감하는 역할을 했다”며 “올해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현무는 그림도 그리고 요리도 했다. 요리라고는 전혀 몰랐던 그는 그릇과 도구를 최고급으로 장만하며 ‘물욕’을 드러내 공감을 자아냈다. 전문가에게 배운 솜씨로 멤버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줬다. 또 기안84(김희민)를 따라 그림도 그리면서 ‘무스키아'(전현무+바스키아)라는 별명도 얻었다. 때로는 어설프고 또 망가지면서 스스로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전현무는 지난 9일 방송에서 2015년 MBC ‘무한도전’ 새 멤버 영입 프로젝트 ‘식스맨’에 도전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솔직히 그때 내가 싫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악착같이 한 컷이라도 더 받으려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패기와 열정, 목표로 가득한 자신을 솔직히 돌아보면서도 그때의 나를 인정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전현무의 고백에 코드 쿤스트는 “형이 제일 웃기다”며 “유쾌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기안84도 “지금이 편해 보인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전현무는 “덜 웃기더라도 나를 그냥 보여주게 된다”며 변화를 느낀다고 말했다.
전현무의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 많이 먹는 모습이나 덥수룩한 산적 외형도 ‘웃음 버튼’이지만 무엇보다 입담이 좋다. 군더더기 없이 흥미로운 이야기만 골라 한다. 일부 예능인의 경우 방송 특성상 타인의 흠결을 지적하거나 자학하면서 웃음을 주지만, 전현무는 선을 지킨다. 치장하고 비난하면서도 교양을 잃지 않는다. 진행자로서 지켜야 할 일정 부분의 품위를 유지한다는 점이 안정적으로 다가온다. 최근에는 코미디언 출신 못지않게 웃기기까지 하다.
초심과 도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며 위기의 ‘나 혼자 산다’를 구해낸 전현무가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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