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 방송 화면 |
트랜스젠더 유튜버 풍자가 자신을 사칭한 범인을 잡았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MBC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이하 ‘세치혀’)에서 풍자는 “나는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라고 소개했다.
그는 “살아오며 산전수전 공중전, 풍파가 어마어마했다. 말도 못했다. 이 자리에 서있는 건 이 혀 하나 때문이다. 세치혀 때문에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유튜브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처음에는 감사했다. 실감도 안 나고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빌런’들이 꼬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풍자는 “어느날 개인 휴대폰으로 연락이 왔다. 문자로 욕이 왔다. 처음에는 ‘야, 이 바보야. 마음에 안 들어’ 이 정도였다. 귀여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인신공격을 시작하면서 가족들 욕을 시작하더라. 내 기억에 남는 건 ‘야, XXX아. 야, 미친 X아 나가 죽어’다. 부모님 욕도 있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수소문해서 범인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범인을) 잡아서 얘기를 나눴다. 왜 내게 욕을 하고 그렇게 앙심을 품었는지 궁금해서 물었더니 ‘넌 트렌스젠더잖아. 나랑 급이 달라. 넌 나보다 급이 낮아. 트랜드젠더인 네가 왜 나보다 잘 살고 웃으면서 살아? 왜 사랑을 받아? 그래서 분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진=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 방송 화면 |
이어 풍자는 “지금까지도 센 얘기 아니냐. 그런데 더한 ‘태클러’가 등장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어느날 내 DM(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이 폭발했다. ‘언니 너무 실망이다’, ‘언니 초심 잃으셨네요’, ‘언니 이제 그만 방송하세요’라고 하더라. 그러던 중에 내게 음성 메시지가 왔다. 겁이 나서 이틀을 못 누르다 메시지를 눌렀는데 내 목소리가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언행을 하고 있더라. 팬들에게 비하 발언을 하고 쌍욕을 하더라. 인성 논란이 나올 만큼의 음성 메시지였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이어 풍자는 “‘내가 도대체 언제 이런 말을 했지. 내가 도대체 언제 이런 상스러운 말을 하고 다녔지?’라며 1시간 동안 식은 땀을 흘렸다. 사실 그 음성메시지는 내가 아니었다. 합성인가 싶었는데, 내가 활동하지 않는 플랫폼에서 성대모사를 하는 분이었다. 내가 쓰는 습관을 똑같이 따라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분이 방송에서 후원금을 받기 시작했더라. 그러다보니 내 이름에도 먹칠이었다.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조사에 들어갔다. 보름만에 사칭범을 잡았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풍자는 “사칭범을 잡아서 만났는데 내가 말 한마디를 못했다. 예상 밖의 인물이 나왔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사람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어떤 분이 제 어깨를 쳐서 봤는데 요만한 남자 아이가 나왔다. 그 사칭범이 어린 친구였다. 이제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13살, 만 11살 친구가 내 앞에 나타나는 순간 어떻게 말해야 할 지,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할 지. 이 친구를 어쩌면 좋을지 속이 뒤집어졌다”고 밝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어 “가정이 불우하고 힘든 상태였다. 사연도 많더라. 사랑 받기엔 힘들어보였다. 아이가 ‘사랑 받고 싶었다’고 하더라. 학교에서 내가 인기가 있었나보다. 그래서 이 친구가 날 따라하기 시작하더라. 엄청난 내 팬이었다. 내 방송을 다 보고 따라하니까 친구들이 관심과 사랑을 준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친구가 ‘죄송해요, 벌 받을게요’라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더라. 그래서 ‘그건 나쁜 짓이다’라고 하고 반성문 두 장을 받았다. 그 친구랑 ’10년이 지나 방송할 마음이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달라’고 약속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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