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9%를 돌파하며 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KBS 2TV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주말극 1위 왕좌는 물론, 최근 전체 방영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20% 고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런 흥행 가도에 힘입어 주연 배우 안재욱은 깜짝 시청률 공약을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안재욱은 지난 4일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열린 KBS 공사 창립 5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안재욱은 기념식에서 “스태프와 배우들의 열정으로 미뤄 짐작한다면 시청률 30%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면서 “30%를 넘기면 제작 현장에서 춤을 추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이어 “KBS 드라마를 아끼는 열정과 노고를 저희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통해서 시청자분들께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응원하고 지켜봐 달라”는 말을 전했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1회 시청률 15.5%로 출발한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 드라마가 단기간에 ‘주말 안방극장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비결은 무엇일까.
결혼 열흘 만에 남편을 잃은 마광숙(엄지원)이 남편의 네 동생들과 함께 술도가를 재건하는 이야기는 ‘가족’이라는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혈연으로 맺어진 전통적 가족의 모습이 아닌, 뒤늦게 맺어진 인연들이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각기 다른 개성의 시동생들과 당돌하면서도 따뜻한 새 형수의 ‘가족 케미’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 ‘독수리술도가’는 전통 막걸리를 빚는 곳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통주 열풍과 맞물려 참신한 소재로 작용했다.

드라마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술도가 형제들의 끈끈한 케미스트리다. 맏형 오장수(이필모)가 세상을 떠난 후 가족의 기둥이 된 둘째 오천수(최대철)는 술도가 운영 방안을 두고 동생 오흥수(김동완)와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대인배의 면모로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유분방한 겉모습 속에 가족에 대한 애착이 큰 셋째 흥수는 예측 불가한 성격으로 ‘웃음 제조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형수 마광숙에게 거리낌 없이 “누나”라고 부르는 흥수의 친화력은 극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데 한몫했다.
넷째 오범수(윤박)는 냉철한 카리스마의 대학교수이자 딸바보 아빠라는 반전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조용하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지만, 큰 형 장수를 그리워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막내 오강수(이석기)는 막내답지 않은 듬직한 매력으로 형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장수의 죽음 이후 형들이 정신없을 때 자신의 아픔을 숨겼다는 고백은 강수의 형제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의병 전역 후 광숙의 부름으로 술도가에 합류할 예정인 강수가 앞으로 펼칠 스토리도 관심을 모은다.
드라마의 중심에는 ‘막걸리’라는 소재가 있다. 인물들이 ‘독수리술도가’를 지키기 위해 모이는 과정이 가족 재탄생의 여정과 맞물린다. 전통주는 단순한 소재를 넘어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천천히 발효되고 익어야 완성되는 막걸리처럼, 가족과 사람 사이의 신뢰도 시간을 두고 쌓여간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맏형의 오랜 고집과 광숙의 신제품 아이디어가 융합되어 새로운 술이 만들어지듯, 인간관계도 서로 다른 생각이 어우러질 때 성숙해진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 젊은 층에서 레트로 열풍과 함께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 점도 흥미롭다. ‘막걸리 한 사발’을 둘러싸고 가족들이 모여 나누는 일상 담소는 세대 간 소통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또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술을 빚고 마시며 우정을 나누는 모습은 막걸리가 ‘화해의 장치’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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