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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앨범 ‘플라워링’으로 ‘20대 성장史’ 시작한 싱어송라이터 규빈 [D: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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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데뷔해 1년여를 시간 동안 싱어송라이터 규빈의 성장세가 무섭다. 일본 대만 등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국내외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팝(K-POP)의 아시아권에서 강세이기에 한국 가수의 아시아 국가 진출을 쉽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지만, 대형 기획사도 아니고 아이돌 그룹도 아닌 솔로 여가수로서 단기간에 이러한 성과를 보여준 건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러한 경험은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앞으로 더 향하게 할 힘을 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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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음악적인 경험을 많이 했죠. 무대에 서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았고, 음악을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아티스트적으로 성장했죠. 그러나 무엇보다 인간관과 음악을 생각하는 태도가 좀 바뀐 것 같아요. 과거에는 그냥 내가 좋아서 음악을 시작했기 때문에 ‘막연한 목표’만 있었어요. 좋은 노래를 쓰고 좋은 음악을 해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여자 솔로 가수가 되고 싶다는 그런 목표요. 그런데 이제는 이런 숲(막연함)보다는 좀 더 나무를 볼 수 있는 시각이 길러진 것 같아요. 그게 이번 앨범을 통해서 성장한 결과죠.”

여기에는 확실히 홍콩이나 대만, 일본 등의 해외 무대에 선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정확히는 규빈과 관객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진짜 도움과 영향을 줬어요. 일단 광둥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된 노래를 연습해 들려줬는데, 그게 각 나라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준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각 나라 사람마다 반응이 다른데, 그것을 제가 실제로 느끼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이 나라에서는 이렇게 해야겠다는 것이 감이 좀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열심히 활동할 계획입니다.”

이런 규빈이 지난달 26일 발매한 첫 미니앨범 ‘플라워링’(Flowering)이 순항 중이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데뷔 후 1년 동안은 자라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꽃피우는 단계에 왔다는 의미를 담았다. 10대를 벗어나 성숙한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있는 자신의 색깔을 펼친 것이다. 이전까지 곡들이 10대의 청량함으로 뭔가 학교 무대에 소극장 무대 위 모습이 상상됐다면, 이번 미니앨범 타이틀곡 ‘라이크 유 백’(Like U 100)은 록페스티벌 같은 대형 무대에서 관객들을 뛰게 만드는 모습을 상상케 했다.

“‘라이크 유 백’은 의도하지 않게 이전 곡인 ‘리얼 라이크 유’(Really Like You)와 약간 연결성도 있고, 그런데 그것보다는 좀 더 발전된 장르이기도 하죠. 일렉기타를 치는 모습을 무대에서 선보이는데, 듣는 것과 보는 것을 같이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노래인 거 같더라고요. 그게 저하고도 잘 맞고요. 보여줄 수 있는 게 다양한 노래 같아서 타이틀곡으로 고를 때 확신이 좀 있었죠.”

어쩌면 1년간 국내외 무대에 서면서 관객과 함께할 수 있는 곡에 대한 열망도 한 몫 했을 듯 싶었다.

“사실 ‘리얼 라이크 유’같은 경우에는 신나는 노래이긴 한데, 막 방방 뛰면서 할 수 있는 노래가 아니어서, 그것보다는 약간 더 템포감 있고 따라 부르기 쉬운 곡을 생각했어요. 그래서 ‘라이크 유 백’ 가사도 일부러 좀 쉽게 쓰려고 했거든요. 뭔가 페스티벌에서 부를 수 있는 방향으로 목표를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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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빈의 성장은 미니앨범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는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데뷔하는 가수들이 곡 작업에 욕심을 내고 실제 몇몇은 데뷔 전부터 작사 작곡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첫 앨범에 전곡 참여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데모곡을 받았는데, 정말 몇백 곡 중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는 거예요. 그러던 중 송세션 기회가 생겨서 ‘내가 싱어송라이터로 이번에 뭔가 보여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3주에 걸쳐 참여했죠. 처음에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쟁쟁한 작가님들과 함께 곡을 만들면서 그 작업에 너무 빠져든 거예요. 그 기간에 학교 끝나고 교복 입고 송세션 하는 곳으로 달려가 새벽까지 노래 만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느끼니까 스스로에게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사실 아티스트가 이렇게 ‘만족한다’고 말하는 게 위험한 발언이긴 한데, 지금 앨범에 들어가 있는 곡들의 스토리텔링이 지금 저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또 다양한 장르를 넣은 것 같아서 굉장히 ‘만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미니앨범에 곡 수록도 규빈의 의도에 맞춰 정해졌다. 이번 미니앨범에는 타이틀곡 ‘라이크 유 백’ 이외에도 ‘에버그린’(Evergreen), ‘웁스!’(Ooops!), ‘아무튼 LOVE’, ‘보다’ 등 총 6곡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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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라이크 유 백’을 1번에 넣은 것은 아무래도 사람들 눈길을 처음부터 확 사로잡으려 했던 것이고, 두 번째 트랙 ‘에버그린’은 제 최애곡이지만 어떤 페스티벌 무대 같은 분위기가 나지 않고 약간 애매한 거예요. 사람들에게 모니터를 부탁했는데, 생각보다 표를 얻지 못해서, 아껴두고 나중에 라이브때 많이 부르기 위해서 두 번째에 넣었죠. 그리고 ‘웁스!’는 굉장히 키치한, 그래서 처음에 들으면 ‘규빈이 노래 맞나’ 싶을 정도로 저도 처음에 좀 어색했죠. 이 곡을 내가 시도해도 괜찮으려나 싶었는데, 지금 제 나이에 표현하기에 가장 귀여운 곡 같고, 뭔가 실험적인 노래라는 생각이 들어서 딱 앨범 중간에 들어가기 적당하다고 생각했죠. ‘아무튼 러브’는 이게 타이틀이 될 뻔했던 노래인데, 이상하게 30대 연령층 분들에게 엄청 좋은 반응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들어보니까 약간 그 보아 선배님 시대 향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노래가 처음에 기타 반주로 시작하면서 굉장히 시원하잖아요. 처음에 ‘디즈니스러운 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작업했던 노래인데, 그만큼 제일 맑고 청아하고 투명한 음색을 가장 잘 보여준 노래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듣기에는 좋은데, 따라 부르기에는 어려운 노래가 됐죠. 전 이번에 사람들이 공감하고 같이 떼창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기에 안타깝게도 타이틀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 앨범 끝자락으로 가는 길에 딱 시원하게 한번 터트려 줄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네 번째 트랙에 넣었죠. ‘보다’의 경우에는 제가 처음 시도하는 어쿠스틱 발라드 장르인데 어떻게 보면 OST 같기도 해요. 이 노래는 제가 작곡은 참여하지 않았는데, 딱 데모를 듣자마자 ‘이거 나한테 잘 어울리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일단 그냥 제가 너무 좋아하는 장르에요. 가사도 너무 깊이가 있진 않지만, 앞의 노래들보다는 좀 더 성숙한 느낌을 주죠. 이 곡들이 모두 제게는 다섯 명의 자식 같죠.”

과거에는 당연했지만, 음악이 음원으로 유통되면서 언제부터인가 신인 가수들이 실물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게 됐다. 일단 온라인 음원으로 가수의 성공 가능성 여부 등을 확인한 후 실물 앨범을 발매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수에게도 회사에게도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규빈의 앨범에 대한 반응은 어땠을까.

“전 너무 막 두근두근했죠. 저희 엄마랑 아빠도요. 아빠는 약간 눈가가 촉촉해지셨어요. 앨범 안에 피크가 있거든요. 아빠가 기타 치는 걸 너무 좋아하시는데, 바로 피크를 빼서 엄청 좋아하셨어요. 그리고 굳이 CD 플레이어로 노래를 들으시겠다고, 그것을 샀어요. 이렇게 좋아해 주시는 것을 보니까 제가 너무 기분이 좋고 약간 울컥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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