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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과 ‘아노라’의 닮은꼴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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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라'(왼쪽)와 '기생충'의 한 장면.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CJ ENM
‘아노라'(왼쪽)와 ‘기생충’의 한 장면.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CJ ENM

지난 3일(한국시간) 개최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숀 베이커 감독의 영화 ‘아노라’가 주요 부문을 휩쓴 가운데 ‘아노라’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닮은꼴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두 작품 모두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직후 이듬해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칸과 오스카의 선택이 같았던 적은 전 세계 영화사에서 단 3번에 불과하다. 

지난해 5월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영예를 거머쥔 ‘아노라’가 오스카에서도 작품상 등 5관왕을 차지하며 주인공이 됐다. 황금종려상을 받고 이듬해 곧바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는 ‘아노라’를 비롯해 2020년 ‘기생충’ 그리고 1956년 델버트 만 감독의 ‘마티’ 뿐이다. 1946년 빌리 와일더 감독의 ‘잃어버린 주말’도 유사한 기록을 세웠지만 당시 칸 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은 황금종려상이 아닌 그랑프리였고, 11편이 공동 수상했다.

칸 국제영화제도 ‘아노라’의 성과를 축하했다. 3일 공식 SNS을 통해 “‘아노라’가 ‘마티’ ‘기생충’과 함께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오스카 작품상을 받는 매우 특별한 작품의 반열에 올랐다”고 평하면서 “놀라운 성과를 거둔 ‘아노라’ 팀 모두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오스카에 칸 국제영화제의 영향력이 커진 것은 ‘기생충’으로부터 시작됐다는 평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 ‘기생충’이 일군 성과에 다시 주목하면서 “점점 더 글로벌 해지는 아카데미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며 “최근 몇 년 동안 비영어권 영화들이 오스카에 많이 진출하고 있는데 그중 상당수가 칸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 네온은 어떻게 ‘기생충’과 ‘아노라’를 성공시켰나

‘아노라’는 ‘기생충’과 마찬가지로 미국 배급사 네온(Neon)이 배급한 작품이다. 특히 네온은 ‘기생충’을 비롯해 ‘추락의 해부’ ‘슬픔의 삼각형’ ‘티탄’ 그리고 ‘아노라’까지 5년 연속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배출하며 작품을 보는 남다른 선구안으로 명성을 높였다. 네온은 ‘기생충’과 같은 배급 전략을 ‘아노라’에도 적용했다. 2017년 설립된 네온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독립 영화의 배급사이지만, 혁신적인 작품 선정과 치밀한 배급 전략으로 해외에서 인정받은 작품을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가디언은 “‘아노라’의 성공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영화는 네온에서 배급한 ‘기생충’이다. 두 영화는 유사한 전략을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네온은 2023년 11월, 일찌감치 ‘아노라’의 북미지역 배급 판권을 획득했으나 ‘기생충’과 마찬가지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영화를 공개했다. 이후 비평가들의 찬사를 이끌어낸 후 입소문을 쌓으면서 점진적으로 세계 각국으로 개봉을 확장했다. 2024년 5월 칸에서 선보였던 ‘아노라’는 북미와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에서 같은 해 10월, 한국과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는 11월 공개했다. 

또한 가디언은 두 영화의 공통점으로 “장르를 넘나드는 전개로 관객을 사로잡았고, 과거에 집중한 경쟁작들과 달리 현재의 사회를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성 노동자로 일하는 아노라(마이키 매디슨)의 결혼 소동극을 통해 그가 마주하는 차가운 현실과 애환을 다룬 ‘아노라’와 부유층 가족과 빈곤층 가족의 만남을 그린 ‘기생충’은 배경도 내용도 출연진도 전부 다르지만 격차와 계급 갈등을 넘나들며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은 블랙코미디 영화로 각광받았다.

두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을 놓겨 겨룬 작품들이 과거 역사에 집중한 이야기라는 점도 비슷하다. ‘기생충’의 가장 강력한 경쟁작이었던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병사의 사투를 그렸고, ‘아노라’와 경쟁한 ‘브루탈리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7년을 배경으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계 헝가리인 건축가가 미국으로 건너와 벌어지는 이야기다.

또 다른 공통점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예산으로 제작됐다는 점이다. ‘아노라’는 600만달러(88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최근 할리우드 대작의 제작비 하한선인 1억달러(1461억원)와 비교하면 초저예산의 독립영화다. 지난해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오펜하이머’도 1억달러 규모였다. ‘아노라’와 함께 작품상 후보에 오른 ‘듄: 파트2’는 제작비가 1억9000만달러(2775억원)에 달했다. ‘아노라’는 30분의 1수준이다.

‘기생충’의 제작비는 1100만달러(161억원)로 ‘아노라’ 보다는 높지만 역시 할리우드 제작비와 비교했을 때 낮은 예산이다. ‘기생충’은 전 세계적으로 2억6261만달러(3836억원·박스오피스 모조 기준)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고 ‘아노라’도 현재까지 4126만달러(603억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가디언은 오스카 이후 “‘아노라’가 극장 재개봉 등을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왼쪽) 숀 베이커 감독의 모습. 사진제공=CJ ENM ·사진출처=아노라필름(anorafilm) 공식 SNS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왼쪽) 숀 베이커 감독의 모습. 사진제공=CJ ENM ·사진출처=아노라필름(anorafilm)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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