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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샌들러의 후드 티는 질렌스키·트럼프 회담 풍자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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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린 키에란 컬린, 마이키 매디슨, 에이드리언 브로디, 조이 살다나.(왼쪽부터) 사진출처=아카데미상SNS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린 키에란 컬린, 마이키 매디슨, 에이드리언 브로디, 조이 살다나.(왼쪽부터) 사진출처=아카데미상SNS

턱시도가 아닌 후드 티 차림의 배우 애덤 샌들러가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신스틸러’가 됐다. 샌들러의 편안한 옷 차림은 미국 정부의 최근 친러시아 행보와 맞물려 정치적인 메시지로 해석되며 온라인을 강타했다.

샌들러는 3일(한국시간)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후드 티에 운동복 반바지를 입고 참석했다. 이후 그는 “뭘 입고 있는 거냐”는 진행자 코넌 오브라이언의 지적을 받았다. 샌들러는 “당신(오브라이언)이 내 옷을 지적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내 옷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며 “나는 좋은 사람이고 이 모습이 좋다”고 당당하게 말한 뒤 시상식장에서 퇴장했다.

샌들러와 오브라이언의 이 같은 모습은 그대로 전파를 탔다. 이후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옷차림에 대한 샌들러와 오브라이언의 대화가 최근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정장을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해석이 나오면서 샌들러의 운동복 차림은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의상은 샌들러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한국시간) 할리우드리포트 등 미국 연예 전문 매체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은 연예 정보 프로그램 ‘엔터테인먼트 투나잇’과 인터뷰에서 자신은 애덤과 오랜 친구 사이라며 샌들러의 의상에 대해 ‘쇼의 일부’였던 사실을 밝혔다. 다만, 그 의상의 의미나 의도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진행을 맡은 코넌 오브라이언. 사진출처=아카데미상 SNS
올해 진행을 맡은 코넌 오브라이언. 사진출처=아카데미상 SNS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여느 때와 달리 직접적인 메시지는 자제하는 분위기였으나 트럼프 정부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 시상식 곳곳에서 쏟아졌다. 미국 뉴욕에서 성노동자로 일하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꿨던 러시아계 이민자의 이야기를 그린 ‘아노라’가 2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자, 오브라이언은 “미국인들은 누군가가 마침내 강력한 러시아인에게 맞서는 것을 보고 흥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의 이 발언 역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러시아와 가까워진 양국의 관계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로 읽혔다.

수상작들의 면면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이날 ‘아노라’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마이키 매디슨), 편집상 5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노라’와 함께 작품상 유력 수상 후보였던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브루탈리스트’는 남우주연상(에이드리언 브로디)과 촬영상과 음악상으로 3관왕을, 성전환 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멕시코 마약조직 보스의 이야기를 그린 ‘에밀리아 페레즈’는 여우조연상(조이 살다나)과 주제가상 2관왕을 받았다.

아카데미가 이민자, 성노동자, 성소수자 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에 주요 상을 안긴 것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반이민 정책과 함께 사회적 약자를 우대하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이 빠르게 폐기 중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날 ‘에밀리아 페레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조이 살다나는 자신을 이민자의 자녀라고 소개한 뒤 “저는 아카데미상을 받는 첫 번째 도미니카계 배우지만 제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는 말로 눈길을 끌었다.

맥스무비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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